[메디게이트뉴스 황재희 기자] 우리나라가 OECD국가 중 의사 진료(상담)횟수가 가장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또한 우리나라 국민이 높은 의료이용률은 단순히 병이 많아서가 아닌 1차 보건의료가 취약해 만성관리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기 때문이라는 지적이 나왔다.
통계청이 최근 발표한 '한국의 사회 동향 2017' 중 건강영역의 주요 동향에 대해 발표한 서울대 조병희 교수는 우리나라는 2015년 기준으로 의사 진료횟수가 16회로, OECD국가 평균 6.9회의 두배가 넘는다고 설명했다.
조병희 교수는 "국민의 의료이용 수준을 1인당 연간 의료기관 방문횟수로 살펴보면 1990년 7.9일에 그쳤던 것이 2016년에는 20.2일이 됐다"면서 "국민 1인당 연 2.8일 입원하고, 17.4일의 외래진료를 받는 셈"이라고 말했다.
이와 함께 조 교수는 우리나라 국민의 의료이용 횟수가 매우 높은 것은 단순히 병이 많아서라고 보기 어렵고, 불필요한 입원율은 1차 보건의료가 취약해 만성적 증상에 대한 관리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아 하지 않아도 될 입원이 많기 때문이라고 언급했다.
조병희 교수는 "2013년 기준 인구 10만명 당 천식 및 만성폐쇄성폐질환 입원자 수는 우리나라가 310.6명으로 OECD국가 평균 242.2명보다 훨씬 많고, 같은 시기 당뇨병 입원자 수도 한국은 310.7명으로 OECD 평균 149.8명보다 두 배나 많다"고 설명했다.
더불어 조병희 교수는 의료공급과 의료이용의 증가는 필연적으로 국민의 의료비 지출을 증가시킨다고 지적하며, 1990년 7조 3천억원이던 경상의료비가 2006년 53조 1천억원으로 크게 증가했고, 2016년에는 125조 2천억원으로 나타났다고 말했다.
조 교수는 "서구 국가들에 비해 의료비 지출 규모 면에서는 적은 편이지만 증가 속도에서는 매우 빠른 편으로, GDP대비 경상의료비 비율은 2016년 한국이 7.7%로 OECD국가 평균인 9.0%보다는 낮지만, 빠른 속도로 OECD국가 평균 수준으로 근접해가고 있다"고 말했다.
특히 조병희 교수는 고령화로 인한 노인의료비 증가가 의료비 지출을 늘리는 원인이라고 설명하며, "2016년 말 기준 전체 건강보험 적용 인구 중 65세 이상 노인인구의 비중은 12.7%이지만, 같은 해 건강보험 전체 진료비 중 65세 이상 노인대상 진료비가 차지하는 비중은 39.1%에 달한다"면서 "전년 대비 노인진료비 증가율은 13.5%로 건강보험 총 진료비 증가율 11.4%보다 더 높다"고 말했다.
한편 조병희 교수는 의사 및 간호사 등 보건의료 인력과 관련해서도 언급했다.
우리나라 의사 수는 여전히 OECD평균에 미치지 못하고 있지만, 이는 단순히 의사 숫자가 부족한 것이 아닌 노동 강도가 높다는 것을 의미한다고 설명했다.
조병희 교수는 "우리나라 전체 의료인 수는 2000년 인구 10만명 당 578명에서 2015년 1010명으로 증가했으며, 인구 10만명 당 의사 수는 2000년 154명에서 2015년 227명으로 늘어났다”면서 “같은 기간 간호사 수도 341명에서 664명으로 증가했다"고 말했다.
조 교수는 "의사인력이 증가했지만 아직 선진국 수준에는 이르지 못하고 있다. 실제 환자진료에 임하는 활동의사(practicing physicians)를 기준으로 비교하면, 2015년 현재 한국의 인구 10만명 당 활동의사 수는 224명으로 OECD 국가 평균 337명보다 훨씬 적다"면서 "그러나 인구 대비 의사 수가 적다는 것은 의사들이 많은 환자를 진료해 노동 강도가 높음을 의미한다"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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