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입력시간 24.07.02 14:24최종 업데이트 24.07.02 23: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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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대생·인턴 86.69% "소청과 지원 안할 것…의대증원과 기피과 해결은 별개"

젊은의사 10명 중 8명, 이대목동 사건 등 의료분쟁 리스크로 소청과 인식 부정적으로 변화

학년도 및 인턴십 단계에 따른 의대생의 소아과에 대한 관심 분포. 의예과 1학년에 비해 인턴 과정에 있는 의사가 소아과 지원에 부정적이었다. 사진=Barriers to Choosing Pediatrics as a Specialty: Insights From a Cross-Sectional Analysis, JKMS

[메디게이트뉴스 하경대 기자] 의대생과 전공의 86.69%가 소아청소년과 지원에 대한 부정적인 견해를 보이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10명 중 8명의 의대생들은 최근 이대목동병원 신생아 사망사건 등 소아과 관련 의료 분쟁 사건사고가 소아과에 대한 부정적 인식에 영향을 미쳤다고 답했다.  

전문가들은 소아과에 대한 부정적 인식이 심각한 상황에서 의대정원 증원으로 인해 의대생 수만 증가된다고 소아과 기피 현상을 해결할 수 없다고 제언한다. 

전북의대 유효현 의학교육학교실 교수는 대한의학회지(JKMS)를 통해 오는 7월 29일 '소아과를 전문 분야로 선택하는 데 방해가 되는 요소(Barriers to Choosing Pediatrics as a Specialty: Insights From a Cross-Sectional Analysis)' 연구 보고서를 발표할 예정이다. 

유 교수는 최근 의대생과 전공의들 사이에서 소아과 기피가 가속화되고 있는 현상에 주목했다. 실제로 소아과 지원율은 2019년 80%에 달했지만 2020년 74%로 감소하기 시작하더니 2021년 38%, 2022년 27.5%, 2023년엔 25.4%로 추락했다. 

이에 연구팀은 2023년 12월 전북의대와 전북대병원 의대생과 인턴들을 대상으로 소아과에 대한 문제인식 등 40개 항목으로 구성된 설문조사를 실시했다. 연구엔 인턴 51명과 의대생 814명 등 총 865명이 참가했고 최종 응답자는 729명이었다.  

연구결과, 예상보다 소아과 기피 현상은 더 심각했다. '소아과를 미래 전공으로 선택할 것인가'를 묻는 질의에 86.69%(625명)이 '그렇지 않다'고 답했다. 

흥미로운 점은 의학교육이 진행됨에 따라 소아과에 대한 부정적 인식이 증가한다는 것이다. 실제로 의예과 1학년에 비해 인턴 과정에 있는 의사가 소아과 지원에 부정적이었다. 
 
교육단계별 의대생의 소아과에 대한 부정적 인식 요인. 1) 소득수준, 2) 근로시간 및 삶의 균형, 3) 저출산으로 인한 소아인구 감소, 4) 보호자와의 상호작용의 어려움, 5) 소아환자와의 상호작용의 복잡성 및 어려움, 6) 매스미디어의 영향, 7) 고용 불안, 8) 소아과에서 빈번하게 생명을 위협하는 상황에 대한 불안, 9) 소송에 대한 불안, 10) 전문의로서의 직무 및 미래 경력의 불확실성, 11) 소아과 및 소아과 환자에 대한 학문적 매력 감소, 12) 일반 개업의와의 경쟁으로 인한 직업적 스트레스 및 불안.

소아과 지원을 꺼리는 가장 큰 이유는 '소아 인구 감소에 대한 우려', '환자 보호자와의 상호작용 어려움', '잠재적 법적 문제에 대한 우려'가 가장 많았다. 

구체적으로 의대생의 80.1%가 최근 소아과 관련 사건사고 등으로 인해 소아과를 바라보는 관점에 영향을 받았다고 답했다. 

또한 의료사고로 인한 소송 리스크에 대한 우려에 대해선 응답자의 98.89%가 심각한 우려를 표했다. 

소득 수준에 대한 우려 역시 중요한 요인으로 지목됐는데, 이런 문제는 의대생이 인턴 단계로 올라갈수록 더욱 두드러지며 소아과에 대한 현실적 문제 인식이 반영된 것으로 풀이된다. 

반면 소아과에 대한 긍정적 견해를 갖고 있는 이들은 '환자의 건강과 복지 향상을 위한 이타적 사명감', '소아 환자와의 상호작용으로 인한 정서적 만족감'이 관점에 영향을 미치는 주요한 요인 원인이라고 지목했다. 

전문가들은 소아과에 대한 부정적 인식은 해결하지 않은 채 의대정원만 늘린다고 기피과 문제가 해결되지 않는다고 주장한다.

연구팀은 "의대생과 전공의 모두 소아과 지원을 기피했지만 95.84%가 소아과가 꼭 필요한 필수전문 과목이라는 점엔 동의했다"며 "일부 학생들은 소아과에서 향후 더 높은 급여를 받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그러나 다양한 응답은 금전적 인센티브만으론 이 분야로 학생들을 유인하기에 충분하지 않다는 것을 시사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연구팀은 "더 짧은 레지던트 수련 기간에 대한 강한 선호도는 전문 분야에 더 빨리 진입하려는 학생들의 욕구를 반영한다. 소아과 수련과 경력 개발 등의 표적 탐구를 강조하는 것이 중요하다"며 "이번 연구는 의대생 수를 늘리는 것이 소아과 인력 문제에 대한 해결책이 아님을 강력하게 시사한다"고 덧붙였다. 

이들은 구체적인 정책 제언으로 '소송 위험에 대한 심리적 부담을 완화'를 강조했다. 연구팀은 "소송 위험과 집중 치료의 심리적 부담으로 인해 단념하고 있으며, 이는 교육 단계 전반에 걸쳐 일관되게 나타난다"며 "의료 전문가를 위한 심리적 지원과 법적 보호 장치를 구현하면 두려움을 줄이고 학생들이 이러한 필수 소아과 분야에 대한 동기를 부여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하경대 기자 (kdha@medigate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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