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디게이트뉴스 하경대 기자] 국립중앙의료원 분원을 설치하고 재정지원에 대한 예비타당성 조사를 면제하는 국민의힘 발의안에 대해 정부와 기획재정부, 국회 보건복지위 전문위원 모두 부정적인 입장을 피력한 것으로 22일 나타났다.
앞서 국민의힘 김기현 의원은 지난 6월 '국립중앙의료원의 설립 및 운영에 관한 법률 일부개정법률안'을 발의했다.
지역 간 의료격차를 줄이고 비수도권 지역의 필수 공공의료 공백을 해소하기 위해 국립중앙의료원의 분원을 수도권 이외의 지역에 둘 수 있도록 하고 분원 설치에 필요한 행정적·재정적 지원을 하는 내용이 골자다.
그러나 법안 발의 취지를 다른 방법으로도 달성할 수 있으며 예타 면제 역시 신중해야 한다는 게 다수의 견해다.
특히 국립중앙의료원을 지역의료 강화보다 감염병과 필수의료 등 기능강화에 특화하는 것이 적절하다는 반대 의견도 많았다.
우선 국회 복지위 조문상 전문위원은 법안 검토의견을 통해 "분원 설치를 통해 지역의료를 강화하는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는 개정안 입법취지는 타당하다. 그러나 지방자치단체가 운영하고 있는 지방의료원 35개소의 기능 강화를 통해 분원 설립의 취지를 달성할 수 있는 가능성을 고려해야 한다"고 전했다.
조 전문위원은 "필수의료와 감염병 등 분야에 있어서 국가중앙병원으로서의 기능을 강화해 국가 공공보건의료의 핵심 역할을 수행한다는 측면에서 지역별 필수의료 강화 기능은 권역별 지역별 거점의료기관에 맡기는 것이 적절하다는 의견도 있다"고 부연했다.
예타 면제와 관련해서도 그는 "국립중앙의료원의 운영 출연금 등 보조금으로 매년 400억~500억원의 국고가 지원되는데 분원 설치에 대한 지원이 추가로 이뤄지게 되면 국가 재정 부담의 규모가 상당할 것으로 예상된다"며 "예타 조사 실시에 대한 특례에 대해 해당 제도의 취지를 훼손할 우려가 있다"고 설명했다.
보건복지부와 기재부 역시 비슷한 취지의 의견을 냈다.
복지부는 "국립중앙의료원 분원 설치는 지역별 공공병원 수요 및 공급 현황, 지역보건의료에 미치는 영향, 분원 설치 비용 등 세부내용에 대한 면밀한 검토가 필요하다"며 "중앙의료원은 현재 신축·이전을 추진 중이므로, 우선, 새 병원의 위상·기능 정립 후, 분원 설치 등 필요성은 향후 검토하는 것이 타당하다"고 봤다.
기재부는 "국립중앙의료원은 감염병 등 필수의료 국가중앙병원으로의 기능강화에 조직역량을 집중할 필요가 있다"며 "예타 면제는 해당 제도의 형해화를 초래하고, 유사 사례 등으로의 법제화 파급 가능성 등이 있어 신중해야 한다"고 우려했다.
의료계도 마찬가지로 해당 법안이 장점 보단 단점이 많을 것으로 평가했다. 대한의사협회는 "특정 지역의 분원 설립은 지역 간 의료 서비스의 불평 등을 심화시킬 수 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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