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디게이트뉴스 권미란 기자] 식품의약품안전처가 지난 2016년 국제의약품규제조화위원회(ICH)에 정회원으로 가입했지만 정작 해외 많은 국가들로부터 국내 의약품 기준은 인정받지 못하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또한 국내 제약사들이 해외진출에 있어 가장 큰 애로사항으로는 현지파트너사 발굴과 해외 임상시험 비용 부담을 꼽았다.
한국보건산업진흥원은 최근 이같은 내용이 담긴 제약산업 글로벌 진출 관련 설문조사를 발표했다. 이번 설문조사는 2017 Bio Korea 컨퍼런스와 혁신형 제약기업 홍보관 등에 참석한 국내 제약기업 수출 담당자 총 23명을 대상으로 진행됐다.
설문조사 결과에 따르면 해외 수출과정에서 ‘해외임상 및 인허가’ 단계의 애로사항이 3.86점(5점 만점)으로 가장 높았다. 이는 기획 단계에서 예상하지 못했던 임상시험 지연, 중단, 대규모 투입 비용, 허가 과정에서의 보건당국과의 소통 문제 등이 주요 문제로 작용한 것으로 분석했다.
이어 ‘생산‧품질관리’ 3.55점, ‘유통‧수입 등’ 3.46점, ‘전략기획’ 3.32점으로 모든 단계들에서 보통 이상의 난이도를 겪는다고 답했다. ‘전략기획’ 단계는 ‘현지 파트너사 발굴’(3.83점), ‘해외임상‧인허가’ 단계는 ‘해외 임상시험비용’(4.13점), ‘품질‧유통‧수입’ 단계서는 ‘GMP실사 준비‧기간‧비용’(3.76점)과 ‘의약품 유통망 확보’(3.74점)에 어려움을 겪는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기타 애로사항으로는 PIC/S(의약품실사상호협력기구)와 ICH(국제의약품규제조화위원회) 가입국임에도 불구하고 많은 국가들이 KP(국내 의약품 기준 규격인 ‘대한민국약전’)를 인정해주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우리나라는 2014년 PIC/s, 2016년 ICH에 가입했다. 그러나 KP를 인정받지 못하면서 기시법(의약품 품목 허가신고를 위해 제출하는 기준 및 시험방법) 변경, 국내허가 변경 등 등록시간이 연장되고 있다고 꼬집었다.
국내 규정과 해외 규제당국의 요청사항이 부합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대표적으로 GMP(우수의약품제조품질관리기준), CPP(약물전달기술) 등에 'In accordance with WHO Guidelines' 문구를 추가하거나 긴 사전검토기간 등의 어려움을 꼽았다.
보건산업진흥원은 “국내에서 수출용으로 허가를 받아도 일부 동남아 국가 등에서는 인정하지 않는 일이 많다”며 “타 제약사의 의약품을 위탁생산 하고 있는 경우 동일 처방의약품(자사 품목)의 허가를 진행할 때 불인정하는 경우도 많다”고 했다.
뿐만 아니라 해외수출 허가 취득 시에도 등록서류 구비, 물류비, 유망 유통사 발굴 등에서 어려움을 겪는다고 덧붙였다.
이와 함께 완제의약품 수출시 주요 애로사항으로 지적됐던 항목들에 대해 각각 어려운 정 도를 조사한 결과(5점 척도) ‘적정 약가책정 문제’(4.23점), ‘관행적인 현지 임상자료 요구’(4.14점) 등이 가장 어려운 것으로 나타났다. 이밖에 ‘임상시험승인‧품목등록지연’ 4.05점, ‘국가별 허가 프로세스 차이’ 4점, ‘현지 제약사의 정부 입찰시장 독점’ 3.95점 등 대부분 규제당국과의 협의가 필요한 부분들에서 어려움을 겪는다고 답했다.
보건산업진흥원은 “국내 제약기업들의 수출 형태 및 애로사항을 파악하고, 참고할 수 있는 정보를 수집·제공할 필요가 있다”며 “지속적인 정부간 협력을 통해 우리 기업의 애로사항을 전달할 수 있는 기회를 확대해야 한다”고 제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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