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디게이트뉴스 이지원 기자] 미국암연구학회 연례 학술대회 AACR 2024에 국내 제약·바이오기업이 참가해 신규 항암물질부터 기존 항암제의 한계를 극복한 후보물질의 전임상·초기 임상 연구 결과를 발표하고, 파트너링 모색에 나선다.
18일 제약·바이오업계에 따르면 AACR(American Association of Cancer Research) 2025가 내달 25~30일(현지 시각)까지 미국 시카고에서 개최된다. 행사에는 딥바이오, 루닛, 신라젠, 아이디언스, 압타머사이언스, 오스코텍, 온코닉테라퓨틱스, 티움바이오, 현대바이오사이언스, 현재 ADM, 히츠 등 한국 기업도 다수 참가한다.
AACR은 미국임상종양학회(ASCO), 유럽종양학회(ESMO)와 함께 세계 3대 암 학술대회로 꼽히는 권위있는 학회다. 학회 참가 기업은 항암 치료와 신약 연구 등과 관련한 전임상과 초기 임상 연구 발표를 진행하며, 이를 통해 기술이전이나 파트너사를 모색한다.
신라젠은 항암 신약 후보물질인 'BAL0891'의 연구 결과 3건을 포스터 발표할 예정이다. BAL0891은 현재 미국과 한국에서 고형암 환자를 대상으로 임상 1상을 진행 중이며, 최근 베이진으로부터 항 PD-1 항체 '티슬렐리주맙'을 제공받아 병용 임상을 진행하고 있다.
발표될 첫 번째 연구는 BAL0891이 암세포의 세포 주기를 교란시키고, cGAS/STING 경로를 활성화해 면역세포를 유도하는 사이토카인의 분비를 촉진해 면역관문억제제의 효과를 강화하는 기전을 다룬다. 이 기전은 BAL0891이 면역관문억제제와의 병용 치료에서 강력한 항암 효과를 낼 수 있는 근거를 제시한다.
두 번째 연구는 인체 내 암 환경을 구현한 vascularized 3D 종양 미세환경 모델을 활용해 BAL0891의 항암 효능과 면역관문억제제 병용치료의 시너지 효과를 입증한 내용이며, 세 번째 연구는 3D 환자 유래 오가노이드(PDO) 모델을 통해 BAL0891의 환자별 반응성을 평가하고, 민감성을 예측하는 바이오마커 후보를 탐색하는 연구다.
두 번째와 세 번째는 큐리에이터(Qureator)와 공동으로 진행한 연구로, ▲종양 미세환경에서 면역 활성화를 유도하고 병용 치료 효과를 극대화함을 보여주고 ▲환자 맞춤형 치료 가능성을 높이고, BAL0891의 임상 적용 범위를 확대할 수 있는 단서를 제공한다.
일동제약그룹의 항암 신약 개발 전문 자회사 아이디언스는 'ID12023'의 연구 결과를 구두 발표하며, 새로 추가된 항암제 파이프라인 후보물질과 관련한 4건의 최신 연구 성과도 공개한다.
ID12023은 암 줄기세포를 표적으로 하는 항암 신약 후보물질로, LIN28 단백질을 저해하는 기전을 가진다.
회사는 PARP 저해제 기전의 베나다파립을 포함해 항암제 분야의 신약 파이프라인을 확보하고 임상개발에 속도를 내고 있다. 실제로 회사는 최근 ID12023과 함께 ▲KRAS 돌연변이 비소세포폐암·췌장암·대장암 표적 항암제 'ID12241' ▲불응성 전립선암 치료제 'ID11916' ▲신규 페이로드(payload)를 활용한 항체약물복합체(ADC) 'ID12401' 등 후보물질을 확보하고 관련 연구에 돌입했다.
압타머사이언스는 항암 후보물질 'AST-203'의 비임상 연구결과를 발표한다. 구체적으로 AST-203의 표적 선택성, 종양 투과성, 세포사멸 기전, 안전성 평가 결과를 발표한다. 회사에 따르면 AST-203은 췌장암 동물 모델에서 기존 ADC 치료제 대비 우수한 종양 성장 억제 효과와 종양 퇴행 결과를 보였다.
AST-203은 유방암, 위암 등 고형암에서 주로 발현하는 TROP2 단백질을 표적으로 하는 압타머-약물 접합체(ApDC) 기반 항암제로, 회사는 항체-약물접합체(ADC) 치료제의 한계를 보완하기 위해 개발하고 있다.
최근 ADC에 대한 관심과 투자가 확대되고 있지만, 복잡한 제조 공정과 불필요한 면역반응 등의 한계가 있다. 이에 압타머사이언스는 항체에 비해 분자량이 작은 압타머를 활용해 목표 종양 조직까지 도달 가능하고, 불필요한 면역 반응이 작으며, 품질 관리면에서도 용이한 ApDC를 개발했다.
온코닉테라퓨틱스는 파프(PARP)와 탄키라제(Tankyrase)를 동시에 저해하는 이중표적항암제 '네수파립'의 비임상 연구 데이터를 공개한다.
회사에 따르면 네수파립은 1세대 PARP 저해제 치료 후 발생한 내성 문제와 기존에 치료하지 못한 암적응증에서 효과를 보였다. 현재 네수파립은 미국 식품의약국(FDA)로부터 전이성 췌장암 희귀의약품으로 지정승인을 받고 전이성 췌장암 1차 치료제를 목표로 임상 1b/2상을 진행 중이다. 또 지난해부터 세브란스병원과 협업해 자궁내막암에 대해 키트루다를 병용하는 연구자주도 임상1상을 진행 중이다.
회사 관계자는 "이번 발표를 통해 네수파립의 새로운 적응증에서 신규 표적치료의 가능성을 가늠할 수 있는 항종양 효력을 입증하고, 이중 기전 메커니즘을 확인해 혁신적인 치료제로서의 개발 가능성을 알릴 계획"이라고 밝혔다.
현대바이오사이언스와 현대ADM은 항암제 반복 투여 시 치료효과가 감소하는 주된 원인은 진짜 내성이 아닌 가짜내성 때문이라는 연구결과와 가짜내성을 치료하는 '페니트리움'의 연구결과를 소개한다.
회사에 따르면 항암제 반복 투여 시 암조직 주변의 세포외기질(ECM)이 경화하고, 이로 인해 항암제가 암세포에 충분히 도달하지 못해 치료효과가 떨어진다. 이같은 가짜내성은 화학항암제부터 표적항암제, 면역항암제 등에서 나타난다.
이에 회사 관계자는 "경화된 ECM을 연화해 항암제가 암조직에 지속적으로 전달될 수 있도록 하는 페니트리움을 개발했다"며 "실제로 기존 항암제와 병용 투여 시 항암제의 치료 효과를 유지하고, 암 조직의 크기를 줄였다"고 설명했다.
이 외에도 오스코텍은 신규 항암제 후보물질의 췌장암의 내성 치료 비임상 결과를 공개한다. 딥바이오는 AACR 2025에 앞서 이달 개최되는 미국·캐나다 병리학회(USCAP) 연례 학술대회에 참가해 면역조직화학염색(IHC) 솔루션을 포함해 전립선암, 유방암, 폐암 등 다양한 암종에 대한 AI 기반 진단 기술과 관련한 연구결과를 선보인 후 추가 연구 성과를 AACR 2025에서 발표할 계획이다.
댓글보기(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