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입력시간 25.08.22 06:23최종 업데이트 25.08.22 06: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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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FDA, 항암제 승인 기준 강화 검토…주요 평가지표로 전체 생존율 사용 권고

종양학 임상시험에서 전체 생존 평가 방법에 대한 지침 초안 발표…가속승인은 여전히 가능


[메디게이트뉴스 박도영 기자] 그동안 항암제는 종양 크기를 줄이는 객관적 반응률(ORR)이나 질병 무재발 생존(DFS), 질병 무진행 생존(PFS)과 같은 대리 평가지표를 바탕으로 빠르게 규제 당국의 허가를 받는 경우가 많았다. 미국 식품의약국(FDA) 승인 사례의 3분의 2가 대리 평가변수를 사용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런데 FDA가 항암 신약 허가신청서를 검토할 때 전체 생존율(OS) 결과를 더욱 강조하겠다는 계획을 발표하면서, 앞으로 시장 진입 장벽이 높아질 전망이다.

21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FDA는 최근 임상시험에서 가능하다면 전체 생존율을 주요 평가지표로 우선 사용하도록 권고하는 새로운 지침 초안을 공개했다.

FDA는 지침에서 "전체 생존율은 객관적이고 임상적으로 의미 있는 평가변수로, 쉽게 측정 가능하며 정확하게 평가할 수 있다. 생명을 위협하는 질환에서 생명을 연장하는 것은 명확한 내재적 가치를 지니기 때문에, 종양학 분야에서 표준 평가변수로 간주된다"면서 "가능한 경우 전체 생존율은 주요 평가지표로 우선순위가 부여돼야 한다"고 밝혔다.

일부 진행이 느린 암 질환이나, 극히 효과적인 치료제가 있어 생존 기간이 매우 긴 경우 등은 예외가 될 수 있다. 전체 생존율을 주요 평가지표로 우월성을 입증하기 위해 필요한 추적 관찰 기간이 실용적이지 않을 수 있기 때문이다. 단 기업들은 여전히 전체 생존 데이터를 수집하고 규제 당국에 제출해야 한다.

지침에 따르면 전체 생존율이 무작위 배정 임상시험에서 공식적인 시험 계획이 포함된 주요 또는 부차적 유효성 평가지표가 아닌 경우, 스폰서가 치료 개입으로 인한 잠재적 위험을 평가하기 위해 전체 생존율을 안전성 평가지표로 평가하기 위한 사전 지정된 계획을 포함해야 한다. 스폰서는 임상 프로토콜 및 (SAP)에 전체 생존율 분석을 포함하는 계획에 대해 FDA 검토 부서와 상의해야 한다.

지침에서는 시험 설계 시 고려사항으로 ▲모든 무작위 배정 암 임상시험은 잠재적 위험을 적절하게 평가하기 위해 전체 생존율을 평가하도록 설계할 것 ▲전체 생존에 대한 중간 분석은 필요에 따라 시험 프로토콜 및 표준 운영 절차(SAP)에 포함할 것 ▲임상시험 프로토콜에 전체 생존율 및 기타 장기 결과 평가를 위해 누락된 데이터 양을 최소화하기 위한 적절한 데이터 수집 계획을 포함할 것 등을 권장하고 있다.

또한 교차 설계는 치료 효과 추정을 혼란스럽게 할 수 있어 전체 생존 결과 분석에 영향을 미칠 수 있기 때문에, 다른 치료 옵션이 없거나 매우 제한적인 질환에 대한 임상시험이 아니면 사용을 제한해야 한다고 했다.

통계적 분석 측면에서는 연구 결과나 데이터 공개 전 임상시험 프로토콜 또는 별도의 문서(예: SAP)에 전체 생존율에 대한 통계적 분석을 사전에 지정해야 한다. SAP에 사전 지정되지 않은 범위에서 수행된 전체 생존율에 대한 추가 분석은 사후 분석으로 간주하며, 이는 탐색적 목적(예: 가설 생성)을 위한 것으로 간주된다.

지침에는 가속 승인에 대한 섹션이 포함돼 있다. FDA는 ▲충분하고 잘 통제된 임상시험을 통해 약물이 대리 평가지표에 영향을 미쳐 임상적 이익을 예측할 가능성이 합리적으로 높은 경우 ▲불가역적인 질병 진행 또는 사망보다 조기에 측정 가능한 중간 임상 평가변수를 통해 질병 진행 또는 사망에 대한 효과를 예측할 수 있는 경우, 중증도와 희귀성 또는 유병률 및 대체 치료법의 유무를 고려해 승인할 수 있다고 밝혔다.

더불어 전체 생존 결과에 대한 불확실성은 있지만 중간 임상 평가변수가 효능을 뒷받침하다면 가속 승인이 가장 적절할 승인 경로일 수 있으며, 이후 전체 생존 결과가 확보되면 완전 승인이 고려될 수 있다고 했다.

FDA 생물학적제제평가연구센터(CBER) 책임자인 빈야 프라사드(Vinay Prasad) 박사는 항암제 승인 시 전체 생존율을 우선시해야 한다고 주장해왔다. 그는 3월 네이처 리뷰 임상 종양학(Nature Reviews Clinical Oncology) 저널에 발표한 논문에서 대리 평가변수를 사용하는 것은 승인 속도를 높일 수 있지만 불확실성 역시 더 크다고 지적했다.

프라사드 박사는 논문에서 "약물 규제에서 대리 평가변수는 신약을 시장에 출시하는 데 필요한 시간을 단축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그러나 무진행 생존, 무재발 생존, 객관적 반응률을 개선하는 모든 약물이 암 환자의 생존 기간을 연장하거나 삶의 질을 향상시키지는 않는다"면서 "실제로 대리 평가지표를 기반으로 승인된 약물 중 14%만이 미국 시장에서 4.4년 이내에 생존 혜택을 보여줬다"고 지적했다.

또한 "일부는 대리 평가변수를 사용하는 것이 약물의 시장 출시 속도를 높일 수 있기 때문에 유익하다고 주장한다"면서 "하지만 동료들과 수행한 메타 회귀 분석에서 질병 재발 후 여러 치료를 받고 진행된 말기 질환 치료제 승인에 대리 지표를 적용했을 때 시간 절약 효과가 없었다는 것을 발견했다. 이는 결과 자체가 너무 심각해 전체 생존기간을 동일한 속도로 측정할 수 있기 때문일 가능성이 높다"고 설명했다.

그는 "FDA 및 기타 규제 기관이 환자 중심의 결과 지표인 전체 생존율 등으로 우선순위를 전환한다면 시장 진입 약물 수는 줄어들겠지만, 품질 기준이 더 높은 약물이 가능성이 있다"면서 "또한 새로운 치료법이 초기 단계가 아닌 후기 단계에서 또는 예후가 불량한 환자를 대상으로 먼저 테스트되기 때문에 승인 결정이 더 빠르게 이뤄질 수 있다"고 결론내렸다.

한편 FDA는 10월 20일까지 의견 수렴 후 최종 지침을 확정할 예정이다.

박도영 기자 (dypark@medigatenews.com)더 건강한 사회를 위한 기사를 쓰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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