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의사협회와 대한의학회, 26개 전문학회 등은 29일 공동 성명서를 통해 “‘횡격막 탈장 및 혈흉’에 따른 저혈량성 쇼크로 환자가 사망한 사건으로 담당 의료진에게 실형을 선고하고 법정 구속한 판결은 부당하다. 의료계는 의료의 본질을 무시한 판결을 절대 묵과하지 않을 것”이라고 했다.
의협과 의학회 등은 “의료진이 주의의무를 다했다고 하더라도 환자의 특이한 신체적 특성이나 원인을 알 수 없는 제3의 요인에 따라 얼마든지 생명과 신체에 좋지 않은 결과가 발생할 수 있다”라며 “그런데도 업무상 과실에 따른 결과만을 근거로 실형을 선고한 사법부의 판단은 의사직무에 대한 사망선고나 다름 없다”고 지적했다.
의협과 의학회 등은 “사법부는 초기부터 발견하기 어려웠던 횡격막 탈장이 불가항력적으로 발생한 결과라는 사실을 신중히 고려했어야 한다”라며 “이런 제반 여건을 무시하고 예측불가한 상황이 발생하는 의료의 특성을 무시한 채 결과만 놓고 잘못됐다고 처벌한 것이다. 이러한 현실에서 의료현장을 지킬 의료진은 없을 것”이라고 우려했다.
의협과 의학회 등은 최근 경기도의료원의 수술실 CCTV 설치도 반대했다. 의협과 의학회 등은 “수술실 CCTV 설치는 의료인의 진료를 위축시키고, 환자를 위한 적극적인 의료행위에 장애를 일으킨다”라며 “환자 개인과 의료 관계자의 사생활 등을 현저히 침해시킬 것”이라고 했다. 이어 “수술실 의료진과 환자와의 신뢰 관계가 무너지는 최악의 결과를 초래하게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의협과 의학회 등은 “개인정보 보호의 중요성이 날로 늘어나고 있는 사회적 현실과 반대로 개인정보가 무분별하게 수집될 수 있다. CCTV 촬영 과정에서 관계자들의 자기정보 통제 기제가 적절히 작용할 수 없다”라며 “수술실 종사자들과 환자의 기본권이 침해될 우려가 높은 수술실 CCTV 설치는 즉각적으로 중단해야 한다”고 밝혔다.
의협과 의학회 등은 “일부 의료인이 의료기기업체 영업사원 등의 무자격자를 수술에 참여시키거나 이들에게 의사 대신 수술을 하도록 하는 행위에 대해서는 의료계 또한 환부를 도려내는 단호한 심정이어야 한다”라며 “이에 대해 무관용 원칙과 엄격한 자정활동을 통해 동일한 사태가 재발하지 않도록 특단의 대책을 추진해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또한 “의료계 스스로 강도 높은 자정활동에 나설 수 있도록 의협에 강력하고 실질적인 징계 권한을 부여해 줄 것을 요청한다”라며 “우리의 요구사항이 수용되지 않는다면 의료계는 단합된 행동으로써 강도 높은 의지를 보여줄 것”이라고 했다.
한편, 이번 성명서에 참여한 전문학회는 대한가정의학회, 대한결핵 및 호흡기학회, 대한내과학회, 대한마취통증의학회, 대한방사선종양학회, 대한병리학회, 대한비뇨기과학회, 대한산부인과학회, 대한성형외과학회, 대한소아과학회, 대한신경과학회, 대한신경외과학회, 대한신경정신의학회, 대한안과학회, 대한영상의학회, 대한예방의학회, 대한외과학회, 대한응급의학회, 대한이비인후과학회, 대한재활의학회, 대한정형외과학회, 대한직업환경의학회, 대한진단검사의학회, 대한피부과학회, 대한핵의학회, 대한흉부심장혈관외과학회 등이다.(가나다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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