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무진 회장은 감옥 갈 준비가 돼 있나"
대한의사협회와 범의료계 비상대책위원회는 13일 오후 4시부터 6시까지 의사 회원들의 민의를 수렴하기 위해 토론회를 열었고, 일부 참석자들은 추무진 회장에게 투쟁 의지를 밝히라고 촉구하고 나섰다.
좌훈정 전 의협 감사는 "의협 회장은 회원들이 왜 분노하고 있는지 정서를 알아야 한다"면서 "의협이 한방과 관련해 미숙하게 대응하고 오판해 불리한 상황을 초래했다"고 질타했다.
좌훈정 전 의협 감사가 질의하는 모습
그는 의사협회의 대표적인 실책으로 한의사협회 김필건 회장을 고발하지 않은 것을 거론했다.
한의협 김필건 회장이 기자회견을 열어 초음파 골밀도측정 시연을 한 것은 명백한 의료법 위반임에도 불구하고 의협이 수수방관했다는 것이다.
또 그는 "의협이 의료현안협의체를 탈퇴해 강력한 대정부 투쟁의지를 보여줘야 함에도 거부하는 것은 이적행위"라고 몰아붙였다.
보건복지부와 의협, 한의협은 의료현안협의체를 발족해 한의사 현대의료기기 사용, 의료일원화를 논의하고 있다.
좌훈정 전 의협 감사는 한의사에게 의사면허를 부여하는 방식의 의료일원화를 하지 않겠다고 천명하라고 추무진 회장을 압박하기도 했다.
추무진 의협 회장이 평의사회 이동욱 위원과 질의 응답하는 모습
경기도의사회 대의원회 김장일 부회장은 "한의학은 이제 소멸되어 가는 학문이고, 과학적인 근거가 없어 자연 도태될 것"이라면서 "그럼에도 의료현안협의체에서 의료일원화를 협의하는 것은 한의학을 대등한 대화 파트너로 인정하는 것이어서 잘못된 전략"이라고 주장했다.
특히 그는 "리더는 각오가 있어야 하고, 앞장서서 목숨 걸고 원격의료, 한의사 현대의료기기 사용을 막겠다는 메시지를 회원들에게 보내야 한다"면서 "추 회장은 감옥 갈 각오가 있는지, 초야로 갈 것인지, 둘 중 하나를 선택해야 한다"고 요구했다.
이날 토론회에는 노환규 전 회장도 참석했다.
이날 토론회에는 노환규 전 회장도 참석했다
노 전 회장은 "회원들이 의협 집행부에 대해 여러 가지 걱정스런 이야기를 많이 하고 있는데 귀담아 듣고 그대로 이행해 달라"면서 "집행부의 유일한 권한이 대표성인 만큼 그 권한을 잘 활용해야 하고, 그래서 리더의 생각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강경 투쟁에 반대하는 목소리도 나왔다.
대전시의사회 김봉천 기획이사는 "의사들이 파업을 해서 의약분업을 막았느냐"면서 "또다시 파업하면 한의사 현대의료기기, 원격의료를 막을 수 있느냐. 회원들의 갈등을 초래하는 일을 자꾸 반복하려고 하느냐"고 반박했다.
김봉천 이사는 의료일원화에 대해서도 "이는 정부가 한의사들에게 퇴로를 만들려는 정책일 가능성이 높다"면서 "의협은 그런 입장을 지지해주고 정책에 참여하는 게 중요하다"고 주장했다.
추무진 회장이 회원들의 질문에 답변하고 있다
추무진 회장은 회원들의 오해를 해소하느라 진땀을 흘렸다.
우선 그는 "이미 의혁투에서 김필건 한의협 회장을 고발했고, 자칫 한의협의 의도에 휘말릴 우려가 있어 추가 고발을 하지 않은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그는 "의료일원화를 한다고 해서 기존 한의사에게 의사면허를 주는 일은 절대 없으며, 이에 대해 의구심을 가질 필요도 없다"고 못 박았다.
의료현안협의체 탈퇴 요구에 대해서는 말을 아꼈고, 감옥 갈 준비가 돼 있느냐는 질문에 대해서는 즉답을 피했다.
그는 "지난해 말 의료현안협의체에서 한의사의 현대의료기기 사용에 대해서는 논의할 가치가 없다는 입장을 표명했고, 의료일원화는 의협 정책 중 하나이지만 시기적으로 적절치 않아 논의하지 않고 있다"며 "의료현안협의체 역시 가동되지 않고 있는 상태"라고 말했다.
그는 "이번 토론회를 계기로 집행부의 강력한 의지를 다잡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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