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공의 비중 30~50%인 대학병원, 전문의+진료지원간호사 전환 추진…PA 간호사 "원치 않는 업무, 의사 갑질"
[메디게이트뉴스 조운 기자] 정부가 전공의 집단 사직에 따른 의료공백 사태 이후로 대학병원의 전공의 의존도를 줄이기 위해 전문의와 진료지원간호사 비율을 높이기로 했다.
사실상 대학병원에 만연한 'PA(Physician Assistant) 간호사'를 합법화하는 내용이 담기며 논란을 예고하는 가운데 정작 전공의 공백으로 타의로 ‘PA’가 된 간호사들은 전공의 '대체재'가 돼 병원 갑질에 시달리고 있다며 문제를 제기하고 있다.
12일 의료계에 따르면 보건복지부는 지난 11일 대학병원의 전공의 의존도 완화 대책 등을 담은 ‘상급종합병원 구조전환 방향’을 발표했다.
이날 복지부는 "정부는 전공의에 대한 과중한 근로 의존도를 낮추면서, 중증‧응급 중심 진료체계를 유지할 수 있도록 '지속 가능한 진료체계' 확립이 필요하다"며 의료개혁 특별위원회의 회의 결과를 발표했다.
발표 내용에는 그간 전공의 비중이 적게는 30%, 많게는 50% 비중을 갖고 있는 대학병원의 전공의 의존도를 낮추기 위해 숙련된 인력 중심으로 대학병원들이 운영하는 방안이 포함됐다.
구체적으로 정부는 전공의 중심 당직 운영을 전문의와 진료지원간호사 팀 운영으로 전환하는 방안을 제시하며, 간호사에 대한 교육과 훈련 및 업무 재설계도 진행한다고 밝혔다.
정부는 이미 지난 2월 27일부터 진료지원인력 시범사업을 통해 의료기관의 장이 내부 위원회를 구성하거나 간호부서장과 협의해 간호사가 수행할 수 있는 업무 범위를 결정할 수 있게 했다.
하지만 이미 의료현장은 정부의 이러한 조치보다 앞서 전공의 부족으로 인한 진료과 공백을 채우기 위해 의사의 업무범위를 간호사에게 일임하고 있었고, PA 간호사들은 원치 않는 무면허 불법 의료에 노출돼 고발의 위험성을 안고 있어야 했다.
그러다 올해 2월 한꺼번에 전공의들이 이탈하는 의료공백이 발생하면서 불법 의료행위에 대한 간호사들의 불안을 해소하기 위해 정부가 해당 시범사업을 실시하게 된 것이다.
문제는 이러한 진료지원인력 제도가 병원들의 니즈에 의해 운영되면서 정작 진료지원간호사로 근무하는 간호사들의 불만이 높아지고 있다는 점이다.
익명 커뮤니티인 블라인드에는 PA간호사로 추정되는 글쓴이들이 병원에 의해 억지로 'PA'가 됐다며, 전공의처럼 당직을 서며 교수들로부터 갑질을 당하고 있다는 글이 다수 올라왔다.
한 글쓴이는 "PA 하고 싶어서 한 것도 아니고 얘네(전공의) 파업한다고 어쩌다보니 하고 있다"며 "진짜 그만두고 싶다"고 밝혔다.
모 대학병원 관계자는 PA간호사 실태에 대해 "기피과는 이이 오래 전부터 전공의가 부족했기 때문에 기존의 진료지원간호사들이 의료 공백을 메우고 있어 큰 문제가 되지 않았다. 큰 문제는 전공의 TO가 많은 과들"이라며 "해당 진료과들은 어쩔 수 없이 기존 간호사들을 진료지원간호사로 지정해 간신히 운영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교수들도 소진이 심하다 보니 진료지원간호사 없이는 병원이 돌아가지 않는 상황"이라며 "병원은 병원대로 경영난에 시달리고 있고, 간호사들은 간호사들대로 의료공백 사태에 과부하에 걸리고 있다. 실제로 내부적으로 불만이 쌓이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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