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디게이트뉴스 조운 기자] 정부가 전공의들의 불법 집단행동에 강력 대응을 시사한 가운데, 전공의들이 개별적인 사직 또는 다음 연차 계약 갱신 거부 등으로 준법 투쟁을 이어갈 것이라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정부는 수련병원에 집단 사직서 수리 금지 명령을 내려 집단 휴진을 사전에 봉쇄하고 향후 전공의들의 집단행동이 진행될 경우 '업무개시명령'을 내려 이를 막겠다는 계획인데, 전공의들의 '개별 사직' 등을 막을 방법은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14일 의료계에 따르면 전공의들이 정부의 의대 정원 확대 등 일방적 정책에 투쟁하기 위해 개별적인 사직 및 연차 계약 갱신 거부 등의 방법으로 파업을 구상하고 있다.
정부가 수련병원을 향해 '집단 사직서 수리 금지' 명령을 내리고, 집단 휴진 시 전공의들을 상대로 업무개시명령을 내리기 위해 전공의 1만 5000명의 개인 연락처까지 취합하면서 투쟁 방향 자체를 선회한 것으로 보인다.
전공의들의 '개별 사직' 등은 법적으로 정부가 막을 방법이 없을까.
대한의사협회 전성훈 법제이사는 "정부가 언급한 '집단 사직서 수리 금지'는 쟁의의 일환으로 집단 사직서를 내는 것을 받지 말라는 것이다. 하지만 개인적, 일신상의 사유로 사직하는 개별 전공의들을 무슨 근거로 막을 수 있겠나"라며 "개별 사직을 막은 상태로 병원에 잡아 놓고 강제 근로를 시키는 것은 근로기준법 위반이다"라고 설명했다.
전 법제이사는 "이를 막는 것은 헌법에서 보호하고 있는 직업 선택의 자유를 침해하는 것이다. 헌법상 기본법을 훼손하는 명령을 내리는 것이다"라고 비판했다.
다만 전 법제이사는 "만약 전공의들의 개별 사직이 문제가 되려면 사용자가 전혀 예상하지 못한 시기에 집단으로 사직해 사업 자체에 심각한 피해가 갔다는 근거가 있어야 한다. 대법원에 그런 판례가 있다. 그런데 전공의들은 사직일 한 달 전에 사직서를 제출한다. 한 달 안에 대체인원을 뽑지 못한 것은 사용자 책임일 뿐, 근로자 책임이 아니기 때문에 문제가 될 수 없다"고 설명했다.
법무법인 동진 전성룡 법제이사는 "전공의는 수련기관에서 교육을 받는 피교육자인 동시에 근로자의 지위가 있다는 것이 대법원의 판례다. 근로자인 전공의가 건강상 문제나 전공의 수련 대신 개원을 하겠다는 등의 개인적인 이유로 사직하는 것을 막을 수는 없다"고 설명했다.
그는 "특히 전공의들이 재계약을 안해버리면 더 이상 전공의 신분이 없어진다. 더 이상 본인의 자유의지로 전공의 수련 과정을 밟지 않겠다는 의사 개인에게 전공의 업무를 강제할 순 없다. 전공의들은 언제든 사직하고 다른 길을 선택할 수 있는 직업선택과 수행의 자유가 있다"고 강조했다.
특히 '대전협'이나 각 병원별 전공의들은 노조가 아니므로 노동법상 쟁의행위인 준법투쟁을 할 수 없는 만큼, 수련병원이나 정부는 개별 전공의 자유의지로 사직서를 제출하거나 재계약을 거부하는 것을 막을 수는 없다는 설명이다.
다만 법무법인 세승 현두륜 변호사는 "의료법 제59조에서 '국민 보건에 중대한 위해가 발생하거나 발생할 우려가 있을 경우'에 의료인에게 필요한 지도나 명령을 할 수 있다고 돼 있고, '정당한 사유 없이 진료를 중단하거나 의료기관을 집단으로 폐업해 환자 진료에 막대한 지장을 초래할 우려가 있을 경우'에 업무개시명령을 내릴 수 있다고 돼 있다"며 "다만 정부가 전공의들의 개별 사직이 중대한 위해가 되고 집단행동이라고 판단한다면 개별 사직자에게도 업무개시명령을 내릴 수도 있을 것 같다"고 말했다.
댓글보기(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