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입력시간 22.01.06 06:32최종 업데이트 22.01.25 10: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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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공의대 설립해 의사 증원하면 수도권 의사 과밀화만 심해질 것

[의대생 인턴기자의 생각] "이재명 후보 공약은 의정합의도 어겨...면허를 혜택으로 보면 의사-국민 신뢰만 해쳐"

사진=게티이미지뱅크 

[메디게이트뉴스 이동재 인턴기자 경희의대 예1] 이재명 후보가 지난달 31일 공공의료 확충을 위해 제시한 의료 공약은 ▲70개 중진료권별 공공병원 확보 ▲지역·공공 필수 의료인력 양성 ▲지역 의료기관별 진료 협력체계 구축 ▲전국민 주치의 제도 도입 등으로 분류할 수 있다. 전체적으로 봤을 때 모든 공약들이 우리에게 반드시 필요한 듯 보이지만, 자세히 들여다보면 현 문재인 정부에서 추진했던 실속 없는 정책들이 똑같이 다수 들어있음을 쉽게 알 수 있다. 

우선 첫 번째로 공공병원의 확충이다. 우리나라 공공의료기관의 병상 수는 전체의 약 10%로, 민간의료의 천국이라고 할 수 있는 미국의 26%에 비해서도 낮은 수준이다. 하지만 이는 우리나라와 미국의 의료 환경을 고려하지 않고 수치적으로만 비교했을 때의 결론이다. 우리나라는 미국과 달리 국민건강보험을 통해 의료수가를 낮은 수준에서 통제하고 이를 통해 의료비 상승을 억제하고 있다. 시장에서 공급자가 자신이 원하는 수준이 아닌 국가에서 결정한 가격으로 의료서비스를 제공한다. 즉, 건강보험 제도를 통해 민간의료에 공공성을 강요하기 때문에 일반적인 영역에서 공공의료의 필요성은 매우 낮다고 생각한다.

코로나19 상황에서 중환자실 병상이 자주 부족해지는 일을 겪었고, 감염병과 같은 긴급재난 상황에서 공공의 역할이 중요함은 부인할 수 없다. 따라서 공공의료 중심으로 감염병을 관리·감독하는 것에 대해서는 필요성이 제기된다. 

두 번째로 공공 의료인력 양성의 핵심 내용은 국립 보건의료전문대학원의 신설과 공공의대 신설이 포함됐다. 또한 필수 진료과목 국가책임제, 지역필수의료 수가 가산제, 지역의사 및 간호사제 도입, 공공임상교수제도 등이 나타나 있다. 지난해 문재인 정부와 여당은 공공의료를 확충하기 위해 4년제 국립의학전문대학원 신설을 추진했다. 의료계는 이와 같은 공공의대 설립에 매우 강력하게 반발했고, 수많은 의료계 종사자들이 파업을 진행했다. 결국 지난해 9월 9.4 의정합의에서 ‘원점 재검토’에 정부와 의협이 동의하면서 갈등이 수면 아래로 내려갔다. 그러나 이재명 후보 측이 일방적으로 의정합의를 깨버린 것이다.
  
의료계 종사자들이 지난해 파업까지 감행했던 이유는 단순히 이 문제가 밥그릇 싸움이라서가 아니다. 이는 필수의료 인력, 소위 말하는 바이탈과에 왜 사람들이 없는지는 고려하지 않고 인력이 부족하니 사람을 그저 더 뽑으면 된다는 1차원적인 발상에서 나온 정책이기 때문이다. 지방에 의사가 부족한 것은 사실이며, 의료불평등은 존재한다. 그러나 애초에 지방에 의료 인프라가 부족하며 근무 환경조차 열악한데 그런 곳에 가서 일하고 싶은 의사가 과연 누가 있을까?

대책 없이 의대 증원만 한다면 결국 수도권 및 대도시 의사 과밀화만 낳을 것이다. 지역 의사 및 간호사로 발령을 받은 의료인들도 마찬가지로 결국 다시 수도권으로 일자리를 옮길 것이 뻔하다. 따라서 진정으로 지역간 의료불평등을 해소하려면 국가예산을 통해 지역에 병원을 신설한 다음 지속적으로 발생하는 적자를 국가가 지원하는 방식이 필요할 것이다. 

이와 함께 이재명 후보의 발언 중에서 눈에 띄는 것이 하나 존재하는데, 그것은 면허 '혜택'을 줬으니 책임을 져야한다는 것이다. 이 후보는 이 공약에 반발할 의료계 종사자들을 향해 “공동체 전체를 위해 특정인에게 특수한 권리를 부여하고 다른 사람들은 그런 권리를 제한했다. 그게 면허제도이고, 혜택을 주지 않았나. 대신 책임도 당연히 요구할 수 있다”라고 말했다. 

이 후보의 발언은 의사가 가진 면허의 의미를 잘못 이해한 것이다. 혜택을 국어사전에서 찾아보면 '은혜와 덕택'이라고 풀이한다. 면허는 정당한 권리이다. 누구에게도 은혜를 받은 것이 아니며, 정당한 자격이 있기 때문에 얻은 것이다. 쉽게 생각해서 우리가 운전면허를 따는 행위를 운전을 할 수 있는 혜택을 받은 것이 아니라 운전을 할 수 있는 권리를 취득하는 것이라고 하기 마련이다. 이 후보의 발언은 마치 의료계 종사자를 '혜택 받은' 일부 부르주아 계층으로 바라보게 하며 이러한 부르주아들의 이기심에 의해 국민들의 생명권이 위협받는다는 듯한 뉘앙스를 전달하고 있다.

이 후보를 비롯해 각 대선 후보들은 의사와 국민 사이의 신뢰를 해치지 말고 의료전문가들과 함께 의료현장에서 꼭 필요한 공약을 펼쳐주길 바란다. 

메디게이트뉴스 (news@medigate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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