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협 회장은 요즘 뭘 하느냐!"
과거 의사협회에서 몸담은 바 있는 임원이 추무진 회장에 대해 대뜸 이런 말부터 꺼냈다.
의협이 메르스 정국을 제대로 활용하지 못하고 있다는 이야기를 하고 싶었던 것으로 보인다.
24일 대한의사협회 추무진 회장은 대회원 서신문을 보냈다.
추무진 회장은 "협회는 메르스 사태 초기부터 전문가단체로서의 역할을 다하고, 국민과 회원들께 정확한 정보를 제공하기 위해 부단히 노력해 왔다"고 환기시켰다.
또 추무진 회장은 "의료인과 의료기관에 대한 보호대책과 지원책이 신속하고 분명하게 마련돼 현장에 적용될 수 있도록 해 줄 것을 정부, 국회 요로에 요청해 왔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추무진 회장은 "협회의 다각적인 노력에 힘입어 최근 복지부는 보건소가 방역 등 감염병 관리에 집중할 수 있도록 메르스 발생지역 보건소의 경우 만성질환 관리 등 일반진료 업무를 잠정 중단 또는 최소화한다는 방침을 밝힌 바 있다"고 밝혔다.
이어 추무진 회장은 "건강보험공단에서는 의료기관에 요양급여비용 일부를 우선 지급해 요양기관의 경영상 어려움을 해소하게 했고, 저금리로 요양기관에 운영자금을 대출해 주는 메디칼론을 시행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메르스 환자 발생·경유 의료기관 중 10% 이상 매출이 감소한 곳에 대해 경영 정상화에 소요되는 경비를 저금리로 지원하겠다는 방침이 발표됐고, 6월 종합소득세 신고 납부기한을 최대 9개월까지 연장하기로 했다는 점도 알렸다.
하지만 추무진 회장의 현실 인식과 현장과는 상당한 차이가 있다.
최근 서울시의사회는 서울시내 25개 보건소를 조사한 결과 21개 구에서 여전히 메르스 선별검사보다 고혈압, 당뇨 등 일반진료에 치중하고 있었다.
이 때문에 서울시의사회는 성명서를 통해 복지부의 말발이 안먹히고 있다고 꼬집기까지 했다.
메디칼론 역시 시중금리보다 오히려 높아 의사들의 분노를 사고 있는 게 현실이다.
전의총은 추무진 회장과 달리 정부가 메르스로 피해를 본 의료기관에 대해 고작 200억원을 대출하면서 생색을 내고 있다는 성명서까지 발표하며 성토하고 나섰다.
과거 의사협회 집행부에서 일한 바 있는 모 이사는 현 의협 집행부를 향해 '3무 집행부'라고 직격탄을 날렸다.
그는 "국민들에게 의료전문가집단의 역할을 제대로 인식시킬 수 있는 절호의 기회를 메르스가 만들어줬는데 의협이 전혀 살리지 못하고 있다"고 맹공격했다.
실제 네이버에서 추무진 회장을 검색하면 공중파나 조중동 등 메이저 언론에서 사라진지 꽤 된다.
대한의사협회는 최근 메르스 관련 기자브리핑을 했지만 공중파나 중앙 일간지에서는 거의 다루지 않았다.
지난 주 메르스 관련 기자회견을 열었지만 중앙 언론의 경우 거의 기사화되지 않은 게 현실이다.
돈 한푼 들이지 않고 수백억원의 홍보효과를 낼 수 있는 기회를 날려버린 셈이다.
메르스 사태에 대해 의사협회는 최고의 전문가집단이지만 협회 기자실에 상주하는 중앙 언론 기자는 단 한명도 없다.
기삿거리가 없으니 기자가 올 리가 없는 것이다.
그는 "국회, 행정부, 언론에서 현 집행부 임원이 아니라 전직 임원들을 찾고 있다"면서 "정부가 메르스 대응을 잘하고 있는지, 국민들이 어떻게 해야 하는지 발 빠르게 대처하고 있다는 느낌을 받을 수 없고, 컨트롤 타워가 있는지도 모르겠다"고 비판했다.
특히 그는 "이런 상황에서도 진료를 하다가 메르스에 감염된 삼성서울병원 펠로우인 35번 환자가 마치 잘못 처신한 것처럼 사과까지 하는 우를 범했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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