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입력시간 25.01.09 05:59최종 업데이트 25.01.09 09: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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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지도 적었던 김택우 후보는 어떻게 43대 의협 회장이 됐나

든든한 조력자 '박명하 전 회장·박단 위원장' 큰 도움…60% 압도적인 지지율로 당선

김택우 제43대 대한의사협회 회장 당선인.

[메디게이트뉴스 하경대 기자] 제43대 대한의사협회 회장 선거가 마무리됐다. 결과는 김택우 후보의 압도적인 승리다. 김 후보는 1만7007표를 얻어 60%가 넘는 지지를 받으며 의대증원 등 의료대란 사태를 풀어갈 차기 회장이 됐다. 

김택우 후보는 1964년생이며 경상의대를 졸업한 외과 전문의로 강원도의사회장과 전국광역시도의사회협의회장을 역임하고 있다. 앞서 지난 2월 의대증원 저지 의협 비대위원장을 맡으며 존재감을 드러냈다. 

이번 결선 투표 과정에서 처음부터 김택우 후보의 압도적 승리를 점치는 사람은 많지 않았다. 함께 결선에 오른 주수호 후보 역시 탄탄한 고정 지지층을 중심으로 지지세가 확실했기 때문이다. 

그러나 결과적으로 주 후보는 결선에 오르지 못한 타 후보 표를 크게 흡수하지 못하고 지난 42대 선거에 이어 이번에도 고배를 마셨다. 

주수호 후보는 어느 후보들 보다 고정 팬덤이 확실한 인물로 평가 받는다. 이는 지난 선거에서 최다 득표로 당선된 임현택 전 회장과 맥을 같이 한다. 
  
다만 다른 점이 있다면 주 후보는 고정 팬덤을 제외하곤 표 확장성 면에서 한계가 뚜렷했다. 실제로 1차 투표에선 1.4%p에 불과했던 1-2위 후보 표 차이는 결선에서 오히려 20.76%p로 크게 벌어졌다. 1차에 비해 9000표 가량 늘어난 김택우 후보에 비해 주수호 후보는 약 3000표 밖에 흡수하지 못했다. 

이는 주수호 후보의 치명적 단점인 '음주운전 이력'과 무관하지 않다는 평가가 지배적이다. 즉 전체 의사를 대표하는 의협 회장이 치명적 단점을 가진 인물이 될 수 있다는 점에 대다수 회원들이 거부감을 갖고 있었다는 것이다.

이는 42대(34.57%)와 43대(39.62%) 회장 선거 결선 투표에서 주수호 후보가 얻은 득표율이 비슷하다는 점에서 알 수 있다. 30% 중후반의 확고한 콘크리트 지지층은 있지만 음주 이력으로 인해 일반 회원들에게까지 표 확장이 어려웠다는 것이 두 번의 선거에서 드러난 셈이다.  

한 의료계 관계자는 "아직도 음주운전 이력을 문제 삼는 회원들이 많고 이들은 주 후보를 뽑기 꺼려한다"고 말했다. 

김택우 후보가 당선된 또 다른 이유론 그의 든든한 지원군이 꼽힌다. 바로 박명하 전 서울시의사회장이다. 박 전 회장은 이번 선거 유세 내내 김택우 후보와 함께 동행하며 '러닝메이트'를 자처했다. 

박명하 전 회장은 지난 42대 의협 회장 선거에서 16.83%(5669표)를 받았다. 결과적으로 김 후보는 박 전 회장의 표심을 다수 흡수한 것으로 보인다. 

박명하 전 회장은 서울시의사회장과 의협 비대위원장 등을 역임한 잔뼈 굵은 의료계 인사로 지역 내 인지도 역시 상당하다. 그는 회원 수가 가장 많은 서울 지역 지지 기반을 갖고 있는데, 특히 김택우 후보와는 의료대란 사태 초기에 나란히 면허 정지 3개월 처분을 받은 기묘한 인연이 있다. 

한 시도의사회장은 "김택우 후보와 박명하 전 회장의 연대가 긍정적 시너지를 발휘했다"며 "김 후보가 지난 선거 당시 박명하 회장 지지층을 무난히 확보한 것으로 보인다"고 평가했다. 

무엇보다 사태 당사자인 '전공의가 지지하는 후보'라는 점 역시 김택우 후보에게 매우 유리한 이점으로 작용했다. 

김 후보는 지난 3월 의협 비대위원장 시절 부터 대한전공의협의회 박단 비상대책위원장과 긴밀히 협의해 왔으며, 이번 선거에서도 박 위원장은 김택우 후보를 지지한 것으로 알려졌다. 

결국 이번 선거 자체가 박단 위원장과 마찰을 빚어온 임현택 전 회장의 탄핵으로 인한 선거였다는 점에서 현 시점에서 전공의 대표와 가장 원활히 소통하는 후보에게 의료계 민심이 향한 것이다. 이는 김택우 후보 당선으로 인해 향후 박단 위원장이 사태 해결에 전면에 나서게 될 것인지에 대해서도 여러 관심이 쏠리는 이유다. 

김택우 후보 지지자인 의료계 관계자는 "의대생, 전공의들의 희생으로 인해 사태가 지금까지 왔다. 이 사태를 해결하려면 당사자의 목소리가 가장 중요하고 현 시점에서 젊은의사들과 가장 원만히 소통할 수 있는 인물은 김택우 당선인밖에 없다"고 말했다.  
 

하경대 기자 (kdha@medigate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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