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입력시간 19.08.25 07:29최종 업데이트 19.08.25 07: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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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양한 '라이프로그'로 맞춤형 건강관리 서비스 제공하는 라이프케어산업

ICT 기반의 홈케어 서비스 등 민간 연계 시범사업으로 산업 육성해야

사진: 게티이미지뱅크.

[메디게이트뉴스 정다연 기자] 한국보건산업진흥원이 19일 발행한 '라이프케어산업 기반통계 생산 및 지원' 보고서에 따르면, 라이프케어 산업이 차세대 산업으로 세계 시장에서 급격히 떠오르고 있다. 라이프케어 산업은 디지털 헬스케어 기술의 발전으로 기존에 병원을 위주로 이뤄지던 헬스케어의 영역이 일상으로까지 확장되면서 발전한 관련 산업이다.

그 중 건강관리 서비스는 라이프케어 산업의 일환으로 건강한 인구집단과 질병이 있는 인구집단 모두를 포괄해 건강을 통한 삶의 질을 향상시킬 수 있는 재화와 서비스를 제공하는 것을 목적으로 한다. 즉, 건강관리 서비스는 사람의 생애주기에 맞춰 삶의 질을 제고하기 위해 식생활, 신체활동, 정서적 활동 등 생활영역에서 건강 증진 및 질병 예방을 목적으로 재화와 서비스를 제공하는 산업인 셈이다.

한국보건산업진흥원 보고서를 통해 미국, 유럽, 일본 등 해외에서는 라이프케어 산업이 얼마나 발전했고 어떤 정책이 뒷받침 되고 있는지 분석하고, 우리나라 라이프케어 산업의 발전을 더디게 하는 요소와 향후 라이프케어 산업의 전망 및 전략 과제를 살펴봤다.
 
자료: 글로벌 인공지능 시장 규모. Statista 2018. 한국보건산업진흥원 제공.

일상에서 데이터 수집하는 건강관리 서비스 기술 지속적으로 성장 추세

해외의 건강관리 서비스 관련 기술로는 크게 웨어러블 기기, 빅데이터, 인공지능 기술로 구분할 수 있다. 웨어러블 기기 시장은 다소 위축됐으나 새로운 센서 개발로 데이터 범위가 확대되면 경쟁력이 생길 것이라는 예측이 나왔다. 미국을 중심으로 고성장을 보이는 빅데이터 기술로 특히 의료 사물인터넷 기술이 발전하고, 제약사·보험사와 연계된 인공지능 기술도 확대될 것이라는 전망이 나왔다.

한국보건산업진흥원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 10여 년간 다양한 웨어러블 기기 제품이 출시돼 디지털 헬스케어 시장을 견인했으나 최근 급격한 하락세를 보이고 있다. 스마트폰의 보급 이후 블루투스를 기반으로 신체에 착용가능한 형태의 웨어러블 기기가 급속도로 확산됐으나 사용자들의 낮은 유지율과 후속센서가 새롭게 등장하지 못해 최근 시장이 위축되고 있다는 것이다.

보고서는 새로운 센서를 개발해 측정 데이터의 범위를 확대하거나 소프트웨어와 연계를 기반으로 행동변화를 유도할 수 있는 제품이 경쟁력을 확보할 수 있다는 전망을 제시했다.

보고서는 빅데이터 시장 동향에 대해 미국을 중심으로 전세계 헬스케어 분야 빅데이터 시장이 급속도로 성장하고 있다고 밝혔다. 특히, 미국 정부가 주도하는 빅데이터 관련 법안인 'HITECH Act, Affordable Care Act'의 영향으로 디지털 헬스케어 시장에서 빅데이터가 가장 큰 성장 동력으로 작용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보고서에 따르면, 미국의 빅데이터 시장은 2015년부터 2019년까지 연 평균 42% 고성장으로 전 세계 시장의 약 63%를 점유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보고서는 빅데이터 생성뿐 아니라 빅데이터의 연결·공유기술의 중요성이 커지면서, 최근 의료 사물인터넷 기술이 특화돼 발전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이는 유전체 데이터와 라이프로그의 측정이 가능해지면서 빅데이터 분석으로 'Real World Evidence'를 확보할 수 있는 기반이 마련됐기 때문이다. 보고서는 데이터 수입과 활용 장소가 병원 내세어 바깥으로 확장되며서 데이터의 통합, 공유, 분석, 활용에 대한 폭이 확장될 것으로 내다봤다.

인공지능 기반 헬스케어 산업 규모도 급격하게 커지고 있다. 보고서는 전세계 인공지능 시장의 규모가 약 25배 성장할 것으로 내다봤다. IBM, 딥마인드 등 세계적인 IT 기업들의 의료인공지능 개발 투자 규모는 커지고 있고 기존 헬스케어 시장에서 빅플레이어인 제약사·보험회사와 함께 인공지능 기술 협력도 늘려가는 추세라고 덧붙였다.

미국·일본·유럽·중국 신산업 위한 법적 기반 다지고 예산 투자

라이프케어산업과 관련해 세계 각국은 빅데이터, 인공지능 기술, 건강관리 서비스를 위해 어떤 정책을 가지고 있을까. 보고서에 따르면, 미국은 빅데이터 정책으로 국립보건원(NIH)이 정밀의료 계획에서 헬스케어 데이터 구축 및 활용에 대한 국가의 방향성과 비전을 제시했다. 또 'All of US' 리서치 프로그램과 블루버튼 계획을 확대하면서 동시에 'Sync for Science(S4S)' 프로젝트를 시행하고 있다.

유럽연합은 빅데이터 정책으로 유럽 인구 중 3억명 가량의 의료정보 'OHDSI'를 기반으로 한 플랫폼 구축 공동데이터모델로 '에덴 프로젝트'를 추진하고 있다. 또 일본은 의료분야 연구 개발을 위한 차세대 의료기반법을 공표하고 헬스케어 데이터 활용을 위한 3대 패러다임 전환으로 데이터 창조, 데이터 통합, 안전하고 열려있는 이용 등을 제안했다.

보고서에 따르면, 인공지능 기술과 관련해 미국은 백악관 중심의 범정부차원에서 BRAIN 계획 정책을 수립해 인간의 뇌를 중심으로 하는 체계적인 인공지능 기술개발을 통한 원천기술 확보에 투자하고 있다. 유럽은 인공지능 관련 기술 발전을 대기하기 위해 EU에서 'Human Brain Project'를 추진해 인간 뇌연구 프로젝트에 약 10억 유로를 투입해 인공지능 관련 기술 발전을 대비하고 있다.

일본은 총무성에서 인공지능 관련 연구회를 출범해 인공지능 관련 기술 전망 및 국가경쟁력 강화 대책을 마련하고 있으며 연간 1.7억 미국 달러 규모의 국가 투자를 진행하고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 중국은 국가발전개혁위원회가 '인터넷 플러스' AI 3년 실행계획을 수립해 인공지능 원천기술을 차세대 성장으로 키우는 중이다.

보고서에 따르면, 미국은 건강관리서비스 관련 정책으로 메디케어 인구집단을 대상으로 하는 당뇨병 예방 프로그램의 수가화 정책을 추진하고 있다. 이는 당뇨병 유병율이 높은 미국의 의료비 절감을 유도한다. 일본은 특별건강검진 및 건강관리권고안을 통해 기업의 임직원을 대상으로 건강검진 유도 및 대사증후군 예방 프로그램을 제공하도록 하고 있다. 이는 기업이 건강관리에 비용을 투입하도록 유도하는 정책이다.

보고서는 중국의 경우에 원격진료 서비스 등 모바일을 기반으로 하는 의료서비스에 대한 규제가 없어 관련 시장이 폭발적으로 성장하고 있다고 밝혔다. 새로운 시장이 중국의 부족한 오프라인 의료 인프라를 대체하는 역할도 하고 있다고 짚었다.
 
자료: 다양한 웨어러블 기기. 한국보건산업진흥원 제공.

국내 건강관리 서비스 산업 활성화가 어려운 이유는

국내 건강관리 서비스가 활성화 되지 못하는 원인으로 건강관리 서비스에 대한 불명확한 개념, 정부 주도 보험체계 아래서 민간시장 부재 신의료기술 규제, 공급자 중심 서비스 기획, 의료행위·의료기기 법적 정의에 따른 제한이 꼽혔다.

보고서는 건강관리 서비스에 대한 범주가 명확하게 정립되지 못한 것이 국내 헬스케어 시장이 확장하는 데 어려움을 겪는 이유라고 지적했다. 특히 정부기관이 공공보건정책 차원에서 제공하는 건강관리 서비스가 대부분이기 때문에 건강관리 서비스의 산업화가 활발하게 성장하지 못하고 있다고 봤다.

민간시장이 부재하다는 점도 한계점으로 꼽혔다. 보고서는 국내 헬스케어 시장이 정부 주도의 보험체계 하에 형성돼 있어 관련된 민간 시장이 형성되기 어렵다고 짚었다.

보고서는 신의료기술의 규제도 경쟁력을 떨어트린다고 봤다. 신의료 기술은 건강관리 서비스 산업이 발전할 수 있는 핵심 영역이지만 식약처 인증, 신의료 기술 평가를 받는 과정에서 많은 시간이 소요돼 경쟁력을 떨어트린다고 봤다. 또 관련 기준을 만족해 시장에 출시될 수 있는 조건을 만족해도 건강보험공단으로부터 수가를 책정받지 못하면 의료현장에서 활용하기 어려운 측면이 있다고 지적했다.

보고서는 건강관리서비스 분야에서 제공되는 서비스가 의료 공급자 입장에서 기획돼 소비자의 수요를 잘 반영하지 못한다고 봤다. 보고서는 민간시장 활성화를 위해 소비자 입장에서 제품의 질을 담보한 민간 제품들이 개발될 수 있도록 이 제품들이 국가 보건 정책에 활용되는 기회를 늘려야 한다고 강조했다.

국내건강관리서비스 규제와 관련해 빅데이터·헬스케어 서비스의 실용성을 높이기 위한 시범사업 등 지원, 라이프케어산업 분야의 서비스 가능 범위에 대한 법적 해석, 시장 소비자 형성을 위한 민간 서비스 육성 등이 필요하다는 의견도 제시됐다.

보고서는 건강관리서비스에 대해서는 질환별 건강관리에 필요한 플랫폼이나 서비스를 구축하는 형태의 과제가 많았지만 실제 시장에서 살아남은 서비스가 많지 않다면서 민간 서비스를 실증하고 공공보건 정책에 활용할 수 있는 시범 사업과 적용성 평가 등 지원이 필요해 보인다고 덧붙였다.

보고서는 국내 의료법상 '의료행위'와 의료기기법상 '의료기기' 정의가 포괄적이라는 점에 대해서도 지적했다. 이에 따르면, 라이프케어산업의 한 분야인 생활습관 관련 건강관리 서비스 분야의 경우에 '질병을 예방할 목적으로 사용되는 제품군'에 속하다보니 의료기기로서 식약처 승인 여부에 대한 해석이 어렵고, 의료법에 따라 건강관리서비스 주체가 비의료인으로 제한된다고 밝혔다.

보고서는 라이프케어 산업이 성장하기 위해서는 국가의 보건정책을 위한 공공서비스와 시장성을 평가할 수 있는 민간서비스가 구분돼 육성할 필요가 있다고 봤다. 라이프케어 산업이 정부 주도 서비스로 이뤄지면서 민간 시장에서 소비자가 형성되지 않고 수요가 만들어져도 성장 기반을 구축하기에 부족하다는 것이다. 

개인 맞춤형 치료·산업 경쟁력 확보·일자리 창출 등 기대효과

건강관리서비스 산업의 전망으로는 다양한 형태의 라이프로그(life log, 개인의 일상을 스마트 기기로 기록하는 것)가 수집 가능하고 맞춤형 건강관리 서비스 시장이 확대될 것이라는 의견이 제시됐다. 이와 관련된 고부가가치 산업을 활성화하면 세계 시장에서 경쟁력을 갖추고 국가적 의료비도 절감하고 보건의료의 질도 향상할 수 있다는 기대 효과도 제시됐다.

보고서는 새로운 센서가 출시되고 빅데이터 분석 기술이 발전하면서 새로운 형태의 라이프로그를 수집할 수 있을 것으로 내다봤다. 그 예로 음성인식과 텍스트 분석 기술의 발전이 꼽혔다. 이에 따라 라이프로그의 종류와 양이 많아질수록 보다 정확한 질병 예측과 맞춤형 케어가 확대되고 관련 산업도 확대될 수 있다.

보고서는 유전체 정보 기반의 정밀의료 시장의 성장으로 유전체 정보·임상정보·라이프로그를 통합 분석해 개인에게 가장 최적화된 건강관리 서비스를 제공 가능해진다고 설명했다. 보고서는 보험사와 제약사가 라이프케어산업의 강력한 수요자로 떠오르고 있다는 점을 들어 보험 및 제약분야로 관련 산업 영역이 확장될 가능성이 있다고 덧붙였다.

건강관리 서비스 산업은 전략적인 질병 예방, 빅데이터·인공지능·맞춤형 개인 건강서비스 등 고부가가치 산업 경쟁력 확보, 일자리 창출 등의 기대효과가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보고서는 초고령사회의 만성질환 관리 비용을 줄여 국가 의료비 절감 효과를 기대할 수 있고, 민간 시장에서 산업의 활성화로 기술이 향상되면 국가 보건정책에 활용도도 높아지고 양질의 서비스로 효과적인 질병 예방 정책을 펼칠 수 있을 것이라고 기대했다.

보고서는 빅데이터, 인공지능, 맞춤형 개인 건강서비스 등과 관련 기술이 세계적 투자를 받는 유망 분야인 만큼, 기술 수준을 향상해 세계 시장에서 경쟁력을 갖출 수 있을 것으로 봤다. 또 신기술에 기반한 산업인 만큼 산업육성 과정에서 인력 수요가 늘어나 일자리를 창출할 수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보고서는 라이프케어 산업 활성화를 위한 전략으로 초기 시장 형성을 위해 정부의 보건산업과 접목해 산업 육성에 초점을 맞추는 방향을 제안했다. 일상에서 건강군봐 위험군·질병군을 나눠 건강관리 서비스가 가능한 방향으로 전략 과제를 구성하고, 보건복지부에서 진행 중인 사업의 고도화를 통해 기존 보건 사업의 연속성을 기반으로 해야 한다는 내용을 담았다.

보고서는 한국형 당뇨병 예방 사업의 모바일 플랫폼 확장을 내용으로 하는 홈케어를 위한 모바일 홈케어 플랫폼 구축 등을 내용으로 하는 'ICT 기반 홈케어'등 7개 라이프케어 산업 육성 과제를 제시했다.

보고서는 홈케어 서비스가 시공간 제약이 큰 만큼 방문 빈도나 서비스의 질에 한계가 있다는 점을 들어 홈케어 당사자들이 함께 이용할 수 있는 ICT 기반의 홈케어 서비스 모델을 구축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대면 홈케어를 진행하는 간호사와 비대면 홈케어를 진행하는 영양사, 홈케어 전략을 수립하고 임상적 치료 방향을결정하는 의료진, 홈케어를 받는 환자·보호자 모두 활용할 수 있는 모바일 홈케어 플랫폼이 구축돼야 한다는 것이다.

보고서는 이러한 추진으로 ICT 기반의 홈케어 서비스가 임상적 치료 전략을 재가 관리까지 포함해 환자들의 질병 회복 및 관리 수준을 높일 수 있다고 내다봤다. 또 데이터 연동으로 서비스 공급자의 효율성도 증대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나머지 6개 전략 과제는 산후 체중 관리, 당뇨병 예방 사업 고도화, 건강한 다이어트, 건강친화 기업 인증, 보건소 모바일 헬스케어 사업 고도화, 통합 만성질환 관리 사업 고도화 등이다.

정다연 기자 (dyjeong@medigate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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