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디게이트뉴스 임솔 기자] 보건복지부가 지난해 실시한 의료기관 안전대진단에서 병원 2174곳이 자체점검을 통해 스스로 '안전한 병원'이라고 진단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번에 화재가 발생해 사망자 39명 등 191명의 사상자를 낸 밀양 세종병원도 자체점검에서 안전 기준을 통과했다고 제출한 곳이었다.
권미혁 더불어민주당(비례대표) 의원은 “복지부가 2016년과 2017년에 실시한 의료기관 안전대진단 결과를 점검해 보니, 형식적 점검에 그친 측면이 많았다”고 1일 밝혔다.
권 의원이 복지부로부터 제출받은 ‘의료기관 안전대진단 추진계획 및 결과 보고서’에 따르면, 의료기관 안전 대진단은 2016년 2285개소, 2017년 3618개소를 대상으로 실시했다. 이중 전문가와 공무원 등이 현장에 함께 점검하는 민관합동점검은 2016년 87개소, 2017년 1420개소에 그쳤다. 나머지는 병원 자체적으로 실시한 자체점검이었다.
최근 자체점검 사례를 보면 2016년 1881개소(82%), 2017년엔 2174개소(60%)에 달했다. 자체점검은 시설 관리주체가 점검표에 ‘O·X’ 표시를 한 다음 제출하면 검사가 마무리된다. 병원이 임의로 'O'를 적어 제출하면 안전한 병원으로 인정받는 셈이다.
정부는 2014년 세월호 참사를 계기로 대형재난을 막자는 취지로 2015년부터 매년 국가안전대진단을 실시하고 있다. 이에 따라 복지부는 복지시설과 의료기관 등에 점검계획을 수립해 안전대진단을 실시해 왔다. 하지만 자체점검은 실효성이 없는 것으로 드러났다.
권 의원은 “자체점검은 내실 있는 점검을 기대하기 어렵다”라며 “이번에 화재가 발생한 밀양 세종요양병원도 지난 3년간 건축주가 자체점검을 실시한 곳”이라고 말했다. 권 의원은“안전관리점검표를 보면 대피전담 의료인력 편성 여부, 정전사태 대비 점검 사항 등이 다 들어있다”라며 “하지만 세종병원 사례에서 보면 제대로 점검하지 않는 것을 알 수 있다”고 말했다.
권 의원은 “형식적인 점검이 아니라 중소병원 등에 대한 현장조사 강화 등 안전진단을 제대로 하고 철저한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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