난소암 최초의 FRα 타깃 ADC…기존 비백금계열 항암화학요법 대비 유의하게 전체 생존기간 개선
사진: (왼쪽부터) 고대구로병원 산부인과 이재관 교수와 세브란스병원 산부인과 이정윤 교수.
[메디게이트뉴스 박도영 기자] 난소암 환자의 약 70%는 치료에 반응하더라도 재발하며, 재발이 반복될수록 무진행 생존기간(PFS)은 점점 짧아지고 백금계 약물에 내성이 생긴다. 백금저항성난소암은 백금민감성에 비해 예후가 더 나쁘고 생존 기간도 짧은 것으로 알려져 있다. 기존 표준요법은 비백금기반 항암화학요법으로, 반응률이 낮고 생존 개선 효과도 높지 않아 임상적 이점이 크지 않았다. 여러 연구에도 백금저항성난소암의 치료 환경에는 큰 변화가 없었으며, 지난 20여년간 난소암의 5년 상대 생존율은 단 5.6% 증가하는데 그쳤다. 그러나 10년 만에 새로운 기전의 신약이 등장하면서 처음으로 백금저항성난소암 환자에서 통계적으로 유의미한 전체 생존기간(OS) 개선을 보였다.
한국애브비가 28일 백금저항성난소암 항체약물접합체(ADC) 치료제 '엘라히어(성분명 미르베툭시맙 소라브탄신)'의 국내 허가를 기념한 기자간담회를 열었다. 이날 간담회에서는 국내 난소암 치료 환경과 엘라히어의 임상적 가치, 그리고 효과적인 치료 전략 수립을 위한 바이오마커 동반진단 검사의 중요성에 대한 최신 지견을 공유했다.
엘라히어는 엽산 수용체 알파(FRα) 양성인 난소암 치료에 최초로(first-in-class) 승인된 ADC다. 이전에 한 가지에서 세 가지의 전신 요법을 받은 적이 있고, FRα 양성이면서 백금기반 화학요법에 저항성이 있는 고등급 장액성 상피성 난소암, 난관암 또는 원발성 복막암 성인 환자에서 단독요법으로 지난해 12월 적응증을 허가 받았다.
20%는 초기 치료 후 6개월 이내 재발…FRα 바이오마커로 난소암에서도 정밀의학 기반 치료 환경 마련
고대구로병원 산부인과 이재관 교수는 첫번째 연자로 나서 ‘국내 난소암 치료의 미충족 수요와 FRα 바이오마커의 임상적 의미’에 대해 발표했다.
난소암은 난소, 나팔관, 복막 등에 발생하는 악성 종양으로, \국내 발생률이 꾸준히 증가하고 있다. 특별한 초기 증상이 없고 조기 검진법이 없어 70% 이상이 진행성 난소암으로 진단된다. 이로 인해 유방암, 자궁체부암 등 다른 여성암과 비교해 5년 상대 생존율이 약 30%p 낮을 정도로 예후가 불량하다. 게다가 수술과 백금기반 항암화학요법 중심의 1차 치료를 받아도 환자의 5명중 1명은 초기 치료 후 6개월 이내 재발해 백금저항성난소암으로 발전한다. 해당 환자들은 치료 옵션이 제한적인데다 반복된 선행 치료로 전신 상태가 약화된 경우가 많아 평균 기대 여명이 1년을 넘기기 어려웠다.
이재관 교수는 "난소암은 치료를 반복할수록 백금계 약물에 내성이 발생하며, 재발 환자의 대부분은 결국 어느 시점에 백금저항성난소암으로 진행하게 된다. 이로 인한 환자들의 정서적인 부담도 큰 반면, 기존 표준요법은 생존 개선의 통계적 유의성을 보이지 못해 임상적 이점이 제한적인 수준에 머물렀다"고 설명했다.
이어 그는 "이러한 진단과 치료의 어려움에도 백금저항성난소암 치료 환경은 큰 변화가 없었고, 항암 신약이나 신뢰할 수 있는 바이오마커의 등장도 더뎠다. 하지만 최근 FRα 바이오마커 기반의 연구를 통해 난소암에서도 정밀의학을 기반으로 한 새로운 치료 환경이 마련됐다"고 덧붙였다.
FRα는 종양 발생 과정에 관여하는 단백질로, 정상 조직에서 거의 발현되지 않지만 암세포, 특히 난소암에서 높게 발현되는 특성을 보인다. 로슈진단의 면역조직화학(IHC) 기반 동반진단검사(VENTANA FOLR1 (FOLR1-2.1) RxDx Assay)를 통해 종양 세포의 75% 이상에서 막 염색 강도가 2+ 이상으로 확인된 경우를 FRα 양성(고발현)으로 판정한다.
이재관 교수는 "전체 난소암 환자의 약 35~40%가 FRα 양성으로 추정되며, FRα 바이오마커의 발현은 진단부터 재발까지 비교적 안정적으로 유지되는 경향이 있다. 따라서 난소암 진단 과정에서 동반진단검사를 진행함으로써 FRα 양성 여부를 미리 확인한다면, 백금저항성난소암으로 발전 시 신속하게 FRα 타깃 ADC 치료제인 엘라히어로 효과적인 후속 치료를 이어갈 수 있을 것이다"면서 "종양 이질성에 따라 이전 FRα 검사에서 음성이었던 경우라도, 재발하여 FRα 양성으로 변화할 수 있으므로 치료 대안이 없는 환자라면 재검사를 시행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말했다.
엘라히어, 백금저항성난소암 영역에서 처음으로 통계적으로 유의미한 전체 생존 개선 확인
이어진 강의에서 MIRASOL 연구에 참여한 세브란스병원 산부인과 이정윤 교수가 '백금저항성난소암 치료의 새로운 전환점: 엘라히어의 임상적 성과와 가치'를 주제로, 글로벌 3상 임상연구를 통해 확인한 엘라히어의 치료 혜택을 조명했다.
엘라히어는 허가의 기반이 된 'MIRASOL' 연구를 통해 FRα 양성이며 이전에 최대 3가지 치료 경험이 있는 백금저항성난소암 환자를 대상으로 단독요법(n=227)으로 치료 시, 비(非) 백금 항암화학요법(n=226) 대비 질병 진행 또는 사망 위험을 35% 낮출 수 있음을 확인했다. 무진행 생존기간 중앙값 역시 엘라히어 치료군은 5.62개월로, 대조군의 3.98개월 대비 개선된 결과를 보였다. 엘라히어 치료군과 대조군간의 전체생존곡선 비교에서 엘라히어 치료군에서 일관되게 좋은 결과를 보였다. 엘라히어 치료군의 전체 생존기간 중앙값은 16.46개월로, 대조군의 12.75개월보다 높게 나타났으며 사망 위험은 33% 감소했다.
안전성 프로파일 측면에서 엘라히어 단독요법군에서 이상사례 대부분(88%) 저등급이며, 관리 가능한 수준으로 확인됐다. 또한 대조군 대비 낮은 ▲3등급 이상 이상사례(41.7% vs 54.1%) ▲중대한 이상사례(23.9% vs 32.9%) ▲이상사례로 인한 치료 중단율(9.2% vs 15.9%)을 보였다.
이러한 임상적 유용성을 바탕으로 미국 종합암네트워크(NCCN) 가이드라인은 엘라히어를 FRα 양성 백금저항성난소암 치료에서 선호요법(preferred regimen)이자 카테고리 1(Category 1)으로 권고하고 있다. 국내 대한부인종양학회 역시 가이드라인을 통해 가장 높은 근거 수준(Level I)과 권고 등급(Grade A)으로 엘라히어를 권고 중이다.
이정윤 교수는 "엘라히어는 임상 현장의 미충족 수요가 매우 컸던 백금저항성난소암에서 주요 임상 지표를 통해 임상적 유용성을 확인했다. 특히 통계적으로 유의미한 전체 생존기간 개선을 처음으로 확인했다는 점에서 이번 허가의 의미가 매우 크다"면서 "엘라히어 치료군의 객관적 반응률은 42.3%로 대조군(15.9%) 대비 유의하게 높았는데, 이는 기존 치료에서 충분한 반응을 기대하기 어려웠던 환자들에게도 더 나은 예후에 대한 가능성을 제시한다는 점에서 임상적 의미를 더한다"고 설명했다.
또한 그는 "엘라히어는 FRα 수용체에 선택적으로 결합해 세포독성 물질을 암세포 내부로 전달하고 주변 암세포까지 제거하는 기전을 기반으로 강력한 항암 효과를 발휘하는 ADC 치료제다"면서 "바이오마커 기반의 치료 전략이 적용되는 만큼 향후 더 정교한 환자 맞춤 치료가 가능해질 것으로 예상한다. 기존 치료제의 한계를 넘어선 엘라히어의 임상 혜택을 통해 국내 백금저항성난소암 환자의 생존 개선에도 기여할 것으로 기대한다"고 강조했다.
한국애브비 강소영 대표이사는 "이번 엘라히어의 허가를 통해 오랫동안 효과적인 치료 옵션을 기다려온 국내 백금저항성난소암 환자와 그 가족들에게 새로운 희망을 전할 수 있게 돼 매우 뜻깊게 생각한다"면서 "한국애브비는 진단과 치료가 어려운 난소암을 비롯한, 다양한 암 영역에서 지속적인 연구개발을 통해 국내 치료 환경 개선에 기여하고, 환자들에게 삶의 희망을 제공하기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