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디게이트뉴스 박도영 기자] 코로나19(COVID-19) 환자에서 나타나는 우울한 기분이나 불안감은 바이러스가 중추신경계에 영향을 미친다는 징후일 수 있다는 연구결과가 나왔다. 두 가지 심리적 증상은 숨가쁨이나 기침, 열과 같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의 더 심각한 지표보다 냄새와 맛 상실과 밀접한 관련이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16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미국 신시내티의대(University of Cincinnati College of Medicine) 아흐마드 세다갓(Ahmad Sedaghat) 교수팀은 최근 이같은 내용을 미국이비인후과학회지(The Laryngoscope)에 발표했다.
세다갓 교수는 "이환율이나 사망률을 나타내는 증상들 중 코로나19 환자가 얼마나 우울하거나 불안해하는지와 관련 있는 증상은 없었다"면서 "우울감 및 불안감과 관련 있는 유일한 코로나19 요소는 환자들의 후각 및 미각 상실의 심각함이었다. 이는 예상치 못한 충격적인 결과다"고 말했다.
세다갓 교수팀은 스위스 아라우 국립병원(Kantonsspital Aarau)에서 6주간 코로나19 진단을 받은 환자 114명을 대상으로 전향적 횡단면 전화 설문조사 연구를 수행했다. 또한 코로나19를 앓는 동안 후각 및 미각 상실, 코막힘, 과도한 점액 생성, 열 기침, 호흡곤란 등에 대한 중증도를 평가했다.
연구 등록 시점에서 참가자의 47.4%가 매주 최소한 며칠씩 우울한 기분을 느꼈고, 21.1%는 거의 매일 우울한 기분을 느꼈다고 보고했다. 중증도 관점에서 참가자의 44.7%는 경미한 불안을 나타냈고, 10.5%에서는 심각한 불안감을 호소했다.
세다갓 교수는 "잠재적으로 가장 덜 걱정되는 코로나19의 증상들이 가장 큰 심리적 고통을 일으킨다는 점은 예상치 못한 발견이었다"면서 "이번 연구 결과는 우울한 기분이나 불안과 같은 형태의 심리적 고통이 코로나19를 유발하는 바이러스인 SARS-CoV-2가 중추신경계에 침투한다는 것을 시사한다"고 설명했다.
세다갓 교수는 "연구자들은 오랫동안 후삭(olfactory tract)이 코로나바이러스가 중추신경계에 들어가는 주요 방법이라 생각해왔다"면서 "2002년 11월 중국에서 처음 발생해 29개국으로 확산된 중증급성호흡기증후군(SARS)가 이를 증명했다. 이 바이러스의 마우스 모델을 사용한 연구에 따르면 후삭 즉, 코에서 뇌로 냄새를 전달하는 경로가 바이러스가 중추신경계로 들어가는 경로였고, 뇌 감염으로 나타났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우울한 기분과 불안과 같은 심리적 고통의 증상들이 만약 환자의 후각이 얼마나 떨어졌는지와만 관련있다면, 이는 중추신경계 증상이다"면서 "이는 바이러스가 후각 뉴런을 감염시켜 후각을 감소시킨 후 후삭을 이용해 중추신경증상으로 들어간다는 것을 나타낼지도 모른다"고 덧붙였다.
발작이나 정신상태 변화 등 코로나19의 드물지만 심각한 중추신경계 증상에 대해서는 설명돼 왔지만, 우울한 기분과 불안도 더 흔하지만 가벼운 코로나19 중추신경계 증상일 수 있다는 것이다.
세다갓 교수는 "후각과 관련된 우울한 기분과 불안 유병률에 근거했을 때 우리가 생각하는 것보다 더 많은 중추신경계 바이러스 침투가 있을 수 있으며 이는 바이러스가 중추신경계와 어떻게 상호작용할 수 있는지 살펴보는 향후 연구를 위한 실질적인 문을 열어준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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