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입력시간 18.04.25 15:04최종 업데이트 18.04.25 15: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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항생제 가감지급사업 효과 미미, 절대평가로 바꾼다

심평원 2018년도 상반기 진료분부터 실시, 가감산 확대

사진 : 게티이미지뱅크

[메디게이트뉴스 황재희 기자] 건강보험심사평가원 심사평가연구소가 2018년도 상반기 진료분부터 항생제 처방 가감지급사업을 기존 상대평가에서 절대평가로 전환한다고 25일 밝혔다. 심평원 심사평가연구소는 '외래 약제 적정성평가 가감지급사업 개선방안' 연구 결과를 공개하고, 이와 같이 안내했다.
 
정부가 시행하는 외래 약제 적정성평가 가감지급사업은 외래 약제 3개 항목인 급성상기도감염 항생제 처방률과 주사제 처방률, 6품목 이상 의약품 처방률의 평가 결과에 따라 진료비를 가산하거나 감산해 지급하는 것을 말한다.

정부는 우리나라 항생제 처방률이 높다고 판단하고, 지난 2014년부터 의원들의 약제 처방행태를 변화하기 위해 해당 사업을 시작했다. 항생제 내성이 국민의 건강을 심각하게 위협하고, 항생제 처방률 감소세도 둔화되는 양상을 보이자 항생제 처방에 대한 개선방안을 마련한 것이다. 심평원 심사평가연구소가 공개한 이번 연구결과 또한 항생제 처방률 가감지급사업의 실효성 강화에 따라 실시된 바 있다.
 
연구 결과에 따르면, 2012년 7월부터 2014년 6월까지 월별 항생제 처방률은 평균 약 44.3%였다. 2014년 7월 가감지급사업 시행 후 항생제 처방률이 2014년 9월 39.7%까지 떨어졌으나 이내 40% 초중반으로 회귀했다.
 

심사평가연구소는 "만약 가감지급사업이 현행대로 유지되는 경우 급성상기도감염 항생제 처방률은 2019년 평균 38%로 예측돼 '국가항생제내성관리대책'의 2020년 목표 처방률인 22.1%를 크게 상회할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이와 같은 결과를 심사평가연구소는 평가 방식에 있다고 판단했다. 이들은 "그동안 가감지급사업은 상대평가로 시행돼 평가대상인 의료기관이 평가결과 가산이나 감산의 대상이 되는지 예측할 수 없었다"며 "더불어 가감 지급액 규모도 의원의 항생제 처방행태 변화를 위한 동기부여가 되기에는 미미한 수준이었다"고 말했다.
 
실제로 2016년 상반기 사업 결과 평균 가산액이 월 3만 2000원이었으며, 감산 평균액은 월 6만 2000원이었다. 가감지급 대상 기관도 전체 의원 중 1.5%에 불과했다.
 
심사평가연구소는 "무작위 층화표본 추출로 1000명의 의원을 선정해 우편 설문(응답률 20.2%)을 실시한 결과, 의원의 27.2%가 기존 가감지급사업이 처방행태에 영향을 주지 않는다고 답했다"며 "영향을 주지 않는 이유로 10.7%가 금전적인 이득이나 손해가 미미하다고 응답했다. 가감지급액이 의원에게 영향을 미칠만한 것이 아니었다는 것을 반증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미국의 연방보험 메디케어인 CMS와 정치·경제·교육·보건 분야의 정책 연구를 하는 미국의 대표적인 싱크탱크인 랜드(RAND)연구소는 항생제 가감지급사업의 성공을 위해서는 다음과 같이 권고한다. 사업 모형 설계 시 사전에 정의된 목표치를 제시하고 가능한 상대평가를 하지 말 것과 행태 변화를 이끌 수 있는 충분한 인센티브 제공, 성취와 향상 두 가지 모두에 인센티브 제공 등을 실시해야 더욱 많은 의료제공자가 사업에 참여할 수 있다는 설명이다.
 
심사평가연구소는 "이에 따라 해당 연구를 통해 심평원도 과거년도 지표값의 분포 분위수를 이용해 사전에 성취목표치와 기준치를 제시하고, 성취도와 향상도에 따라 인센티브 지급률을 정하는 '슬라이딩스케일'이라는 새로운 평가모형을 도입하는 것을 제안한다"고 말했다.
 
이들은 "슬라이딩스케일 평가모형을 적용하면, 사전에 정의된 목표치를 제시해 평가결과의 불확실성을 줄이고, 현행 상대평가에서 절대평가로 전환해 의원의 가감지급 대상 여부 예측을 가능하게 할 수 있다"며 "더불어 가감지급대상 기관수 확대와 가감지급액의 충분한 인상도 필요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에 따라 심평원은 해당 개선안을 적용해 2018년도 상반기 진료분부터는 절대평가로 전환하고, 항생제 처방률이 목표치에 달성하거나 전년도보다 감소한 의원에게 가산을 지급하는 등의 절차를 실시하겠다고 밝혔다.
 
또한 가산율은 현행 외래 관리료의 1%에서 최대 5%로 상향하고, 감산의 경우 항생제 처방률 70% 이상인 기관으로 확대해 감산율 또한 외래관리료의 1%에서 5%로 인상된다.
 
심평원 이소영 연구조정실장은 "설문조사에서 의원의 70%가 가감지급사업이 개선될 경우 참여를 고려하겠다고 응답했다"며 "보다 많은 의원들이 사업에 참여해 항생제 처방행태에 대한 실효성이 강화될 것"이라고 기대감을 드러냈다.
 
한편 의료계에서는 항생제 가감지급사업이 의사 길들이기 사업으로, 의사의 전문성을 돈으로 조정하지 말아야 한다는 의견도 제기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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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재희 기자 (jhhwang@medigatenews.com)필요한 기사를 쓰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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