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아있는 세포를 상용현미경으로 직접 관찰할 수 있는 기술이 개발돼 질병연구 및 치료제 개발을 위한 동물실험이 앞으로 더욱 정교해질 전망이다.
울산의대 서울아산병원 의공학연구소 김준기 교수팀은 최근 상용현미경과 결합 가능한 소동물용 미세내시경 시스템을 개발해 장기 속 세포들의 미세한 변화를 현미경을 통해 실시간 관찰할 수 있게 됐다고 24일 밝혔다.
특수 제작한 직경 1mm 내외의 초소형내시경은 동물 몸에 미세구멍만 내어 장기에 들어가므로 실험 후 절개부위를 봉합하면 동물희생도 크게 줄어들 것으로 기대된다.
또한 기존 상용현미경을 세포영상을 보여주는 장치로 활용함으로써 고도의 기술과 비용이 들어가는 고해상도 미세내시경과 영상장치를 매 실험마다 구축할 필요가 없어졌다.
이 시스템은 생명과학연구에서 최근 부각되고 있는 체내모니터링(생존 중 생명현상 관찰)을 현실화하고 상용현미경의 응용범위를 생체영상기기로 확장한 점을 높이 평가받아 생명광학분야 권위지인 '저널 오브 바이오포토닉스(Journal of Biophotonics)' 최신호에 게재됨과 동시에 표지를 장식했다.
김 교수팀은 현미경에서 관찰대상을 올려놓는 재물대가 좁다는 점에 착안해 살아있는 실험동물을 재물대가 아닌 다른 넓은 공간에서 관찰할 수 있도록 광학 모듈이라는 특수 장비를 고안했다.
상용현미경과 미세내시경 시스템 사이를 길게 연결하는 이 광학 모듈은 안에 렌즈와 거울이 들어 있어 빛이 통과하는 방향을 바꿔준다.
즉, 현미경으로 들어온 빛을 미세내시경 끝단까지 전달하고 반대로 미세내시경에 맺힌 동물의 체내 이미지는 다시 현미경에 맺히게 하는 원리다.
좁은 재물대에 올릴 수 없는 실험동물을 현미경 본체 밖 여유 공간에 두면서, 미세내시경을 동물 장기에 넣고 이와 연결된 현미경으로 내부를 직접 관찰할 수 있게 만든 것이다.
또한 김 교수팀은 관찰 대상을 배치하는 공간이 넓어진 점을 활용해 미세내시경이 결합된 대물렌즈를 0도에서 360도까지 회전할 수 있게 설계했다.
이로써 소동물의 장기 내부를 수직, 수평, 사선 등 다양한 방향에서 볼 수 있게 되면서 원하는 각도의 생체 이미지를 손쉽게 얻는 것이 가능해졌다.
한편 이 시스템은 연결 장치(어댑터, 대물렌즈 마운트) 사양이 표준화돼 있어 바이오 관련 실험실에 있는 대부분의 현미경과 결합이 가능하다는 장점도 갖췄다.
그 결과 높은 상용화 가능성을 인정받아 이미 국내에 특허 등록이 완료됐으며 현재는 해외에 특허 출원된 상태다.
서울아산병원 의공학연구소 김준기 교수는 "상용현미경과 결합 가능한 미세내시경 시스템은 시험관에서 세포를 관찰하고 기능을 밝히는 것을 넘어 생물단위에서 살아있는 세포를 분석하고 연구하는 것을 현실화했다"며 "이 시스템을 활용하면 실험동물 체내에서 일어나는 대사활동, 질환발생, 회복과정과 같은 각종 생명현상을 정확히 설명할 수 있어 앞으로 생명과학연구가 더욱 심도 있게 이뤄질 것으로 기대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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