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디게이트뉴스 조운 기자] 정부가 남성 청소년의 HPV 백신 1차 접종만을 무료로 지원하는 방안을 검토중인 것으로 알려진데 대해 의료계가 비판을 쏟아냈다.
정부 안대로라면 만 12세 남성 청소년은 2~3차 HPV 백신 접종 비용을 자비로 부담해야 해 경제적 여유가 없으면 접종을 받을 수 없기 때문이다.
18일 직선제 대한산부인과개원의사회는 최근 정부의 HPV(사람유두종바이러스) 백신 국가 필수예방접종 사업(NIP)에 대해 비판을 제기했다.
현재 현재 HPV 백신 NIP 대상은 만 12~17세 여성 청소년과 만 18~26세 저소득층 여성인데, 최근 정부는 만 12세 남성 청소년도 포함할지를 검토해왔다.
문제는 최근 질병청이 만 12세 남성 청소년의 경우 1차 접종만 무료로 지원하는 방안을 고려하고 있다는 점이다.
이에 대해 의사회는 "HPV 백신을 1회만 접종했을 때의 연구 결과는 아직까지 일관성이 없고, 더 많은 연구 결과를 통한 안전성 및 효과 검증이 필요한 상황"이라며 질병청의 정책에 의문을 제기했다.
의사회에 따르면 현재까지 HPV 1회 접종에 대한 연구 결과는 면역원성 및 HPV 감염 예방에 대한 효과만을 확인하였을 뿐, 궁극적인 HPV 백신 접종에 따른 질병 예방의 효과는 입증되어 있지 않다.
특히, 자궁경부암, 항문암 등에서의 전암기 병변 감소에 대해서는 아직까지 검증된 바 없다. 또한 현재까지 HPV 백신 1회 접종 연구 결과는 모두 여성에서의 결과이며, 남성에서의 연구결과는 전무한 것으로 나타났다.
질병청은 영국과 호주의 경우 지난해 HPV 백신 국가 접종 프로그램에서 1차 접종만 하는 것으로 전환했다는 사실을 참고해 이 같은 모델을 제시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대해 의사회는 "영국, 호주의 경우 HPV 예방전략에 있어 대한민국과는 상황이 다르다. 영국과 호주에서의 국가 HPV 백신 예방 접종 시행의 시작은 각각 2008년, 2006년으로, 국가 예방접종의 시행 시작 이후 현재 16~18년이 지났으며, 처음부터 남성도 함께 접종이 시행됐다"고 설명했다.
특히 이들 나라는 높은 접종률을 보이고 있고 이미 오랜 기간 HPV 백신 사용으로 인해 집단면역이 충분히 형성돼 있어 한국과 상황이 다르다는 것이다.
의사회는 "대한민국은 2016년부터 국가 HPV 백신 예방 접종을 시행해 시작한 지 8년 밖에 되지 않았으며, 여아만을 대상으로 했기에 아직 집단면역이 충분히 형성돼 있지 않은 상태이다"라고 지적했다.
실제로 호주의 2020년 누적 예방접종률은 여성 80.5%, 남성 78%이며, 영국은 2021년 누적 예방접종률이 여성과 남성 모두에서 60~70%를 나타내고 있다. 하지만 우리나라는 2023년 누적 예방접종률이 여성 43%, 남성 3%로 매우 낮다.
의사회는 "HPV 백신 1회 접종의 안전성 및 효과에 대해서는 아직까지 근거가 불분명하다. 또한 1회 접종만을 국가에서 지원하는 사업이 시행될 경우 재정적으로 여유로운 국민들만 추가 접종을 받을 수 있다는 점에서 국민 건강 불균형을 초래할 위험이 있다"고 강조했다.
나아가 "정부는 효과도 불분명하며 오히려 국민 건강 불균형을 초래할 위험이 있는 반쪽짜리 사업보다는 적절한 예산 확보를 통해 모든 접종을 국가가 지원하는 정상적인 사업을 시행하를 바란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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