간호사가 힘든 직업이라는 건 이젠 일반인도 안다.
간호사란 직업은 업무 강도 자체가 높은 데다가, 예민하기가 십상인 환자나 보호자를 자주 접한다.
게다가, 인간의 생체리듬을 거스르는 '야간업무'가 항상 따라다닌다.
'권한의 증가'보단 '야간근무 감소'에 진급의 의미를 두는 간호사가 있을 정도니, 그 스트레스를 알 것 같기도 하다.
얼마 전 보건의료노조 시행한 전국 110개 병원, 2만 950명의 병원노동자 실태조사 결과에서도, 간호사의 평균 노동은 주당 46.6시간으로 전체 병원 노동자보다 1시간 더 길었다.
간호사의 하루 평균 휴게 및 식사시간은 29.7분이었고, 월평균 결식횟수는 5.9회였다.
그 결과, 노동강도에 대한 만족도는 29.4점, 노동시간 만족도는 34.7점에 불과했다.
23일 보건의료노조는 이 결과에 관한 보도자료를 통해 "환자안전과 양질의 의료서비스 제공을 위해 (중략) 인력확충은 더는 미룰 수 없는 과제가 됐다"며 "병원노동자의 근로조건과 업무만족도가 환자안전과 의료서비스의 질에 큰 영향을 미친다는 점을 고려할 때 (중략) 적극적인 노력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그리고 이번 실태조사 결과를 바탕으로 ▲충분한 인력확충으로 환자안전병원 만들기운동 ▲보건의료분야에 50만개 일자리 창출운동 ▲보건의료인력법 제정운동을 본격적으로 추진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46.7 VS 88
간호사의 주당 46.7시간에 2를 곱하면, 얼추 88과 비슷해진다.
작년 전공의들이 특별법을 통해서라도 보장받고 싶던 최소 근무시간이다.
"전공의특별법이 통과되면 전공의는 근로기준법의 보호를 받지 못하는 유일한 직종이 된다"라던 일부 의사단체의 비판도 있었지만, 대한전공의협의회는 특별법을 관철했다.
이런 전공의들을 부러워하는 집단도 있다.
바로 전임의다.
전공의보다 낮은 급여를 받기도 하는 이들은 대표하는 조직조차 없어 하소연할 곳도 없다.
병원에서 아직 힘 못 쓰는 다른 전문의도 마찬가지다.
이들 모두는 병원에서 근무하는 노동자지만 딱히 자신을 대표하는 노동조합도 없고, 직장에서 권리를 제대로 주장하지 못한다.
"높은 업무 강도, 주당 46.7시간"
전공의, 전임의를 포함한 종합병원 근무 의사들은, 이 맥락에서 '선택적'으로 공감능력이 떨어진다.
의사는 아직 노동자가 아니기 때문이다.
의사는 노동의 규칙 밖에서 대표하는 목소리도 없이, 병원 노동자가 되지 못하고 있다.
댓글보기(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