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디게이트뉴스 서민지 기자] '바이오마커'를 어떻게 활용하는지에 따라 10년 이상 걸리는 임상시험 기간을 3년만에 진행할 수 있고, 면역계, 신경계질환 등 진단과 치료, 예후 검증 등이 어려운 질환도 보다 용이하게 확인 가능하다.
클래리베이트 박효진 컨설턴트는 최근 생물학연구정보센터(BRIC)가 개최한 기업기술웨비나에서 '바이오마커의 중요성- 연구와 임상에 미치는 영향'을 주제로 이같이 밝혔다.
바이오마커는 일반적으로 단백질이나 DNA, RNA, 대사 물질 등을 이용해 몸 안의 변화를 알아 낼 수 있는 지표다. 특정 질병이나 또는 암의 경우에서 정상이나 병적인 상태를 구분할 수 있거나 치료 반응을 예측할 수 있고 객관적으로 측정할 수 있는 표지자를 의미한다.
박 컨설턴트는 "환자 상태에 대한 객관적 지표기 때문에 효과적인 진단과 질병 발병률 예측 등에 활용 가능하다"며 "DNA 유전적요소를 보는 유전체학(Genomics), mRNA 전사물질 요소로 확인하는 전사체학(transcriptomics), 사이토카인, 효소 등과 관련된 단백체학(Proteomics), 대사물질, 산물 요소를 프로파일링하는 대사체학(Metabolomics) 등이 있으며, 이를 통틀어서 오믹스(Omics)라고 한다"고 설명했다.
이어 "암에서는 RNA 검사가 가장 많이 이뤄지고 DNA, 유전적 검사 등도 활용하고 있다. 이는 한 번에 많은 정보를 확인할 수 있고 가격적인 면에서도 저렴한 동시에, 스캔속도도 빨라지고 있어서 활용가 높아지고 있다"면서 "세계 각국에서 암과 관련해 보다 세밀하고 정확, 객관적인 지표를 발굴 중인만큼 활용도는 더 높아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바이오마커 활용이 활성화되면서 정밀의료도 발전하고 있다.
가속화된 NGS 기반의 유전자 분석으로 10년새 질병 관련 염색체를 기존의 2배 이상 발굴했으며, 3만개 유전체(게놈) 중 절반이 어떤 역할을 하는지 밝혀졌고 25%는 질병 연관까지 확인한 단계다. 박 컨설턴트는 "400개 유전자를 타겟팅하는 약물이 나와있는만큼 아직 발견되지 않은 유전자가 많아 신약개발의 기회는 많다"고 밝혔다.
실제 지난 1998년 허셉틴이 HER2표적 단일클론성항체로 병용요법 허가를 받으면서, 특정 바이오마커를 표적으로 하는 항암제가 잇따라 개발, 출시되고 있다.
또한 PD-L1가 높게 발현(HIGH EXPRESSION)되면 특정 약물이 효과가 좋고, 유방암은 호르몬 리셉터(에스트론겐 많은 경우)거나 트리플 레거인 경우 약물 효과가 달지기 때문에 임상현장에서는 바이오마커를 활용해 약의 효과를 미리 검증하고 사용하는 사례가 많아지고 있다.
박 컨설턴트는 "암 뿐만 아니라 근골격계 및 결합조직의 질환, 심혈관계 질환, 대사성 질환, 신경계 질환, 면역계 질환 등 다양한 분야에서 바이오마커를 활용해 치료를 최적화하고 진단의 정확도를 높이고 있다"면서 "근골격계 분야는 MRI 등 진단검사 모니터링의 발달로 바이오피드백 기반의 치료법이 활성화되고 있으며, 뇌 촬영 등을 통해 하이브리드방식으로 통증유발범위도 체크한다. 염증 발병이나 손상부위 확인 후 염증 관련 바이오마커 활용해 치료를 최적화하거나 CPR, VEGF A, 헥소키네이스(hexokinase) 등도 활용하고 있다"고 했다.
이어 "심혈관계 질환도 30년 이상 바이오마커 연구가 진행되고 있으며, 특히 진단에 많이 활용하고 있다"면서 "BNP, ANP 등의 바이오마커로 심정지 관련 정보를 미리 확인하고 있으며, 1990년대 클로피도그렐 승인에 따라 10년 뒤 출혈여부를 미리 확인 가능한 효소인 CYP2C19 중요성이 부각되고 있다. 즉 해당 효소를 확인해 약제를 선택해서 처방하고 있는 맞춤치료가 이뤄지는 것"이라고 밝혔다.
와파린 역시 VKORC1 바이오마커와 관계가 있다는 사실이 확인되면서, 이에 따라 도즈(용량) 다르게 투여하고 있다고 부연했다.
대사성 질환은 IL-6, TNFa, PAL-1, OxLDL 등 다양한 바이오마커를 활용하고 있으며, 급성간손상에서 Nrf2의 발현량 등을 활용하고 있다. 최근 NAFLD와 신장질환에서 바이오마커 연구가 이뤄지고 있으며, 비알콜성지방간염(NASH) 연관성도 예측되면서 관련 연구가 이어지고 있다.
신경계질환은 진단, 예후 검증이 어렵고 특히 뇌쪽은 조직검사 등이 불가능하다. 박 컨설턴트는 "최근 루이바디스 연구, 알파 시누클레인 등의 발견으로 치매, 파킨슨병 진단, 치료 표적에 대한 연구가 이뤄지고 있다"면서 "아토피, 류마티스관절염 등 면역계질환에서는 KLK6바이오마커가 부상하고 있으며, miRNA-744-5p가 쇼그렌증후군, 안구질환 등 연관이 있는 것으로 예측되면서 관련 연구도 이어지는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진단, 치료 뿐 아니라 바이오마커를 활용한 임상시험도 활발하게 진행되고 있다.
박 컨설턴트는 "항암 임상시험 성공률은 1%에 그치지만, 바이오마커를 활용해 환자를 분류한 후 시행하면 10.7%에 달한다"면서 "임상 3상에서 바이오마커를 활용하면 임상속도도 빨라지고 환자 수도 적게 필요해진다. 즉 비용을 낮추면서 효과적인 연구가 가능한 것"이라고 말했다.
실제 BCR-ABL 저해 관련 임상시험이 41년만에 통과했는데, 바이오마커 활용해서 환자분류하는 데 어려움이 있었고, 허셉틴은 13년 정도(평균 8~14년)로 평균이었다. 반면 ALK 저해제 중 크리조티닙과 펩브로리주맙은 바이오마커를 활용해 환자분류와 제품 포지셔닝 잘 해서 임상3상까지 도달하는 데 3년에 불과했다.
박 컨설턴트는 "바이오마커 기반으로 임상시험을 가속화하는 것이 트렌드가 됐고, 최근에는 비임상시험까지 활용하고 있다"면서 "실제 안과분야 전문 중견 제약사는 연구개발 파이프라인 확장을 목적으로, 안구건조증관련 유전자 익스프레션 정보를 활용해 리포지셔닝 분석과 관심의약품 MoA 재구성, 상업적 평가를 통해 타켓의 우선순위와 범위 축소, 14개의 유력한 컴파운드 발굴 등에 성공했다. 앞으로도 비용과 시간을 절감하기 위해 많은 제약사들이 임상시험은 물론 비임상까지 바이오마커 활용을 극대화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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