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입력시간 15.04.09 07:48최종 업데이트 15.04.10 06:17

제보

만취자 퇴원후 복강내 출혈 사망…의사 과실

담당 의사, '교통사고' '기면상태' '복통 호소' 기록 간과

법원 "별다른 조치 없이 퇴원시켜 사망…1억 4천 배상"

119구급대의 구급기록지 사본 등의 확인을 소홀히 한 채 교통사고로 복강 내 출혈이 있던 환자를 만연히 술에 취한 상태라고 판단, 별다른 조치 없이 귀가시켜 사망에 이르게 한 의사와 병원에 대해 1억 4천여만원을 배상하라는 판결이 내려졌다. 

 

K씨는 2012년 6월 자정 무렵 혈중알콜농도 0.137%의 술에 취한 상태로 오토바이를 운전하던 중 인도 경계석을 충격해 전도되면서 노상에 쓰러지는 바람에 부상을 입었고, 사고 직후 논두렁에서 소변을 보다가 쓰러졌다.

K씨는 20여분 후 119구급대에 의해 G병원 응급실에 도착했다.

119구급대 요원들이 의료진에게 교부한 구급활동일지 사본에는 ‘환자발생유형: 교통사고, 의식상태: 기면상태, 주호소: 복통’이라고 적혀 있다.

G병원 의사 양모 씨는 환자의 활력증후를 확인한 결과 혈압 110/70mmHg, 맥박 72회/분, 호흡 20회/분, 체온 36도, 산소포화도 95%로 나타나 특별한 이상소견이 없다고 판단했다.

또한 흉부 및 복부 촉진상 압통이 있지만 근육경직이 없으며, 동공 크기나 대광 반사, 장음의 청진 결과 모두 정상적이라고 진단했다.

 

양씨는 환자의 외상을 확인한 결과 왼쪽 광대뼈, 왼쪽 팔, 왼쪽 손가락, 왼쪽 발, 우측 눈 옆, 우측 팔, 가슴과 배에 약간씩 긁힌 상처가 있어서 일단 찰과상 부위를 소독하고, 그 후 X-Ray 검사에서 골절이나 이상 소견은 관찰되지 않았다.

경찰은 환자가 병원에 있는 동안 혈액을 채취했는데, 그 당시 혈중알콜농도는 0.123%였다.

양씨는 K씨 보호자에게 검사 결과가 정상이라고 설명해주고, "현재 만취상태라 입원치료는 어렵고, 집에서 경과 관찰 후 이상이 있으면 다시 내원하라"며 퇴원시켰다.

 

양씨는 퇴원조치를 하면서 환자의 활력증후를 확인했는데, 그 결과 혈압 110/60mmHg, 맥박 70회/분, 호흡수 20회/분, 체온 36도였고, 환자의 상태는 흔들어 깨우면 통증에 반응하는 정도였다.

K씨의 보호자는 119구급대 차량을 이용해 환자를 집으로 데려온 후 이불을 덮어준 채로 그대로 두었다.

하지만 오전 6시 경 깨워보았으나 숨을 쉬지 않자 119구급대에 연락해 G병원으로 옮겼지만 이미 사망한 상태였다.

 

법원 "담당 의사, 복강내 출혈 여부 확인할 주의의무 있다"

국립과학수사연구원의 부검 결과 사인은 흉복부손상이고, 그 흉복부손상은 손상의 성상으로 보아 오토바이 사고로 바닥에 전도되는 과정에서 발생한 것으로 판단하는 것이 합리적이라는 의견이다.

 

이에 대해 인천지방법원은 G병원과 의사 양씨에게 과실이 있다고 판결했다.

법원은 "K씨는 오토바이를 운전하던 중 인도 경계석을 충격했는데, 그 충격의 정도가 상당했던 것으로 보이고, 119구급대에 의해 이송하는 도중 복부통증을 호소하면서 기면상태에 빠졌던 점 등을 감안하면 교통사고로 인한 복강 내 출혈로 사망한 것으로 봄이 타당하다"고 밝혔다.

특히 법원은 "의사는 119구급대의 구급기록지 사본이나 K씨의 외표 손상의 형태를 자세히 살펴보는 방법 등으로 복강 내 출혈의 가능성을 인식하고, 이후 복부 CT검사 등을 시행하거나 환자의 상태를 계속 관찰하는 방법으로 복강 내 출혈 여부를 확인할 주의의무가 있었다"고 환기시켰다.

이어 법원은 "그럼에도 이를 게을리해 별다른 조치 없이 퇴원하도록 함으로써 사망에 이르게 한 과실이 있다"고 결론 내렸다.

 

119구급대 요원들이 작성한 구급활동일지 사본과 외표 손상의 형태를 자세히 살펴보았다면 환자가 교통사고로 인해 배 부분에 상해를 입었을 가능성을 인식할 수 있었을 것으로 보임에도 이를 제대로 살펴보지 않았다는 것이다.

그 결과 환자가 단지 술에 취해 논두렁에서 넘어져 외상만을 입은 것으로 단정하고는 X-Ray 등의 제한적인 검사만 실시했는데, 환자처럼 간 파열이나 장간막, 결장간막 파열의 경우에는 X-Ray에서는 그 확인이 불가능하다고 지적했다.

 

법원은 "만일 환자가 교통사고로 인해 복통을 호소했다는 것을 알았다면, 복부초음파를 시행하거나 복부CT검사를 시행해 복강 내 출혈을 확인할 수 있었던 것으로 보인다"고 강조했다.

이에 따라 재판부는 피고 양씨와 G병원의 과실을 40%로 제한, 유족들에게 1억 4천여만원을 지급하라고 판결했다.

 

해당 판결문은 메디게이트뉴스 '자료실'에서 받아보실 수 있습니다.. 자료실 바로가기

 

#교통사고 #병원 #119 #법원 #과실 #출혈 #복통

안창욱 기자 (cwahn@medigatenews.com)010-2291-0356. am7~pm10 welcome. thank you!!
댓글보기(0)

전체 뉴스 순위

칼럼/MG툰

English News

전체보기

유튜브

전체보기

사람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