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입력시간 21.03.25 07:57최종 업데이트 21.03.25 07: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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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염병 전문병원 준비·병원들 다인실 비율 낮추지 않으면 감염병에 또 희생"

서울대병원 김남중 교수 심평원 기고 "요양병원 대부분 병상 6개 이상 다인실, 상종 다인실 비율도 50% 이상"

2020년 초 코로나19 상황에 대해 브리핑하는 김남중 교수(왼쪽에서 두번째)의 모습.

[메디게이트뉴스 하경대 기자] 코로나19가 유행한 지 1년이 넘어가면서 국내 코로나19 대응에 대한 객관적인 평가가 나오고 있다. 

전반적으로 초기 환자 정보 공개를 통해 전파를 차단한 점은 긍정적으로 평가되지만 감염병 전문병원 준비와 전문 인력 부족, 다인실 병실로 인한 감염병 전파, 환자 전원 문제 등은 개선해야 할 숙제로 지적됐다. 

서울대병원 김남중 감염내과 교수는 지난 1월 건강보험심사평가원 정책동향연구를 통해 1년 여간의 방역 대책을 분석했다. 

환자 정보 공개 긍정적인 반면, 감염병 전문병원 준비 미흡 

우선 김 교수는 환자 정보를 공개해 전파를 조기에 차단한 점은 큰 방역 성과로 봤다.

이번에 유행한 코로나 바이러스(SARS-CoV-2)는 역가가 질병 초기에 가장 높아 증상이 없을 때도 전파가 매우 잘 일어나는 특성이 있다. 이런 점을 고려하면 코로나19 전파를 막는 것은 앞선 메르스(MERS)에 비해 어려웠다. 

앞서 우리나라는 지난 2015년 메르스 유행 당시 환자가 입원했던 병원 이름을 공개하지 않고 영어 머리글자로 표기해 질병 전파에 초기 대응이 어려웠다는 평가를 받았다.  

김남중 교수는 "메르스 당시 감염 전문의들이 메르스가 병원 내 전파를 일으키기 때문에 메르스 환자가 입원했던 병원을 공개해야 한다고 주장했으나 받아들여지지 않았다"며 "병원 내 집단 발생이 일어난 후에야 병원 이름이 공개돼 큰 피해가 있었다"고 전했다. 

이어 그는 "메르스는 지역사회 전파 능력이 낮았기 때문에 186명 발생으로 유행이 종식됐지만 코로나19는 빠른 정보 공개가 없었다면 더 끔직한 경험을 했을 것"이라며 "확진 환자의 동선 공개가 사생활 노출이라는 우려는 있었으나 정보 공개가 코로나19 확산 차단에 도움을 준 것은 확실하다"고 밝혔다. 

반면 감염병 전문병원 준비가 미흡했던 점은 부정적 평가를 받았다. 메르스 사태 이후 하나도 진전된 것이 없었고 이로 인해 국공립병원에서 진료를 받던 환자들이 또 다른 피해를 입었다는 것이다. 

메르스 이후 자원 동원이 가능하고 전문성을 갖춘 감염병 전문병원의 건립 필요성이 대두됐고 결국 2017년 국립중앙의료원을 중앙 감염병 전문병원으로 지정, 지역별로 권역 감염병 전문병원을 건립하기로 했다. 

그러나 감염병 상황이 종식되자 이 같은 계획은 거의 진행되지 않았고 2020년 코로나19가 유행한 시점에 새롭게 설립된 권역 감염병 전문병원은 전무했다. 

김 교수는 "국립중앙의료원이 중앙 감염병 전문병원으로 지정됐을 뿐, 새롭게 병원이 건립된 것은 아니므로 메르스 이후 감염병 전문병원 설립은 진행된 것이 없는 셈"이라며 "그 결과 코로나19 환자를 전담할 병원이 부족했고 국공립병원에서 진료 받던 환자들의 진료에 차질이 생겼다"고 설명했다. 

그는 "코로나19가 조절되더라도 새로운 감염병 유행은 명백하다. 그러나 코로나19 유행이 잠잠해지면 또 다시 감염병 전문병원 건립이 중단될지 모른다는 우려가 있다"고 강조했다. 

다인실 비율 대폭 줄여야…증상 기반 격리해제 전원 문제도 해결 시급

국내 의료환경에서 다인실 병실을 줄여야 한다는 지적도 나왔다. 

2018년 기준으로 우리나라에서 운영되고 있는 요양병원은 1363개이고 70만여 명의 환자들이 요양병원에서 진료 받고 있다. 그러나 문제는 요양병원 한 병실이 평균 6개 이상의 병상으로 이뤄져 있다는 점이다. 일부 병원은 8인실 이상 병실도 있다. 

관련해 김 교수는 "지난해 11월 3차 유행에서 사망자 수가 크게 증가한 이유는 요양병원을 포함한 요양기관에서 집단 발생이 늘었기 때문"이라며 "현재 다인실 병실이 많은 요양병원 특성상 비말을 통한 미생물 전파를 막기 위해서는 침상과 침상 간격이 1.5m 이상 떨어져 있어야 하지만 이런 기준을 지키기 어렵다"고 지적했다. 

김 교수는 "이 문제는 요양병원에만 국한된 것은 아니다. 국민건강보험 요양급여 기준에 관한 규칙을 보면 상급종합병원과 종합병원은 다인실병상을 50%∼70% 유지하도록 규정하고 있다"며 "감염병의 전파를 막기 위해선 모든 요양병원과 병원의 병실당 병상수를 2개 이하로 제한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특히 김 교수는 경과가 호전돼 증상 기반 격리해제가 가능하나 전원이 어려운 실태에 대해서도 대책이 필요하다고 제언했다. 

현재 방역 당국은 코로나19 환자 진료병상을 원활하게 활용하기 위해 입원 중인 환자가 격리해제 기준을 만족하게 되면 퇴원 혹은 전원되도록 조치하고 있다. 

그러나 김 교수에 따르면 진료현장에서 증상기반 격리해제가 가능한 환자를 다른 병원이나 요양병원에 전원 보내는 것은 쉽지 않은 상태다. 전원받을 병원에서 증상기반 격리해제 기준을 인정하지 않고 2회의 음성 검사 결과, 즉 검사기반 격리해제 기준을 요구하기 때문이다. 

김 교수는 "의학이 가지고 있는 불확설성에 대한 수용 정도가 개인과 기관마다 차이가 있음은 당연하지만 이런 차이가 코로나19 환자의 진료에 많은 어려움을 주고 있다"며 "지난 1월 복지부는 정당한 전원 요구를 거절하는 병원에 대해 행정처분을 내린다고 공문을 보냈지만 의료기관마다 가지고 있는 불확실성에 대한 대응 차이는 행정명령만으로 해결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외 감염병 대응 전문 인력에 대해서도 그는 "훈련받은 역학조사관, 중환자와 감염병 전문의, 예방의학 전문의, 준환자 진료 능력을 갖춘 간호인력 등 인력이 부족해 이들의 업무량이 감당하기 버거운 상황"이라며 "미국과 일본의 감염병 전문가는 각 인구 10만 명당 2.4명, 0.9명인 반면 우리나라는 0.6명정도다. 이들 인력을 늘릴 수 있는 장기 계획이 필요하다"고 제언했다. 

하경대 기자 (kdha@medigate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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