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디게이트뉴스 윤영식 기자] 희귀성 유전질환인 나수-하코라병(Nasu-Hakola disease, 이하 NHD) 환자들의 대부분은 청소년기에 이미 치매 증상이 나타나기 시작해 사망에 이르기까지 진행성 치매와 골낭종(bone cysts)으로 고통 받으며 약 50세에 사망한다. 상염색체 열성 유전병(autosomal recessive disease)으로, 부모로부터 질병 유전인자를 각각 하나씩 물려받은 자식에게만 질환이 발생한다.
이 질환은 TREM2(triggering receptor expressed on myeloid cells 2)라는 세포막에 앵커(anchor)된 단백질이 인지기능을 저하시키는 알츠하이머성 치매를 포함해서 신경퇴행성 질환들과 연관된다고 추측되지만, 그 단백질이 특정한 유전적인 돌연변이에 의해서 어떻게 교란되는지는 잘 알지 못했다. 그런데 다른 두 그룹의 연구자들이 TREM2 돌연 변이의 특정한 위치를 동시에 밝혀 8월 30일자 EMBO Molecular Medicine에 나란히 발표했다. 이 연구결과는 정상적인 뇌에서 TREM2의 역할과 알츠하이머병 치매, NHD등 다른 신경퇴행성 질병들이 어떻게 발병하고 이러한 병들을 어떻게 예방하고 치료할 수 있을지에 대해 연구방향을 세우는데 큰 도움이 될 것이다.
뇌에서 TREM2는 중요한 '청소' 세포라 여겨지는 미세교세포(microglia)라고 불리는 뇌 안의 면역담당 세포의 표면에 존재한다. 미세교세포의 식균 작용을 통해 알츠하이머성 치매에서 축적되는 아밀로이드 베타가 제거될 수 있다는 연구가 있었고, 또한 다른 세포 쓰레기들을 삼키며 염증반응을 일으키는 역할을 한다. 만약 미세교세포에 TREM2가 부족하거나 제대로 기능하지 못한다면, 미세교세포의 청소 작업에 문제가 생길 것이다.
TREM2 단백질은 미세교세포 세포막을 통과하며 자리를 잡고 있다. 나뭇잎 하나 달린 가지를 화분에 심어 놓은 것 같이 흙이 세포막 노릇을 한다고 상상하면 이해가 더 쉬울 것이다. 막 바깥 쪽은 죽어가는 세포들이나 독성을 가진 단백질 엉킴(toxic tangle)을 탐지하고 안쪽 뿌리 부분은 TREM2 수용체 역할을 하는 DAP12(DNAX-activation protein 12)에 의해 세포 안으로 신호를 전달한다. 가위로 나뭇잎 바로 밑을 자르듯 TREM2의 세포막 바깥 쪽 구조가 단백질 분해효소(protease)에 의해 잘리면 바깥 쪽은 떨어져 나가 자유롭게 되고 안 쪽은 다른 가위에 의해 잘게 잘려 없어진다.
사람의 TREM2 특정 부위(Site-Directed) 돌연변이가 몇 개 알려졌다. 그 중에 하나가 H157Y인데, 이런 돌연변이를 가진 사람의 알츠하이머 발병 위험도가 증가된 것으로 중국 사람들을 대상으로 한 연구가 2016년도에 보고됐다. 이번에 발표된 두 논문은 TREM2 단백질 H157과 S158 사이를 ADAM10(혹은 ADAM17)과 같은 분해효소에 의해 자른다는 것을 증명했다. 다른 돌연변이는 TREM2 단백질 생산에 관여하는 것으로 알려졌지만, H157Y 돌연변이는 다르다. H157Y 돌연변이에서는 단백질이 생성돼 미세아교세포 세포막에 자리를 잡는 데는 문제가 없지만 TRME2가 너무 일찍 잘리게 된다. 결과적으로 온전한 TREM2 단백질 함량이 미세아교세포 세포막에 적어 청소 작업을 제대로 수행할 수가 없다.
과학자들은 뇌척수액에서 'TREM2' 단백질의 함량을 측정함으로써 뇌의 면역 활성의 증가를 감지할 수 있다고 말한다. TREM2가 미세교세포에서 떨어져나오면서 이 면역세포들의 활성을 반영한다. TREM2 함량은 그 질병이 유전적이든 아니든 상관없이, 알츠하이머병이 진행하는 동안에 면역 활성을 추적하는데 사용할 수 있는 생물표지(biomarker)가 될 수 있을 것이다. 또한 TREM2를 약물 반응을 모니터 하는데 치료 표지로서 사용할 수 있을 가능성도 있다. TREM2는 만성 폐쇄성 폐질환과 뇌졸중을 포함해 다른 염증성 질환들과도 연관되기 때문에 몸 전체에서 만성 및 퇴행성 질환을 이해하는데 TREM2의 역할을 아는 것이 중요하다.
이번 연구를 통해 TREM2의 어느 부분이 무엇에 의해 잘리는 지를 알았기에 어떻게 이 세포막 단백질을 조절할 수 있을지를 알게 됐다. 쉽게 접근할 수 있는 방법은 BBB를 통과해 뇌 안으로 들어갈 수 있는 ADAM10(혹은 ADAM17)의 활성을 억제시키는 저해제를 개발하는 것이다. ADAM10은 금속단백질분해효소(metalloprotease)라서 의약화학자들이 만들어본 경험이 있기에 개발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판단된다.
댓글보기(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