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년 합격률은 90% 중반 웃돌아…국시 N수생∙해외의대 출신 응시자 비율 증가∙의정 갈등 등 원인으로 지목
[메디게이트뉴스 박민식 기자] 의사 국가시험 실기시험 합격률이 70%대에 그치면서 이유를 놓고 여러 해석이 나오고 있다.
18일 한국보건의료인국가시험원(국시원)에 따르면 최근 치러진 제89회 의사국시 실기시험 합격자는 266명(응시자 347명)으로 합격률은 76.7%에 불과했다.
이는 통상적인 합격률보다 20%p가량 낮은 수준이다. 실제 지난해 의사국시 실기시험에선 3212명 응시자 중 3069명이 합격해 합격률이 95.5%를 기록했다. 2023년과 2022년도 합격률은 각각 96.2%, 97.6%(2022년 상반기), 95.5%(2022년 하반기)로 90%대 중반을 웃돌았다.
의료계에선 예년 대비 크게 낮아진 합격률의 원인을 평소와 다른 응시자 구성 비율을 통해 추측할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본과 4학년 학생들이 대거 수업을 거부하면서 응시자 중 국시 N수생, 해외의대 출신 등의 비율이 높아진 게 영향을 미쳤을 것이라는 지적이다.
실제 올해 국시에 응시했을 가능성이 높은 전년도 국시 불합격자(186명), 군위탁생(20명), 해외의대 졸업생(62명)만 해도 260명가량으로 응시자의 75%에 달한다. 이중 해외의대 출신 응시자들의 국시 합격률은 통상 국내 의대 출신보다 낮은 편이다.
공정한 사회를 바라는 의사들의 모임(공의모) 관계자는 “통계적으로 계산해 보면 이번 시험 응시자의 90%에 달하는 인원의 점수가 이전 연도 평균에 미치지 못하는 것으로 보인다”며 “응시자 중 해외의대 출신 등의 비율이 평소보다 높은 것이 영향을 미쳤을 것”이라고 했다.
시험에 응시한 일부 본과 4학년 학생들의 경우엔 9개월째 이어지고 있는 의정 갈등의 영향을 받았을 수 있다는 얘기도 나온다.
전국의대교수협의회 김성근 대변인(가톨릭의대)은 “학생들 입장에선 정상적인 수업이 이뤄지지 않는 등 분위기가 큰 영향을 미쳤을 것이다. 교육 측면에서도 실기 교육을 담당하는 교수들 중 자리를 비운 경우가 많아 관리해 줄 사람을 배정하기도 쉽지 않은 실정”이라고 했다.
이어 “실기 시험은 통과하기 아주 어려운 시험도 아니고 기본적 내용만 잘 숙달하면 통과할 수 있는 시험인데, (저조한 합격률은) 그런 숙달시키는 과정이 제대로 안 되고 있다는 의미"라며 "결국 학생들 입장에선 심리적 문제가 있을 것이고, 교육 전체적 측면에선 양질의 교육을 제공하기 어려운 환경이 시험에도 영향을 줬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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