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입력시간 22.10.27 07:19최종 업데이트 22.10.27 11: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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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쟁자 부재한 애드세트리스·새로운 환자 개척 엔허투 높은 성장 예고

클래리베이트, ASCO에서 주목받은 항암 블록버스터 신약 분석해 시장성 예측…티라골루맙 등 안티-TIGIT 의구심 증폭

[메디게이트뉴스 서민지 기자] 경쟁자가 부재한 애드세트리스와 새로운 조건에서 생존율을 입증한 엔허투, 미충족 수요를 충족할 수 있는 임브루비카 등이 향후 높은 시장성이 예측되고 있다. 반면 경쟁약물이 많고 일부에서 생존율이 화학요법보다 떨어지는 루브라카, 확장기 소세포폐암 치료에 실패한 티라골루맙 등은 성공 가능성이 밝지 않을 전망이다.

클래리베이트 생명과학부서 박효진 수석컨설턴트는 지난 27일 생물학연구정보센터(BRIC)가 개최한 기업기술웨비나를 통해 올해 6월 미국임상종양학회 연례학술대회(ASCO 2022)에서 발표된 항암 블록버스터 신약 임상시험 결과를 중심으로 이같이 밝혔다.
 
클래리베이트 생명과학부서 박효진 수석컨설턴트의 BRIC 기업기술웨비나 생중계 갈무리.

우선 다케다제약(Takeda Pharmaceutical Company)과 시애틀제네틱스(Seagen Inc.)의 애드세트리스(Adcetris, 성분명 브렌툭시맙 베도틴)와 AVD 화학요법 병용에 대해 경쟁자가 부재한 상황인 동시에 높은 효과와 안전성으로 높은 성장세를 전망했다.

1차 진행성 전형적 호지킨림프종(cHL) 환자를 대상으로, 애드세트리스+독소루비신·빈블라스틴·다카르바진 병용요법과(A+AVD) 표준치료인 독소루비신·블레오마이신·빈블라스틴·다카르바진(ABVD)을 6년간 비교하는 3상 임상시험(ECHELON-1 연구) 결과, 애드세트리스+AVD 병용요법이 표준치료 대비 사망위험을 41% 감소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6년 전체 생존기간(OS)은 ABVD가 89%, 애드세트리스+AVD 병용이 94%였으며, 무진행 생존기간(PFS)는 각각 75%, 82%를 기록했다. 

박 컨설턴트는 "최근 연구논문 등에서 ABVD 표준치료요법 사용시 블레오마이신(B)에 의한 폐 부작용이 보고됐고 해당 약물의 필요성에 대한 의구심이 제기돼왔다"면서 "이번 연구에서 AVD에 애드세트리스를 병용시 추가적인 안전성 문제가 발생하지 않으면서 더 높은 효능을 보였다"고 밝혔다.

이어 "장기 무진행 생존기간의 이점으로, 미국과 유럽에서 진행성 cHL의 1차 치료제로 승인을 받았고, 재발위험이 높거나 자가줄기세포 이식에 실패한 cHL 환자와 화학요법 투여를 받은 특정 환자를 위한 후속(later-line) 치료로도 승인을 받았다"면서 "진보된 1차치료로서 경쟁자가 부재한 상황인만큼, 앞으로도 승승장구해 나갈 의약품"이라고 평가했다.
 

임브루비카 높은 효능에 경쟁자도 없어 긍정적 전망


얀센(Janssen)과 애브비(AbbVie)의 브루톤 티로신 키나아제(BTK 억제제) 임브루비카(Imbruvica, 성분명 이브루티닙)에 대해서도 높은 효능을 증명한 데 따라 앞으로 높은 성장을 예고했다.

외투세포림프종(MCL) 진단을 받은 65세 이상 고령환자를 대상으로 임브루비카와 화학면역요법(벤다무스틴+리툭시맙) 병용군과 위약군과의 3상임상시험(SHINE 연구) 결과, PFS의 상당한 연장이 나타났다. 실제 병용요법을 한 후 리투시맙을 유진한 실험군(추적관찰 중앙값 7.1년)의 PFS 중앙값이 6.7년이었다. 대조군(BR 후 리툭시맙 유지)의 PFS는 4.4년이었다.

완전반응(CR) 개선은 각각 66%, 58%였으나, 7년 전체 생존기간(OS)비율은 각각 55%, 57%로 차이가 없었고 중앙값에도 도달하지 못했다. 

박 컨설턴트는 "유럽의약품기구(EMA)에 자가 이식이 부적합한 환자를 대상으로 병용요법에 대해 규제 승인을 요청한 상황이며, 임브루비카의 단독요법은 재발성, 불응성 MCL에 이미 적용되고 있다"면서 "당장 전체생존기간 결과는 우려스럽지만 무진행 생존기간의 상당한 연장에서 좋은 반응을 보일 것"이라고 내다봤다.

또한 "BR과 임브루비카 병용은 1차 고령 MCL환자의 미충족 요구를 충족할 것이며, 현재 다른 표적제제가 승인되지 않았기 때문에 언멧니즈의 핀포인트를 잡을 제품이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다이이찌산쿄(Daiichi Sankyo)와 아스트라제네카(AstraZeneca)의 전이성 유방암 HER2 표적치료제 엔허투(Enhertu, 성분명 트라스투주맙 데룩스테칸) 역시 ASCO에서 발표한 DESTINY-Breast04 연구 결과를 토대로 긍정적인 시장성을 예고했다.

해당 연구는 HER2 저발현 전이성 유방암에서 효과적 HER2 표적 요법에 대한 최초 무작위 배정 임상 3상시험으로, 새로운 조건에서 생존율을 입증하고자 조직면역염색법을 통해 저발현 환자를 확인하고 진행했다.

그 결과 HR 상태(양성 또는 음성)와 무관하게 표준화학요법 대비 무진행 생존기간(PFS), 전체 생존기간(OS) 등이 모두 유의미하게 증가했다.

또한 HR 양성 환자(특정환자)의 질병 진행 또는 사망 위험이 49% 감소해 통계적으로 유의미했으며, 2차평가변수인 전체 생존기간(OS) 중앙값도 6개월 이상 증가했다. 

박 컨설턴트는 "이번 임상시험으로 새로운 환자군을 개척했다. 바이오마커를 통해 더 많은 환자군 공략이 가능해졌고, 진단 기술의 중요성이 부각될 것"이라고 밝혔다.

머크는 파브제리맙(항-FAG-3)과 키트루다(항-PD-1)를 병용한 임상시험을 통해 재발성·난치성 cHL에서 항종양 활성을 입증했다. 

항-PD-1 치료 경험이 없는 cHL 환자 30명의 ORR은 73%로 나타났고 13.5개월 추적관찰 결과 DOR 중앙값에 도달하지 못했다. 해당 치료 경험이 있는 환자 29명의 ORR은 31%로 나타났고 16.5개월 추적 관찰 결과 DOR 중앙값에 도달하지 못했다. 데이터 컷 오프 시점에는 환자의 18%가 이상반응으로 인해 투여를 중단했다.

박 컨설턴트는 "해당 병용요법은 긍정적인 초기 임상 결과가 보고된 최초의 치료법이다. 이미 항PD-1요법을 진행했고 이전 투여이력 많은 cHL 환자의 미충족 수요를 해소할 수 있을 것"이라고 예측했다.

길리어드(Gilead)의 트로델비(Trodelvy, 성분명 사시투주맙 고비테칸)에 대한 임상3상(TROPiCS-02 데이터) 결과와 관련, 박 컨설턴트는 "이전 투여 이력이 많은 HR+/HER2 음성 유방암에서 유의미한 무진행 생존기간 증가(5.5개월vs4.0개월) 등 임상적 효과를 확인했지만, 무진행 생존기간(PFS) 중앙값이 최소 1.5개월(13.9개월vs12.3개월) 증가하는 데 그쳤다. 통계적으로 유의미한 결과값은 아니지만 아직 진행 중인 상황인만큼 앞으로 더 지켜봐야 한다"고 말했다.
 

루브라카 데이터 미흡으로 신약 보충허가신청서 보류 권고·경쟁제품까지 다수


루브라카, 글로피타맙, 티라골루맙 등에 대해서는 다소 부정적 평가를 이어갔다.

클로비스 온콜로지(Clovis Oncology Inc)는 PARP(다중 당중합효소) 억제 혁신신약 루브라카(Rubraca, 성분명 루카파립)를 재발성 진행성 난소암 1차 유지요법 위한 3번째 치료제가 되는 것을 목표로 설정하고, 임상3상(Athena-MONO)시험을 진행한 결과를 ASCO에서 발표했다.

해당 임상시험 결과 HRD(상동 재조합 결핍) 양성 환자와 무작위 배정 환자군 모두에게서 무진행생존기간(PFS)이 유의미하게 개선되는 등 1차평가변수를 충족했다. 또한 위약 대비 HRD 환자에서 질병진행과 사망위험이 53% 감소했고, 무작위 배정환자군에서 48% 감소했다. 

또한 HRD 음성 BRCA wild-type에서 질병 진행 또는 사망위험률이 35% 감소했다. 

박 컨설턴트는 "1차 유지요법은 광범위한 모집단에서 PFS를 증가시켜 많은 환자들에게 처방 가능성을 열었다는 긍정적 측면이 있다"면서 "이 같은 결과를 바탕으로 바이오마커와 관계 없이 진행성 난소암의 1차 유지요법으로 적응증을 확대할 계획이었으나, 최근 미국 식품의약국(FDA)이 전체 생존기간(OS) 데이터가 준비될 때까지 신약 보충허가신청서(sNDA) 제출을 보류하도록 권고했다. EMA에서도 처방 중단과 적응증 철회를 권고했다"고 말했다.
 
이어 "이 같은 권고사항은 시판 후 제3상 임상시험에서 재발된 BRCA 돌연변이 진행성 난소암에서 생존율이 화학요법 대비 더 낮다는 중간 데이터 결과에 따른 것"이라며 "게다가 바이오마커 제한이 없는 제줄라와 BRCA·HRD 상태 제한이 있는 린파자 등 경쟁제품이 있다는 장애물로 인해 시장성이 불투명한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로슈(Roche)는 항TIGIT 면역요법 후보물질 티라골루맙(Tiragolumab)의 임상 실패에도 불구하고 공익적 목적으로 해당 데이터를 발표했는데, 이는 티라골루맙은 물론 현재 진행 중인 다른 항TIGIT제제 전반의 성공 가능성에 대해 심각한 의구심을 불러일으키고 있다고 밝혔다.

해당 임상시험은 치료받지 않은 확장기 소세포폐암에 대한 1차치료제로서, 화학요법과 티쎈트릭+티라골루맙 병용요법을 동시 사용하는 것과 티쎈트릭과 화학요법을 병용하는 요법을 비교했다.

티라골루맙을 추가하는 병용요법은 안전성에는 문제가 없었으나, 공동 1차평가변수인 PFS는 물론 전체생존기간도 모두 충족하지 못했다. 이외에도 베이스라인 시점에 과거력이나 뇌 전이 없는 환자의 무진행 생존기간과 전체 생존기간 모두 유의미하지 않은 결과가 나왔고, 전이부위에 따른 전체 생존율과 ECOG 전신수행능력 등에서도 유의미한 개선을 보이지 않았다.

박 컨설턴트는 "이로써 티라골루맙은 확장기 소세포폐암 치료시장에 진입할 수 없게 됐다. 실패한 임상이지만 연구자들과 기업들에게 공익 목적으로 도움을 주고자 결과를 공개한 것으로 보인다"면서 "티라골루맙의 임상실패로 인해 해당 약물은 물론 항TIGIT 제제 관련 개발자와 투자자에게 큰 타격을 줬다. 해당 성분의 성공 가능성에 대한 심각한 의구심을 불러일으키고 있으며 앞으로도 관련 논란이 지속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로슈(Roche)는 CD20과 CD3 T-세포 결합 이중특이성 항체 글로피타맙(glofitamab)에 대한 미만성 거대 B세포 림프종(DLBCL) 2상 시험도 ASCO에서 공개했다.

치료전력이 많은 R/R DLBCL 환자 155명을 대상으로 12.6개월 추적관찰한 결과, 완전반응(CR) 비율은 39%, 객관적 반응률(ORR)은 52%로 나타났고, 이전에 CAR T세포요법 받은 환자 중 3분의 1에서 CR비율은 35%였다. 첫 번째 주기 동안 3등급 이상 사이토카인 방출 증후군 발생률도 3.9%로 안전성 측면에서 종흔 프로파일을 보였다.

로슈는 지난해 임상1상에서 비세포 비호지킨 림프종 환자를 대상으로 유의미한 유효성과 안전성을 확인한 후 EMA에 2상 데이터 제출했고 올해 안에 FDA에도 제출할 계획이다.

박 컨설턴트는 "고정치료기간을 가진 기성 제출을 제공한다는 측면에서는 긍정적이나, 애브비와 젠맙의 거대B세포림프종(LBCL) 대상 CD3xCD20 이중항체 엡코리타맙(epcoritamab)은 임상1/2상 임상시험에서 ORR이 63%로 나타났다"며 "교차시험을 준비 중인 상황으로, 당분간은 비슷한 제품끼리 경쟁이 이어질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KRAS G12C 변이 비소세포폐암 표적치료제인 아다그라십(adagrasib)의 효능을 평가한 KRYSTAL-1 연구결과도 소개됐다. 이는 백금 기반 세포독성항암제에서 실패한 환자에서 객관적 반응률(ORR) 43%, 무진행 생존기간(PFS) 6.5개월, 전체 생존기간(OS) 12.6개월으로 나타났지만, 임상참여 환자 46%가 3등급 이상의 투여 관련 이상반응이 발생했다"면서 "FDA가 오는 12월 14일을 목표로 이전에 치료된 KRAS G12C 변이 비소세포폐암에 대한 아다그라십의 신약 허가신청을 검토 중이기는 하나, 이미 시장에 나온 루마크라스라는 경쟁제품과의 차별화가 어렵다"고 부정적 입장을 내놨다. 다만 CNS 관련 임상시험 데이터를 적극적으로 활용하면 어느 정도 경쟁력이 있을 것이라고 부연했다.

서민지 기자 (mjseo@medigate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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