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입력시간 26.10.07 03:33최종 업데이트 26.10.07 03: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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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사 의료사고 이력 공개’ 추진 이소희 의원…환자 보호 부족에 ‘의분법 재개정’ 요구

경실련과 7일 시행 중단·재개정 촉구 기자회견…경실련, 정부 협의체 탈퇴 예고

환자권리 침해 우려 제기…의료계의 ‘보호 실효성 부족’ 비판과 다른 접근

국민의힘 이소희 의원. 사진=이소희 의원 블로그

[메디게이트뉴스 조운 기자] 의사의 의료사고 이력 공개를 추진해온 국민의힘 이소희 의원이 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과 함께 개정 의료분쟁조정법의 시행 중단과 재개정을 촉구한다. 의료인의 형사책임을 완화하는 과정에서 의료사고 피해자의 권리 보호와 위헌 논란에 대한 충분한 논의가 이뤄지지 않았다는 문제의식에서다.

일부 의료계는 불명확한 중대한 과실 기준과 까다로운 특례 적용 요건으로 진료 현장을 충분히 보호하기 어렵다며 우려를 제기하고 있는 가운데 경실련과 이 의원은 정 반대로 의료인 보호를 위한 형사특례가 피해자의 권리를 제한할 수 있다고 보고있다.

경실련과 이 의원은 7일 오후 1시 20분 국회 소통관에서 ‘의료분쟁제도개선협의체 탈퇴 및 법 재개정 촉구 기자회견’을 개최한다. 경실련은 협의체 운영 과정의 문제와 탈퇴 이유를 밝히고, 개정법의 시행 중단과 재개정을 요구할 예정이다.

경실련 “위헌·환자권리 문제 남겨둔 채 시행령 마련에만 급급”

2027년 5월 27일 시행 예정인 개정 ‘의료사고 피해구제 및 의료분쟁 조정 등에 관한 법률’은 고위험 필수의료행위에 대한 형사절차 특례와 공소제기 제한, 의료사고심의위원회 설치 등을 골자로 한다. 정부는 하위법령 마련을 위한 협의체를 구성했으며 경실련도 참여해왔다.

경실련은 정부가 지난 4월 의료인 형사책임을 완화하는 과정에서 위헌 논란과 환자권리 침해 문제에 대한 충분한 법적·사회적 논의를 거치지 않았다고 주장했다. 이러한 문제가 해결되지 않은 상황에서 시행 일정에 맞춰 하위법령을 마련하는 데만 집중하고 있어 협의체 참여의 의미가 없다고 판단했다는 설명이다.

이는 시행령의 세부 기준을 조정하는 것만으로는 법률 자체에 대한 문제 제기를 해소하기 어렵다는 입장으로 풀이된다. 경실련은 협의체 탈퇴를 통해 논의의 범위를 하위법령 마련에서 법 재개정으로 확대하겠다는 뜻을 드러냈다.

경실련이 입법 과정부터 제기한 핵심 문제는 의료사고 피해자의 형사절차상 권리다. 경실련은 지난 4월 법률전문가 116명의 서명과 의견서를 여야 지도부에 제출하며, 보건의료인에게 적용하는 형사특례가 평등원칙과 피해자의 재판절차진술권을 침해할 소지가 있다고 주장했다.

특히 환자가 사망하거나 중상해를 입은 경우에도 일정 요건을 충족하면 공소제기를 제한하는 방식이 적절한지 문제를 제기했다. 배상이 이뤄졌다는 사실과 형사책임에 대한 사법적 판단 기회를 제한하는 것은 별개의 문제라는 취지다. 이는 경실련과 해당 법률전문가들의 위헌성 주장으로, 위헌 여부가 확정된 것은 아니다.

이소희 의원 역시 의료인의 사법적 부담을 줄여야 한다는 취지에는 공감하면서, 그 과정에서 의료사고 피해자와 가족의 권리가 뒤로 밀려서는 안 된다는 입장을 밝혀왔다.

이 의원은 지난 8월 대한변호사협회와 공동 개최한 토론회 이후 의료진이 불합리한 사법적 위험 때문에 필요한 진료를 기피하지 않도록 제도를 개선해야 한다면서도, 피해자의 형사절차상 권리와 직결되는 변화에 충분한 숙의와 검증이 있었는지 되짚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따라서 이 의원의 문제 제기는 의료진 보호의 필요성 자체를 부정하기보다, 형사특례를 도입하는 방식과 환자권리 보호 장치가 균형을 갖췄는지에 초점이 맞춰져 있다. 이번 기자회견에서 경실련의 재개정 요구와 관련해 어떤 구체적인 보완 방향을 제시할지 주목된다.

의료계 주장과 대척점…의료계 “특례 있어도 보호받을지 불확실”

의료계가 개정법을 비판하는 이유는 이들과 달리 형사특례가 지나치게 넓어서가 아니라, 적용 기준과 조건 때문에 실질적인 보호를 기대하기 어렵다는 데 있다.

대표적인 쟁점은 ‘중대한 과실’의 판단 기준이다. 대한외과학회와 대한소아청소년과학회 등은 입법 과정에서 추상적인 기준을 일률적으로 적용하면 응급상황과 환자별 특수성, 임상적 판단의 어려움을 충분히 반영하기 어렵다고 우려했다. 결과를 알고 난 뒤 당시의 판단을 평가하는 방식이 오히려 방어진료를 유발할 수 있다는 것이다.

설명의무와 보험·배상 요건도 논란이다. 대한마취통증의학회는 사고 원인 규명에 시간이 필요한 상황에서 일정 기간 내 설명을 일률적으로 요구하면 현장과 괴리가 생길 수 있다고 지적했다. 보험 가입과 손해배상 등 사후적 요건을 형사특례와 결합하는 구조에 대해서도 우려를 제기했다.

법 통과 이후 바른의료연구소는 의료사고심의위원회를 해당 분야 전문가 중심으로 운영하고, 중대한 과실을 판단할 때 당시의 인력·시설·응급성·전원 가능성 등을 반영해야 한다고 요구했다. 책임보험도 공적 재원 지원을 포함해 설계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다만 의료계 전체가 법 폐지나 시행 중단을 요구하는 것은 아니다. 대한의사협회는 법 통과 당시 중과실과 책임보험 관련 불명확한 부분을 하위법령 마련 과정에서 구체화해야 한다고 밝혔다. 법 자체의 재검토를 요구하는 입장과 시행령을 통한 보완에 무게를 두는 입장이 함께 존재한다.

결국 같은 개정법을 두고 시민사회 일부는 피해자의 권리 제한을, 의료진 일부는 보호의 불확실성을 문제 삼고 있다. 형사특례의 범위와 중과실 판단, 전문적 사고 심의와 피해구제 체계를 어떻게 설계하느냐가 양측 비판을 함께 풀어야 할 과제다.

한편, 이번 기자회견은 복지부 국정감사가 시작되는 날 열린다. 경실련이 협의체 탈퇴와 법 재개정 요구를 예고하면서, 의분법이 국감의 뜨거운 감자로 떠오를 전망이다.

#이소희 의원 # 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 # 의료분쟁조정법 # 중대한 과실 # 형사책임

조운 기자 (wjo@medigate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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