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디게이트뉴스 임솔 기자] 전국의대교수협의회(전의교협) 신동천 회장은 14일 “대한의사협회의 4월 파업 유보는 잘한 결정”이라며 “교수들도 투쟁의 명분이 분명하고 제대로 준비된다면 얼마든지 투쟁에 동참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의협 최대집 회장 당선인과 16개 시도의사회장단은 이날 회의를 갖고 4월 27일 남북정상회담일에 예정된 파업을 유보하기로 결정했다. 대신 정부, 여당과의 대화 제의가 무시되거나 진정성 있는 논의가 없다면 다시 파업을 시행하기로 했다.
신 회장은 회의가 열리기 전에 최 당선인과 방상혁 인수위원회 대변인으로부터 긴급하게 연락을 받아 곧바로 이들을 만난 것으로 전해졌다. 신 회장은 “두 사람이 파업에 대한 의견을 물었고 파업 유보를 건의했다”라며 “이들이 전의교협의 입장을 진지하게 귀 기울이고 받아들이는 모습을 보였다”고 밝혔다.
신 회장은 “파업 계획은 회장 선출 이후 첫 번째 행사라는 데 의미가 있다”라며 “첫 번째인 만큼 제대로 준비해서 시작 단추를 잘 꿰야 한다"고 했다. 그러면서 "최 당선인의 임기 시작은 5월 1일이고, 4월 말까지 추무진 회장의 임기가 아직 남아있다"라며 "의협 내부적으로 아직 준비가 덜 된 만큼 파업을 유보하는 게 어떨지를 건의했다”고 말했다.
대한병원협회는 투쟁에 동참하지 않을 것으로 보이지만, 교수들은 병협에 속하지 않는다고 분명히 했다. 신 회장은 “교수들은 병원이나 대학의 입장과 다를 수 있다”라며 "전의교협이 의협과 자주 소통해 의료계를 이끌어나갈 수 있는 방향을 많이 공유하겠다”고 했다.
신 회장은 “최 당선인이 전의교협에 많은 기대를 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각 의대의 교수협의회에 의견을 구해 문재인 케어(건강보험 보장성 강화 대책) 대응 방안 등을 고민하겠다”고 말했다.
특히 10년간 세계의사회(World Medical Association, WMA) 활동을 해온 신 회장은 세계의사회를 통해 의료계의 난맥상을 해결할 아이디어를 구상하고 있다. 신 회장은 “이스라엘이나 독일 의사회 등은 파업을 해서 성공한 사례가 있다”라며 “세계 의사회에서 다양한 나라의 조언을 구하고 이를 참고하겠다”고 말했다.
예를 들면 이스라엘 의사회는 2010년 11월부터 2011년 8월까지 파업을 펼친 결과 의사 1000명 추가고용과 평균 49% 연봉 인상안을 통과시켰다. 소아청소년과, 신생아, 마취통증의학과 등 인력이 부족한 진료과의 연봉은 최대 70%까지 큰 폭으로 인상됐다. 대신 이스라엘의사회는 파업 과정에서 비상진료위원회를 정상적으로 가동하면서 응급 환자 진료에 차질이 없도록 했다. 의사 파업으로 인한 사회적 신뢰를 잃어버리지 않은 것이다.
또 세계의사회는 2015년 의협으로부터 관련 소식을 듣고 "한의사 의료기기 허용은 불필요한 비용을 증가시키고 환자 안전에 위험을 초래한다. 이 정책을 반대한다"는 성명서를 발표하기도 했다.
신 회장은 “의협이 사회로부터 존경과 신뢰를 받아야 한다. 의사들의 윤리 문제가 있다면 자정작용에 나서고, 봉사 활동을 많이 해야 한다”라며 “사회적으로 의사들에 대한 신뢰와 설득력이 있어야 한다”라고 말했다. 이어 “의사들이 사회적인 신뢰를 쌓으면서 주장을 펼친다면 저수가 문제 해결 등을 설득할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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