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입력시간 22.12.06 07:24최종 업데이트 22.12.06 07: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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항우울제, SSRI 처방 규제 20년만에 해제…비정신과도 처방 '가능'

대한우울자살예방학회 "우울증 환자 치료 접근성 향상 기여"

사진=게티이미지뱅크

[메디게이트뉴스 조운 기자] 우울증 치료제인 세로토닌 재흡수 억제제(SSRI)의 처방 규제가 해제되면서 비정신과 의사들의 기대감이 커지고 있다. 

기존에 정신건강의학과 전문의가 아니면 처방이 어려웠던 SSRI가 횟수에 상관 없이 내과, 소아청소년과, 외과, 산부인과, 가정의학과 등 비정신과 의사도 우울증 약을 처방할 수 있게 되면서 우울증 환자의 치료 접근성이 향상될 것이라는 설명이다.

5일 의료계에 따르면 보건복지부가 'SSRI 항우울제 급여기준 관련 질의 및 응답'을 통해 SSRI의 처방 기준을 완화했다.

그간 정신건강의학과가 아닌 비정신과 의사와 일반의는 항우울제를 60일 이상 처방하지 못하게 하는 처방 규제가 적용됐다. 

우울증 치료는 정신건강의학과의 전문 영역이라는 점 때문이었다. 특히 대한신경정신의학회와 대한정신건강의학과의사회 등은 SSRI 처방 규제를 해제할 경우, 우울증 환자의 정신건강의학과에 대한 접근성이 낮아져 오히려 자살률이 늘어날 수 있다고 반발했다.

하지만 이러한 처방 제한이 우리나라 우울증 처방을 가로막는다는 비 정신과 학계의 반발에 따라 오랜 기간 전문가 논의가 진행됐다. 

이에 복지부는 정신건강의학과의 우려를 반영해 ▲한두가지 약물치료에 반응하지 않는 경우 ▲치료 1년 이내 재발한 경우 ▲양극성 장애가 의심되는 경우 ▲환자 또는 가족이 전과를 요구하는 경우 ▲자살 생각이 지속되는 경우 ▲알코올 또는 약물남용, 인경장애 등 공존 질환이 있는 경우 ▲중증 우울증상을 보이는 경우 등 정신건강의학과로의 자문의뢰가 반드시 필요한 경우를 명시했다.

나아가 지체 없이 의뢰가 필요한 사례로 ▲자살 계획이 있는 경우 ▲정신병적 증상이 있는 경우 ▲증상이 심하고 심한 불안이 동반된 경우 ▲자기 관리가 심하게 안 되는 경우 ▲타인을 위험하게 할 수 있는 경우 등을 명시해 비 정신과에 대한 SSRI의 처방 규제를 20년만에 해제했다.

이에 대해 대한우울자살예방학회는 "실제로 우리나라는 우울증 유병률 OECD 1위이고, 우울증 치료율은 OECD 최저로, 우울증 치료가 중요한 사회 문제로 제기됐다"며 "이번 조치로 우울증 환자들의 치료 접근성이 과거 보다 20배 이상 좋아진다"고 우울증 환자의 치료 접근성 개선에 대해 환영을 표했다.

나아가 "이제 일반의를 포함한 모든 의사들이 우울증을 조기에 진단하고 치료할 수 있게 교육해야 한다. 자살 사망자의 75%는 자살 1개월 전까지도 여러 가지 신체 증상으로 병의원을 찾는다. 모든 의사들은 미국과 같이 '진료 전 설문지'를 이용해 병의원을 방문하는 모든 사람들에게 우울감과 자살 생각을 물어봐야 한다"고 우울증 치료 과정에서 자살 예방을 위한 활동에 적극 나서야 한다고 강조했다. 

학회는 "의사가 우울증을 조기에 치료하고, 자살 생각이 있는 사람을 적극적으로 발견해서 지역 정신건강복지센터에 연결해 주면 자살을 예방하고 생명을 구할 수 있다. 동시에 우울감이나 자살 생각이 날 때에는 전문과에 상관없이 집 근처 1차 의료기관을 방문하도록 국민에게 권장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특히 이번 규제 해제로 우울감과 자살 생각도 가정의학과, 내과, 소아청소년과, 산부인과, 신경과, 정신과 등 1차 의료기관 의사들이 상담하고 치료할 수 있는 환경이 마련된 만큼, 부정적이고 절망적인 생각과 행동을 긍정적이고 희망적인 생각과 행동으로 바꾸는 인지행동요법과 자살예방법에 대한 홍보활동도 중요하다고 지적했다.

홍승봉 교수(대한우울자살예방학회 회장, 성대의대 신경과)는 "이제 국가 정부와 10만 의사들이 힘을 모아서 한국의 우울증 치료율을 OECD 최저에서 평균 이상으로 끌어올리고, 자살 위험이 높은 사람을 적극적으로 발견하는 자살예방 노력을 경주해야 한다. 이것이 한국의 자살률을 낮추는 길이다. 모든 의사들은 자살 생각도 우울증과 같이 치료가 필요한 상태로 인식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조운 기자 (wjo@medigate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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