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브란스 암병원 A과, 의료대란 이전 6명 당직 근무했지만 의료대란 이후 2명 → 이번주부터 1명
[메디게이트뉴스 하경대 기자] 의료대란 장기화로 기존 의료시스템이 한계에 도달했다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교수들의 당직으로 버티던 빅5병원조차 의료공백이 현실화할 조짐을 보이고 있다.
23일 메디게이트뉴스 취재결과, 세브란스병원은 이번 주부터 일부 진료과목의 당직 인원을 축소할 방침을 정했다.
일례로 세브란스병원 암병원 A과는 기존 2명에서 1명 당직 체제로 전환된다. 해당 진료과는 이번 의료대란 사태 이전엔 상주 당직 4명에 온콜 대기까지 총 6명이서 환자를 봤다. 하지만 의료대란 이후 2명으로 줄였다가 이젠 1명이서 이 모든 당직 업무를 감당해야 하는 상황이다.
병원 관계자들의 이야기를 종합하면, 당직 인원 감축의 이유는 '현장 인력 부족'과 더불어 '경영악화' 문제가 무관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연세의료원은 진료수익 적자율이 의료대란 이전에 비해 8배 가량 커진 상황으로, 올해 상반기 진료수익 적자 규모가 750억원에 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총 손실금액은 1200억원 규모로 예상되고 있다.
문제는 당직 의사 수가 줄어들면서 현장의 우려가 커지고 있다는 데 있다. 해당 진료과 교수들은 당직 1명으론 정상적인 환자 진료가 불가능하다고 입을 모은다.
한 세브란스병원 교수는 "지금까지 일반병동, 중환자실을 담당하고 응급 신규 환자까지 받는 당직 일을 교수 2명이서 겨우 했는데, 이를 1명으로 줄이면 물리적으로 정상적인 근무가 불가능하다"며 "지금도 병동에서 바이탈사인이 흔들리는 환자가 1~2명씩 동시에 생기고 심폐소생술(CRP)을 해야 하는 상황이 발생한다. 당직 의사 1명으론 환자 안전이 우려스럽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이강영 세브란스병원장은 "당직 교수 축소는 병원 차원에서 결정한 것이 아니라 일부 임상과의 문제"라며 "이유에 대한 해석은 병원 운영상의 내용으로 해석에 유의해달라. 경영 상태와 관계 없다"고 했다.
하지만 병원 내부는 물론 의료계 전반적으로 빅5병원가 지탱하던 의료시스템마저 무너질 수 있다고 입을 모은다.
전국의과대학 교수비상대책위원회 최창민 위원장(서울아산병원 호흡기내과 교수)은 "교수들 신분이 애매하니 병원이 악용하다시피하며 운영하고 있다. 환자 안전도 문제지만 교수들의 건강도 걱정이다. 근로시간 축소를 보장 받아야 한다"며 "우리 (아산병원) 호흡기내과도 내년에 중환자실 임상강사가 없어 환자 진료가 어려울 듯하다"고 말했다.
의료계 관계자도 "대형 수련병원들이 무너지고 있다. 지방 병원들은 물론 빅5병원도 속수무책이다. 의료시스템 붕괴 징조가 점차 현실화하는 것"이라고 진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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