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입력시간 23.08.23 16:25최종 업데이트 23.08.23 19: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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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감대란 막을 백신…SK바사, 국내 유일 세포배양 '스카이셀플루' 3년만 공급 재개

23-24 시즌 첫 출하 시작 오는 10월까지 총 500만도즈 공급

사진 = SK바이오사이언스 안동 L하우스에서 모든 공정을 마친 스카이셀플루.

[메디게이트뉴스 서민지 기자] SK바이오사이언스가 코로나19 백신 개발·생산으로 중단한 독감(인플루엔자) 백신 공급을 3년만에 재개한다. SK바이오사이언스가 생산하는 독감백신은 GSK, 사노피, 녹십자 등 대부분 제약사들이 채택하는 '유정란' 방식이 아닌, 국내 유일 '세포배양'인만큼 접종자들의 선택권이 확대될 것이란 전망이다. 

SK바이오사이언스는 23일 23-24 시즌 첫 출하를 앞두고 개최한 팸투어를 통해 독감 백신 원액 생산, 완제 생산, 품질검사 과정을 공개하고 독감백신의 필요성과 유정란 방식과의 차이에 대해 소개했다.

이날 SK바이오사이언스는 자체개발 세포배양 독감백신인 스카이셀플루가 시판을 위한 최종 단계인 국가출하승인을 획득하고, 경북안동에 위치한 백신생산시설 안동 L하우스에서 출하했다고 밝혔다.

SK바이오사이언스가 올해 연말부터 내년초까지 국내에 공급하는 독감백신 물량은 약 500만도즈(1도즈=1회접종량)로 내달부터 병의원 등에서 스카이셀플루 접종이 가능하다.

스카이셀플루는 세계 최초로 WHO(세계보건기구) PQ(사전적격성평가) 인증을 획득한 세포배양 방식의 국산 독감 백신이다. 

세포배양-유정란 방식과의 차이? 변이 없이 높은 안전성 유지 가능
 
사진 = 인플루엔자 독감백신 생산 과정(SK바이오사이언스 김기현 메디컬 인포메이션팀장 발표 자료 발췌)

국내에서 접종 가능한 독감백신은 ▲유정란에서 바이러스를 배양한 유정란 방식과 ▲동물 세포를 활용해 바이러스를 배양한 세포배양방식 두 가지다. 

새포배양 방식은 SK바사 독감백신만 채택하고 있으며, 이는 유정란을 활용하지 않기 때문에 계란 알레르기가 있는 사람의 경우도 비교적 안전하게 접종할 수 있다. 또한 유정란 방식 대비 생산 기간도 짧아 대유행 등 유사시 신속한 생산이 가능한 것도 특징이다.

뿐만 아니라 세포배양 방식은 유정란 방식과 달리 최첨단 무균 배양기를 통해 생산하기 때문에 항생제나 보존제 투여가 불필요하다. 전문가들은 백신 접종 후 발생하는 과민반응의 원인이 백신 구성 물질에 의한 것인 만큼 항생제나 보존제와 같은 추가적 성분을 사용하지 않을 경우 그만큼 과민반응에 대한 우려도 낮아진다고 설명한다.

효과의 안정성 역시 강점이다. 

SK바이오사이언스 김기현 메디컬 인포메이션팀장은 "일반적으로 독감백신은 매년 WHO가 당해년도에 유행할 것으로 예측한 독감백신 균주 리스트를 기반으로 생산한다"면서 "유정란 방식은 달걀을 소독한 후 바이러스를 주입한 뒤 배양 증식, 불순물 제거, 바이러스 분리 등의 과정을 거쳐 백신에 들어갈 바이러스를 만든다"고 설명했다.

이어 "유정란 방식은 변이가 발생해 실제 유행하는 바이러스와 차이가 나서 백신 효과가 감소될 수 있다"면서 "세포배양 방식으로 제조된 독감백신의 경우 유정란을 사용해 백신을 생산하는 과정에서 발생할 수 있는 바이러스 변이 가능성이 낮다"고 밝혔다.
 
사진 = SK바이오사이언스 김기현 메디컬 인포메이션팀장

이 같은 이유로 세포배양 방식이 유정란 방식에 비해 유행하는 바이러스 유형과 백신에 활용된 바이러스 유형의 일치도가 상대적으로 높아 병원방문 예방 효과 역시 이에 비례해 높은 편으로 알려져 있다.

전문가들은 백신생산 과정에서 변이 발생 가능성이 낮다는 것은 상대적으로 효과가 안정적으로 높다는 의미로 보고 있다. 미국 식품의약국(FDA)과 미국 질병통제예방센터(CDC)가 지난 2017년~2018년 시즌 독감백신의 상대적 효과를 분석한 결과, 세포배양 4가 독감백신이 유정란 4가 독감백신보다 병원방문 예방효과가 11% 높았다고 밝혔다. 뿐만 아니라 유정란 독감 바이러스 배양시 독감바이러스 일종인 H3N2 바이러스 변이가 쉽게 발생하는데, 이때 유행주간 항원성이 일치하지 않으면 백신효과가 50~60%에서 23%로 떨어진다는 결과가 란셋에 실린 바 있다.

실제 CDC는 백신 주 변화 가능성을 지목하면서 세포배양이나 재조합 방식의 백신 접종을 권고했다. 영국 백신접종과 면역 공동위원회(JCVI)는 23-24절기 독감백신 연령별 가이드를 통해 2~64세 대상자에 세포배양 방식의 4가 인플루엔자 백신을 우선 권고한다는 내용을 발표했다.

또한 지난 2018년 2월 WHO가 실제 유행하는 A형 H3N2독감 바이러스와 실제 독감바이러스를 비교 조사했을 때 세포배양 바이러스는 91%, 유정란 배양 바이러스는 44%의 일치율을 보였다. 

SK바사 자체 연구 결과에서도 스카이셀플루 생산용 세포와 유정란을 활용해 각각 15회의 계대배양(세포증식을 위해 새로운 배양접시에 옮겨 세포 대를 이어 배양하는 방법)을 실시한 결과, 유정란 방식은 바이러스 내 3개 단백질에서 변이가 발견된 반면 스카이셀플루 생산용 세포에서는 변이가 발생되지 않았다. 이는 지난 2019년 인플루엔자 심포지엄에서 공식 발표한 바 있다.

김 팀장은 "스카이셀플루 4가 임상 3상을 통해 우수한 면역원성과 안전성을 입증하며 세포배양 독감백신 중 세계 최초로 WHO PQ 인증을 받는 데 성공했다. WHO PQ는 WHO가 백신의 제조 과정, 품질, 임상시험 결과를 평가해 안전성과 유효성을 인증하는 평가 자격"이라며 "이 같은 강점을 바탕으로 출시 4년만에 국내 시장 점유율 1위를 차지하며 명실상부 대한민국 대표 독감백신으로 자리매김했다"고 강조했다.

해외에서는 말레이시아, 태국, 싱가포르, 몽골 등 10개국에서 허가를 받았으며, 현재 10여개국 국가에서 추가 허가를 진행하면서 글로벌 경쟁력을 더욱 확대 중이다.

세포배양 방식 4가 독감백신 3년만에 공급 재개하는 SK바사
 
사진 = SK바이오사이언스 이상균 L하우스 공장장(부사장)

앞서 지난 2020년 코로나19 팬데믹 발생으로 코로나19 백신을 연구개발, 생산하면서 지난 2021년부터 독감백신 공급을 중단한 SK바사는 올해 공급을 재개한다. 이날 첫 출하를 시작으로 10월까지 500만도즈(500만회 접종 분량)를 병의원 등으로 납품한다. 이번에 출하가 시작되는 백신은 이르면 내달부터 시작되는 예방접종에 활용된다.

이상균 L하우스 공장장은 "스카이셀플루는 고도화된 대한민국 백신 기술력의 결정체로, 이번 시장 복귀를 통해 우리 국민들의 독감 백신 선택권을 넓히고 글로벌 시장에서 영역 확대를 통해 우리 백신의 경쟁력을 다시금 입증해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미국 시장조사기관에 따르면 전세계 독감백신 시장 규모는 2020년 6000만 달러에서 연평균 7.2%씩 성장해 오는 2030년 1만127만 달러로 성장할 전망이다. 또한 국내 보건당국이 생후 6개월~만13세 어린이, 임신부, 만65세 이상 어르신으로 한정한 독감 백신 무료접종대상(NIP)을 고혈압, 당뇨병 등 만성질환자까지 확대하는 방안을 고려 중인 것으로 알려지면서 국내외 독감백신 시장은 점차 확대될 것으로 전망된다.

송도로 본사 이전…L하우스 더욱 확장? 송도는 'CGT'-L하우스는 '상업용'

이 같은 시장 확대에 따라 지난 2015년 국내 최초 3가, 2016년 세계 최초 4가 세포배양 독감백신을 발매한 SK바사는 백신 생산을 담당하는 L하우스를 더욱 확충할 방침이다.

SK바사의 L하우스는 총면적 2만평, 생산규모 연 5억도즈로, 2014년 K GMP, 2021년 EU GMP 등을 획득했다. 싱글유즈 바이오리액터를 보유했으며, 다분화 플랫폼을 활용하고 있다. 

L하우스는 원액생산부터 완제생산, 필링(주입패키징, 분석, 동물실험 등 백신생산의 모든 공정을 수행할 수 있도록 인프라가 구축돼 있으며, 앞으로 생산량을 1.5배 더 확대하고자 공장을 추가 증설할 계획이다. 

이 공장장은 "L하우스에서 독감백신 스카이셀플루를 비롯해 대상포진 백신 스카이조스터, 코로나19 백신 스카이코비원, 장티푸스백신 스카이타이포이드 등을 생산하고 있으며, 노바백스와 아스트라제네카의 코로나19 백신 CDMO도 진행했다"면서 "안동 L하우스를 글로벌 생산거점으로, 생산 케파를 증설하고 품질 향상에도 적극 투자할 예정"이라고 강조했다.

송도로 본사를 이전하는 SK바사는 안동을 생산기점으로 더 강화하고 송도는 R&D와 새로운 사업으로의 확장을 위한 기지로 만들겠다는 계획이다. 

현재 SK바이오사이언스는 CDMO(위탁개발생산) 글로벌 경쟁력 확보를 위해 인천 송도에 글로벌 R&PD 센터를 구축할 계획이며, 오는 2025년 완공을 목표로 한다. 

해당 센터를 연구부터 상업 생산까지 전 과정을 아우르는 시설로서, 글로벌기업과 기관들이 협력하는 바이오생태계의 중심으로 마련한다는 방침이다.

cGMP 수준의 생산 시설인 '파일럿 플랜트(Pilot Plant)'도 설립, mRNA, CGT(세포유전자치료제) 등 신규 플랫폼에 대한 C(D)MO 사업에 적극 활용할 예정이다. 이를 통해 기존 백신 플랫폼뿐만 아니라 도 추진해 새로운 성장 동력을 확보해나간다.

이 공장장은 "송도는 SK바사의 본사이자 중심축으로서 R&D 등 연구 기능을 하는 곳이다. 즉 해당 부지의 공장은 연구공정을 중심으로 다분야 소규모로 운영된다. 안동 L하우스는 상업용 제품을 대량생산해 이익을 창출하는 데 목적을 두고 운영된다"고 밝혔다.

서민지 기자 (mjseo@medigate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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