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입력시간 22.10.07 13:58최종 업데이트 22.10.07 13: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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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약과의 전쟁’ 선포한 윤 정부…식약처, 부실한 마약류 관리 문제 도마 위

[2022 국감] 여야 의원 마약사범 증가 실태 지적, ‘컨트롤타워’ 필요성 부각

식품의약품안전처 오유경 처장 사진=인터넷의사중계시스템

[메디게이트뉴스 조운 기자] ‘마약과의 전쟁’을 선포한 윤석열 정부의 추후 대응에 관심이 쏠리는 가운데 마약류 관리에 책임이 있는 식약처의 부실 대응이 도마 위에 올랐다.

7일 열린 식품의약품안전처 국정감사에서 많은 여야 의원들이 최근 증가하고 있는 마약사범 증가 문제와 관련해 철저한 마약관리 방안 마련을 촉구했다. 

다크웹 이용한 마약 거래 단속 부실 지적…식약처 수사의뢰 환경 개선 필요
 
사진=인터넷의사중계시스템

먼저 더불어민주당 전혜숙 의원은 경찰청의 마약류 사범 검거 현황을 공개하며, 다크웹과 가상자산을 이용한 거래 건수가 2019년 82건, 2021년 832건으로 증가추세에 있다고 지적했다.

전 의원은 “텔레그렘과 트위터에 수상한 용어로 마약거래가 이뤄지고 있다. 식약처에서는 이런 불법 거래를 근절하고자 불법 마약 거래 모니터링 사이버팀을 운영하고 있다. 실질적인 업무는 접속 차단 조치와 자율 규제 요청이지만 효과가 별로 없다”고 꼬집었다.

전혜숙 의원은 또 트위터, 페이스북, 구글에 마약류 판매 계정, 키워드 금칙어에 대한 자율규제를 문의한 결과 자체적으로 해당 계정을 영구정지 처분할 수 있다는 규정이 있는 것으로 나타났지만, 트위터는 94일, 구글은 23일, 페이스북은 11일 동안 마약 관련 게시글을 방치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또 전 의원은 “2021년 식약처가 해외 플랫폼과 불법 마약 거래 게시글 근절을 위해 수사 의뢰한 건수가 26건에 불과했다. 왜 그런가 봤더니 수사 의뢰서에 모든 정보를 기입해야만 경찰이 수사 요청을 받아주고 있었다”며 “이런 환경을 개선하지 않으면 마약을 근절할 수 없다”고 다크웹을 이용한 마약 거래 관리에 대한 개선을 요구했다.

의사의 마약류 셀프처방 오남용 사례 증가추세…실시간 확인 통해 제재해야
 
처방의사와 환자의 이름과 출생연도가 같은 사례. 사진=인터넷의사중계시스템

이날 국민의힘 최연숙 의원은 의사와 환자의 이름과 나이가 같아서 셀프처방으로 의심되는 의료용 마약류 처방 사례가 매년 증가하는 현실을 지적하며, 의사의 마약류 상습 투약 등 오남용 사례에 대한 규제를 주문했다.

최연숙 의원에 따르면 의료용 마약류를 의사 본인이 투약한 것으로 파악된 사례는 마약류 셀프처방이 추정되는 의사 수는 △2018년 5~12월 5681명 △2019년 8185명 △2020년 7879명 △2021년 7736명 △2022년 1~6월 5698명이었으나 식약처의 점검은 매우 제한적인 것으로 나타났다.

최 의원은 “식약처는 최근 2년간 프로포폴과 식욕억제제 등 일부 마약류 성분별로 처방량 상위 의료기관 42개소를 점검해 24건을 수사의뢰했다. 그 중에서 8건은 검찰에 송치됐고, 3건은 수사 중이고, 9건은 내사종결했다”고 전했다.

그중 의사 본인이 2018년 12월부터 2020년 3월까지 향정신성의약품을 총 5357정을 투약한 사례, 환자의 명의를 도용한 것에 그치지 않고, 다른 의사의 명의를 도용해 총 184회 3696정을 처방받아 투약한 사례도 있었다. 

최의원은 “식약처는 마약류관리법에 의해 마약류 오남용 분석에 필요한 주민등록전산자료를 요청할 수 있기 때문에 식약처와 복지부가 협력하면 셀프처방 여부를 쉽게 확인할 수 있는 데도, 식약처는 의원실에서 자료를 요청한지 20여일이 지나도록 제출하지 않고 있다”며 “국방의료정보체계처럼 마약류통합관리시스템에서도 셀프처방을 실시간으로 확인할 수 있도록 체계를 구축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마약류 함유된 식욕 억제제 관리 부실, 미성년자도 구매 가능…DUR 연계해 관리해야
 
마약류 식욕억제제 처방일수 기준 상위 10명(21.7.1~22.6.30) 사진=인터넷의사중계시스템

더불어민주당 최종윤 의원 전통적인 마약뿐 아니라 의료용으로 사용되는 마약류가 함유된 식욕 억제제 등 처방 기준을 준수하고 있는지에 대한 관리도 제대로 이뤄지지 않고 있는 현실을 지적했다.

마약류인 식욕억제제는 처방 일수는 물론 어린이나 청소년 등에게 처방해서는 안되도록 돼 있다. 하지만 최종윤 의원실이 공개한 처방 일수 기준 상위 10명 자료에 따르면 2021년 7월부터 2022년 6월까지 상위 3인은 3000일 이상 약 10년치에 준하는 식욕억제제를 처방받은 것으로 나타났다.

최 의원은 마약류 식욕 억제제가 미성년자 성매매에 이용되는 현실을 지적하며 최종윤 의원은 “마약류 식욕 억제제가 비만이든 미용 목적이든 굉장히 손쉽게 구할 수 있다는 게 문제다. 그래서 처방 기준에 맞지 않으면 구매할 수 없도록 실시간으로 감독하고 관리하는 게 중요하다. 국내에 마약류통합관리 시스템이 있지만 실시간이 아니라 한 달에 한 번씩 자료를 제출해 입력한 뒤 알게 되는 시스템이다”라고 말했다.

특히 “실효성 있는 실시간의 감시 감독 체계를 만들어야 한다. 국회에 마약류 통합관리 시스템과 심평원의 DUR을 연계해 실시간으로 마약 처방과 급여 지급을 확인하고 관리할 수 있는 제도를 의무화하는 법안을 냈다. 식약처가 적극적으로 나서야 한다”고 촉구했다.

정밀도 낮은 검사 방법, 2차 정밀검사 부실…“주먹구구식 마약검사, 실효성 떨어져”
사진=인터넷의사중계시스템

국민의힘 조명희 의원은 현재 시행 중인 마약검사가 가이드라인도 없이 시행되며, 검사 기관마다 종류와 방법이 달라 신뢰성이 떨어지는 문제를 지적했다.

조명희 의원은 “많은 기관에서 사용하는 TBPE 검사는 1980년대부터 사용하는 방법으로, 감기약에도 필로폰 양성으로 반응하는 등 정밀도가 굉장히 낮다. 또 검사 결과 양성이 나오면 즉시 2차 정밀검사를 시행해야 하지만, 마약 성분이 몸에서 다 빠져나가는 일주일 후에 검사자가 재방문해 검사를 진행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이렇게 주먹구구식으로 마약검사를 하면 무슨 실효성이 있나. 마약 투약, 밀수, 중독으로 인한 사망까지 사회적으로 큰 이슈가 되고 있다. 이런 마약을 검사하는 방법, 기간 등을 규정하는 법이 제대로 시행되지 않고 있다. 현재 마약관리법을 발의하려고 준비하고 있다”며 식약처에 과학적이고 체계적인 마약관리를 요청했다.

마약 중독 치료와 재활 인프라 ‘전무’…마약 컨트롤 타워 구축해 재활 대책 포함해야
 
사진=인터넷의사중계시스템

더불어민주당 강선우 의원은 현 정부의 마약과의 전쟁이 마약의 국내 유입 경로 차단 등 처벌이 능사라고 보는 듯한 대책으로 치우쳐 있다고 우려했다.

강 의원은 “10년 만에 복지부가 마약류 사용자 실태조사를 했더니 여성과 20대 비율이 굉장히 높아졌고, 고학력자 비율이 늘어났다. 마약을 접하는 시기도 20대 이전 미성년자부터로 빨라졌다. 특히 대다수의 마약 사용자가 단약을 시도하지만 그중 3분의 2는 다시 손을 댄다”며 “마약은 다른 범죄에 비해 재발 기간이 짧다. 2020년 마약 사범 중 3년 이내 재검거된 사람이 82%에 달했다”고 설명했다.

그는 “아무리 파는 사람, 사는 사람을 많이 잡아도, 중독자에 대한 치료와 재활이 병행되지 않으면 마약 문제는 근본적으로 뿌리 뽑기 어렵다”며 “하지만 마약 중독자 치료 재활 인프라는 전국 2~3개가 전부이며, 이마저도 민간단체가 국고 지원도 전혀 없이 운영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강 의원은 “마약 중독 치료와 재활에 대한 대책을 포함한 마약 컨트롤 타워 구축이 필요하다. 식약처장은 관련 방안을 마련해 종감 전까지 의원실에 공유해 달라”고 주문했다.

조운 기자 (wjo@medigate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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