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입력시간 25.09.04 19:31최종 업데이트 25.09.04 19:33

제보

의대 수시 수능최저 충족률 30% 그치는데…최저 기준 없는 '고려의대 다문화전형' 신설 괜찮을까

고려대, 2026학년도부터 다문화가족 수시 전형 신설…최저 기준 없어 의료계 일각서 우려

고려대학교 2026학년도 수시모집 요강.

[메디게이트뉴스 하경대 기자] 고려대가 올해부터 신설한 다문화전형에 의대가 포함되면서 논란이 되고 있다. 

4일 의료계에 따르면 고려대는 2026학년도부터 학생부종합 수시에 다문화가족 자녀만 지원할 수 있는 전형을 신설했다. 총 모집인원은 경영대, 문과대, 생명과학대, 보건과학대학 등 20명인데, 이중 의과대학 정원 1명이 포함됐다. 

논란이 된 것은 다문화 전형은 수능 최저학력 기준이 적용되지 않는다는 데 있다. 해당 전형은 1단계에서 서류 100%로 모집인원 3배수를 선발한 뒤 2단계에서 1단계 성적 60%, 면접 40%만 합산해 최종 합격자를 결정한다. 

그동안 학생부교과, 지역균형 등 수시 전형 중에서 의대 입학 시 수능 최저 기준이 아예 없는 사례는 이례적이다.  

다수 의과대학 학업 우수 전형은 수능 최저 학력 기준이 4개 영역 등급 합 5(4합5), 혹은 3개 영역 등급 합4(3합4) 이내다. 

구체적으로 2026학년 기준 가톨릭의대(지역균형), 성균관의대(학교추천) 수능최저 기준은 4합5이며 경희의대, 인하의대 지역균형은 3합4 기준을 갖고 있다.   

사실상 수시 전형이라도 수능 성적이 최고 수준이 아니라면 의대 입학이 힘든 셈이다. 

최근 동국대 경주 와이즈캠퍼스(3합5), 강원·제주대(3합7)가 의대 수능 최저 기준을 낮춘 사례는 있지만 최저 기준 자체가 없는 전형은 사실상 전무하다.   

 
2024학년도 고려대학교 학생부교과 학교추천전형에서 의과대학의 수능최저 충족률은 32.5%에 그쳐 자연계열 중에서도 가장 낮았다. 사진=고려대학교 입학처


이 같이 높은 수능 최저 학력 기준 때문에 그동안 의대는 수시 전형에서 수능 최저 충족률이 타 대학에 비해 매우 낮은 편이었다.  

가톨릭대 지역균형전형의 경우 2025년 평균 수능 최저 충족률이 에너지환경공학과 84%, 바이오메디컬화학공학과 83.3% 등 70~80%를 상회하는 반면 의예과는 40.7%에 불과했다. 

인하의대는 학생부교과 전형의 경우 2024학년도 수능최저 충족률이 30.6%에 그쳤고 고려의대도 32.5%였다. 같은 기간 고려대 경영대학의 경우는 수능최저 충족률이 70%를 상회했다. 

사실상 의대 입시 과정에서 수능 최저 기준 자체가 사라지는 사례가 발생하게 되면서 의료계는 우려의 목소리를 내고 있다. 

지금은 비록 1~2명에 불과하지만 고려대가 포문을 연 만큼 향후 더 많은 의대들이, 더 많은 인원을 최저학력 기준 없이 선발할 수 있다는 것이다. 이 경우 상대적으로 실력이 떨어지는 의사가 배출될 가능성이 있다.  

특히 의대는 사람의 생명을 다루는 특성상 학업이 어렵고 공부량이 매우 많아 의대생들 사이에서도 유급이 빈번히 발생한다는 점을 고려하면 학력 기준 제외는 무리라는 의견이 많다.   

의대 입시 과정의 문제들을 주로 고발하고 있는 공정한사회를바라는의사들모임(공의모) 박지용 대표는 "의대 입학전형 중 수능 최저 기준을 제외한 전형은 없다. 최저 충족이 안돼 탈락하는 응시생이 70%에 달하는 현실에서 다문화전형만 수능최저를 예외로 하는 것은 정원이 적다 하더라도 형평성 문제가 있다"고 말했다. 

하경대 기자 (kdha@medigatenews.com)

전체 뉴스 순위

칼럼/MG툰

English News

전체보기

유튜브

전체보기

사람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