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입력시간 24.07.23 10:52최종 업데이트 24.07.23 10: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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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심차게 출범한 올특위는 왜 논란의 중심이 됐나…전공의 중심 '새판' 준비 중?

임현택 회장-박단 위원장 앙금으로 관계회복 가능성 거의 없어…올특위 해체되면 전공의가 협상 주도권 쥘 것

대한의사협회 임현택 회장 모습.

[메디게이트뉴스 하경대 기자] 수련병원들의 하반기(가을턴) 전공의 모집을 앞두고 '올바른 의료를 위한 특별위원회(올특위)' 존속 여부가 의정갈등 해결을 위한 쟁점으로 떠올랐다. 

전공의들은 올특위를 보이콧하고 결국 올특위 해체 수순이 현실화되면 의협을 배제한 전공의 중심 협상 구도를 구상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임현택-박단 앙금 커, 향후 함께 갈 가능성 10% 미만

23일 의료계 의견을 종합하면 정부는 사실상 가을턴에서 전공의들이 병원으로 복귀하지 않을 경우 더 이상 쓸 수 있는 뾰족한 대책이 없는 상황인 만큼 가을턴에 최대한 많은 전공의들이 지원할 수 있도록 사활을 걸고 있다. 

정부는 이를 위해 특혜라는 비난을 감수하고 9월에 한해 1년 이내 같은 동일 진료과목·연차 복귀를 금지한 수련규정 특례를 발표하고 행정처분 철회 등 동원할 수 있는 모든 유화책을 다 꺼냈다. 

그러나 가을턴에서도 전공의들이 돌아오지 않을 것으로 전망되면서 향후 의정 협상에서 의료계가 유리한 고지를 선점할 가능성이 있다. 

현재 수련병원에 출근 중인 전공의는 1167명(8.5%)으로 변동이 없고 4700여명의 전공의는 복귀하지도, 사직하지도 않았다. 특히 서울대병원은 사직자의 25.8%만 가을턴 정원으로 신청했으며, 일부 의대교수들은 하반기에 전공의들이 들어와도 수련 교육을 거부하고 있는 상태다. 

가을턴에서 전공의 지원이 정부 예상만큼 이뤄지지 않는다면 의료계의 다음 단계는 '협상 주도권'을 명확히 하는 일이다.  

대정부 협상 주도권을 놓고 전공의들과 대한의사협회는 그동안 팽팽한 줄다리기를 해왔다. 최대한 의대생·전공의들을 규합해 투쟁과 협상을 주도하려던 의협 임현택 회장과 반대로 박단 대한전공의협의회 비상대책위원장은 임 회장과 줄곧 선을 긋는 행보를 보여왔다. 

한 전공의는 "임현택 회장과 박단 위원장의 관계는 돌이키기 힘들 것으로 보인다. 이번 사태를 바라보는 의견 차이가 크고 개인적인 앙금도 많이 남아 있다"라며 "박단 위원장의 그간 행보는 임현택 회장에게 협상 주도권을 줄 수 없다는 강경한 입장표현이었던 셈"이라고 말했다. 

의료계 관계자는 "시도의사회장, 의대교수들이 그동안 틀어진 임현택 회장과 전공의들의 관계 회복을 위해 부단히 노력해 왔지만 모두 헛수고였다"고 말했다. 또 다른 관계자도 "둘(임현택 회장과 박단 위원장) 사이가 너무 틀어져 아직 개인적 앙금이 많은 것으로 안다. 둘이 함께 갈 수 있는 가능성이 10% 미만"이라고 전했다. 

올특위 존속 여부가 향후 대정부 협상 주도권과 연결…전공의들, 올특위 안 들어온다

결국 의대생·전공의가 올특위 보이콧을 공식화하고 임현택 회장과 박단 위원장의 관계 회복도 사실상 어려워지면서 올특위를 해체하고 새로운 협상 구도가 필요하다는 주장이 힘을 얻었다. 

의협을 중심으로 의대교수, 시도의사회장들이 힘을 모았지만 정작 당사자인 의대생과 전공의들이 올특위에 들어오지 않게 되면서 공식적인 대정부 투쟁 혹은 협상 자체를 시작하기 힘들어진 것이다. 

실제로 현재 공동위원장을 맡았던 전국의과대학교수협의회 김창수 회장이 최근 사퇴 의사를 밝혔고 전국의과대학 교수 비상대책위원회 최창민 위원장도 빠지게 되면서 제대로 된 올특위 회의가 어려워진 상태다. 여기에 더해 전국시도의사회장단, 의협 대의원회 등도 올특위 해체를 요구하고 있다. 

올특위 출범 당시 의협은 전공의, 의대교수, 시도의사회의 올특위 3인 공동위원장 체제를 강조했지만 현재 임정혁 대전시의사회장만 위원장 자리를 유지하고 있다.  

올특위 해체를 주장하는 내부 목소리가 컸지만 올특위는 20일 4차 회의에서 위원회를 존속시키기로 결정했다. 올특위를 그대로 유지하면서 의대생과 전공의가 돌아오길 기다리겠다는 것이다. 의협 집행부 역시 비슷한 입장인 것으로 알려졌다. 

올특위 존속 여부를 두고 이같이 입장이 갈리는 이유는 올특위 행방이 향후 대정부 협상 주도권과 직결되기 때문이다.

전공의 관계자는 "의협은 올특위에서 전공의와 의대생 의견을 최우선적으로 반영하겠다고 했지만 이와 별개로 언제든 전공의들과 합의되지 않은 밀실협상 가능성이 있다"며 "전공의들은 올특위에 참여하는 것만으로도 올특위를 의료계 내부 의견을 모으는 단일 협상 창구로 인정하는 꼴이기 때문에 '내부총질'이라는 비판을 감수하고 참여 자체를 하지 않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나아가 박단 위원장은 올특위가 무력화되면 향후 전공의와 의대생을 중심으로 한 새로운 협상 구도를 구상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의료계 관계자는 "박단 위원장이 현재 대정부 협상 중심에 서있는 의협을 제외하고 의학회, 전의교협 등과 함께 새로운 협상 판을 짜고 있다"고 전했다.  

하경대 기자 (kdha@medigate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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