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디게이트뉴스 박도영 기자] 전 세계 적으로 의료용 마리화나(대마) 합법화가 화제가 되는 가운데 영국중독연구회(Society for the Study of Addiciton) 공식 학회지인 Addiction에 의료용 마리화나 합법화의 지지자와 반대자의 주장이 각각 틀렸음을 드러내는 논문 2건이 최근 동시에 게재돼 눈길을 끌었다.
하나는 의료용 마리화나를 합법화 하는 것이 청소년의 기호용 약물 사용을 증가시킨다는 주장에 근거가 없다는
메타분석 결과였고, 또 하나는 미국의 오피오이드 위기(US opioid crisis)를 해결하기 위해 의료용 마리화나의 접근권을 확대하는 것은 아직 시기 상조라는
에디토리얼이었다.
미국에서 의료용 마리화나는 1996년 캘리포니아주에서 가장 먼저 합법화된 뒤 현재 29개주에서 합법화하고 있다.
미국에서 의료용 마리화나 합법화를 반대하는 사람들은 이러한 법률이 청소년의 기호용 마리화나 사용을 증가시킨다고 주장하고, 지지자들은 의료 마리화나가 오히려 약물 과다복용을 줄여 미국의 오피오이드 위기를 해결하는 데 도움이 된다고 주장하며 맞서고 있다.
미국 컬럼비아대 데보라 하신(Deborah Hasin) 교수팀은 첫 번째 주장에 반박하는 연구결과를 발표했다. 연구팀은 1991년까지 거슬러 올라가 4차례의 대규모 미국 조사에서 나온 11개 개별 연구 결과를 메타분석했다.
그 결과 11개 연구 중 어느 연구에서도 비합법화 주 청소년 마리화나 사용 빈도와 동시적으로 비교했을 때 의료용 마리화나 합법화 전후로 청소년의 마리화나 사용 빈도에 변화가 발견되지 않았다.
합법화주와 비합법화주를 비교한 4개 연구에서는 모든 합법화주에서 전월 마리화나 사용량은 합법화 전이 더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하신 교수는 "청소년기 마리화나 사용에 유의미한 영향을 발견하지 못했지만 의료용 마리화나 시장이 발전하고 확장되고, 주정부가 기호용 마리화나를 합법화함에 따라 상황이 변할 수 있다"면서 "그러나 현재로서는 의료용 마리화나 합법화가 10대들의 약물 사용을 증가시킨다는 주장에 근거가 없다"고 설명했다.
반면 저널 편집장인 영국 런던대 로버트 웨스트(Robert West) 교수와 저널 편집 위원이 공동 저술한 에디토리얼에서는 "의료용 마리화나를 합법화하면 덜 위험한 통증 관리 방법을 사용할 수 있어 과도한 약물남용(opioid overdose)에 의한 사망을 줄인다"는 주장에 대한 근거가 지나치게 약하다는 점이 지적됐다.
미국에서 의료용 마리화나를 합법화 한 뒤 시간이 시날수록 오피오이스 과다사용이 줄어드는 연관성을 보여줬지만 이는 모두 생태 연구(ecological study)로, 의료용 마리화나 사용 증가가 오피오이드 사용을 줄였다는 것을 보여주지 못했고, 합법화주와 비합법화주의 특징 차이를 설명하기에는 통제가 제한적이었다는 것.
웨스트 교수팀은 "의료용 마리화나 합법화한 주에서 오피오이드 과다복용으로 인한 사망률을 더 빠른 속도로 증가시켰다는 결과가 나왔다면 의심의 여지없이 연구에 훨씬 더 비판적인 반응을 보였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웨스트 교수팀은 "대마초 성분인 칸나비노이드(cannabinoid)의 과다 복용 위험은 낮다는 것은 잘 알려져 있지만 최근의 체계적 문헌고찰(systematic review)을 보면 진통 효과는 적다"면서 "대규모 만성 통증 환자를 표본으로 한 역학연구에 따르면 마리화나를 사용하는 사람의 오피오이드 사용량은 마리화나를 사용하지 않는 사람보다 더 낮지 않았다"고 말했다.
연구팀은 "근거의 한계점을 감안했을 때 미국과 캐나다의 오피오이드 과다 복용 위험을 줄이기 위한 정책으로 의료용 마리화나 접근성 확대를 권고하는 것은 아직 시기상조"라며 "조기 도입은 오피오이드 과용으로 인한 사망 감소 효과에 대한 더 나은 근거가 있는 정책을 대체할 가능성이 있다"고 결론내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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