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입력시간 21.06.02 12:55최종 업데이트 21.06.04 10: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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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민단체들 실손보험 청구 간소화법안 맹공격..."의료영리화 가속화, 문재인 정부 최대 실책될 것"

국회 토론회서 시민단체-실손보험사 찬반의견 팽팽...보험업계 “환자 동의 기반으로 환자 편의 제공”


[메디게이트뉴스 하경대 기자] "실손보험 청구 간소화법이 과연 소비자 권리를 보호하기 위한 법인지, 보험사 이익률 개선을 위한 법인지 의문스럽다."
 
실손보험 청구 간소화 관련 보험업법 개정안이 문재인 정부의 최고의 실책이 될 것이라는 시민단체의 주장이 나왔다.
 
이번 법안으로 인해 의료영리화가 가속화되고 이는 의료보장성 강화라는 문재인케어 방향성과 전혀 반대된다는 것이다. 특히 민영보험이 건강보험과 경쟁하게 되면서 국내 건강보험제도 자체가 파괴될 수 있다는 지적도 제기됐다.
 
반대로 보험업계는 이 같은 주장이 기우에 불과하며 오히려 실손보험 청구 간소화가 환자들의 편의에 도움이 될 것이라는 반박도 나왔다.
 
더불어민주당 민형배 의원과 정의당 배진교 의원은 2일 오전10시 '실손보험 청구 간소화 방안으로 제기된 보험업법 개정안 국회 토론회'를 개최했다.
 
앞서 실손보험의 보험계약자, 피보험자 등이 요청할 경우 요양기관은 진료비 영수증·계산서, 진료비 세부산정내역 등 보험금 청구에 필요한 증빙서류를 전자적 형태로 보험회사에 전송하도록 하고, 해당 업무를 건강보험심사평가원과 같은 전문중계기관에 위탁하는 내용의 보험업법 일부개정법률안 총 5건이 발의돼 있다.
 
법률안들은 실손보험 청구절차가 번거로워 소액보험금 청구를 포기하는 사례가 빈번하기 때문에 해당 서류를 요양기관이 보험회사에 직접 전송토록 함으로써 보험소비자의 편익을 증진하고 요양기관과 보험회사 등의 업무효율성을 제고하려는 것임을 개정이유로 들고 있다.
 
개인의료정보 사유화로 의료민영화 이어져…공보험 체계 붕괴 우려도

이날 토론회에 모인 시민단체들은 특히 이번 개정안이 보험회사의 개인의료정보 전산화로 이어질 수 있다고 우려했다.
 
서류 제출 간소화를 통해 소비자를 위한다고 하지만 실상은 보험사의 건강보험정보 사유화로 이어질 것이라는 취지다.
 
인도주의실천의사협의회 우석균 공동대표는 "이번 개정안은 보험사에 개인의료정보 넘기기에 불과하다. 전자 의료정보가 송부되기 시작되면 보험사에서 축적되고 결국 보험사의 국민 대다수 건강보험 진료자료의 전산 체계화를 의미한다"며 "이 자료들은 다른 자료와 쉽게 연계될 수 있으며 제3자에게 쉽게 넘겨지면서 정보유출 위험성도 매우 크다"고 말했다.
 
그는 "송부하는 자료는 보험회사 업무와 무관한 건강보험 급여진료 내용도 포함된다"며 "이는 문재인케어 실종을 넘어 미국식 의료민영화로 이어질 것이다. 법안이 통과되면 문재인 정부 최대 실정으로 남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특히 개정안이 의료민영화를 뛰어넘어 국내 공보험의 붕괴로 이어질 수 있다는 지적도 나왔다.
 
향후 공보험은 중장기적으로 필수치료라는 이름의 부분적 의료만을 보장하면서 축소될 가능성이 크고 현재 단일 공적보험의 당연지정제 정당성도 무너지면서 건강보험제도 자체가 무너질 수 있다는 것이다.
 
보건의료단체연합 정형준 정책위원장은 "현재 공적보험체계의 당연지정제는 공적이익을 위한다는 전제에서만 가능하다. 경쟁적 건보계약이 없다는 배타성에 기반하고 있다"며 "만약 민간보험이 별도 의료공급자와 계약할 수 있다면 공적보험과의 당연지정도 정당성을 상실케 된다"고 설명했다.
 
정 정책위원장은 "따라서 민영보험이 청구 편의를 빌미로 의료기관의 건강정보를 쉽게 수취하겠다는 것은 월권임과 동시에 건보체계의 근간을 무너뜨리고 민영보험과 건보 계약관계로 경쟁하려는 발판"이라고 말했다.
 
개정안의 법률적 문제점도 제기됐다. 참여연대 이찬진 집행위원장(변호사)는 "전자정부법 제43조의2 제1항은 개인정보보호법과 의료법상 보호되는 민감정보인 건강정보 일체를 민간보험사에게 귀속가능하게 하는 정보인권에 반하는 악법으로 볼 수 있다"며 "헌법상의 사생활비밀의 보장권을 해칠 위헌의 소지가 매우 크다"고 해석했다.
 
이 같은 문제들 때문에 전문가들은 민감한 개인정보를 민간 보험사에 제공할 수 없도록 하고 만약 개인의 필요에 따라 정보가 제공됐다면 필수적으로 사후관리가 필요하다고 강조한다. 
 
이찬진 집행위원장은 "개인전자정보를 민간 보험사 등 민간에게 포괄적, 전자적으로 제공하는 제도는 폐지돼야 한다"며 "백보 양보해 개인의 필요에 따라 동의 후 정보가 제공된다면 사후적으로 동의 철회와 추가적인 정보제공 금지, 정보삭제와 사용중지 등 사후관리도 필요할 것"이라고 말했다.
 
손해보험협회‧금융위 “의료계 주장, 기우에 불과할 것”
 
손해보험협회 박기준 장기보험부장

반면 손해보험사와 금융위원회 측은 의료계가 주장하는 우려는 기우에 불과하다는 입장이다.
 
손해보험협회 박기준 장기보험부장은 "근거조차 불분명한 억측이 계속 나온다면 어떤 새로운 제도도 나올 수 없다. 무조건 환자 정보를 넘기자는 주장이 아니다. 환자의 별도 동의를 기반으로 보험심사에 꼭 필요한 영수증과 세부내역서 정도를 환자 편의를 위해 전산으로 제출할 수 있도록 하자는 것"이라며 법안 취지를 설명했다.
 
이어 그는 "영수증 정도만 제출토록 하자는 의료계 주장도 있는데 실손 계약 약관을 보면 굉장히 복잡하다. 진료비 지급을 위한 판별을 하려면 금액 정도만 나와 있는 영수증만으론 어렵고 최소한 진료내역서까지 필요하다"며 "의료계가 주장하는 해외 의료정보 유출 사례도 환자 동의없이 정보를 외국에 매각한 사례로 이번 법안과 상관없는 예시"라고 말했다.
 
금융위원회 이동엽 보험정책과장도 "의료계도 실손청구 전산화 자체에는 찬성하는 것으로 알고 있다. 다만 법으로 강제화하지 말고 자발적으로 영수증 정도만 보낼 수 있도록 하자는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이 과장은 "실손처리 전산화에 있어 기술적 문제가 없고 이번 법안만으로 의료영리화로 간다는 주장도 맞지 않다. 반대 의견으로 나오는 개인정보 유출 등 주장이 정말 환자를 우려하는 것인지 법안 통과를 무산시키기 위한 시도인지 의문을 갖게 된다"고 전했다. 
 

하경대 기자 (kdha@medigate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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