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입력시간 24.12.30 09:59최종 업데이트 24.12.30 09:59

제보

제주항공 여객기 참사, 지금 필요한 것은…"생존자 유가족 트라우마에 관심 기울여야"

언론과 미디어 재난보도가이드라인 준수…정부, 적절한 치료 심리지원 방안 마련하고 2차 피해 예방해야

사진=게티이미지뱅크

[메디게이트뉴스 조운 기자] "참사는 여러분의 잘못이 아니다. 마음의 고통을 숨기고 혼자 참으려 하지 말라"

대한신경정신의학회, 한국트라우마스트레스학회가 지난 29일 오전 9시 무렵 무안공항에서 발생한 제주항공 여객기 사고 트라우마 대응을 위한 성명서 및 가이드라인을 발표했다.

학회는 해당 사고로 인한 충격과 관련해 참사의 희생자에 깊은 애도를 표하고 유가족 및 생존자에게 심심한 위로의 말씀을 전하며 정부와 관련 기관에 생존자 구조, 사망자 수색과 신원확인 등의 전 과정에서 신속한 대응과 함께 희생자의 명예를 존중하고 유가족과 생존자의 마음이 다치지 않도록 세심한 배려를 요청했다.

특히 학회는 정신건강 전문가단체로서 이 재난 참사와 관련해 특히 중요한 것은 생존자와 유가족, 목격자 및 이 사고로 충격을 받을 수 있는 많은 사람의 마음 고통과 트라우마를 치유하고 회복하는 일이라고 강조했다. 

이에 학회는 현장에 있었던 목격자와 사고 수습에 참여한 여러 관계자의 트라우마를 최소화하고 미디어를 통해 소식을 접하게 되는 대중들의 정신적 고통을 예방하기 위해 다음과 같이 안내했다.

먼저 학회는 생존자와 유가족의 트라우마에 관심을 기울이고, 언론과 미디어가 트라우마를 인식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들은 "갑작스러운 사고와 상실에 직면한 생존자와 유가족은 불안과 공포, 정신적 혼란, 슬픔, 무력감, 분노, 죄책감, 수면 문제와 신체 증상 등 다양한 트라우마와 애도 반응을 경험할 수 있다"며 "재난과 같은 감당하기 힘든 고통의 회복에는 충분한 시간과 도움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학회는 "건강한 대처와 더불어 당신을 진정으로 이해해 줄 가족, 친척, 친구와 함께 슬픔과 고통을 나누어 보실 것을 권유한다. 같은 경험을 공유한 재난 회복 지원 그룹과 연결되는 것도 좋다. 고통이 심하고 일상생활이 힘들다면 즉시 정신건강 전문가의 도움을 요청하시기를 바란다"고 전했다.
 
자료=대한신경정신의학회 건강한 애도 가이드라인

특히 학회는 "언론의 취재와 보도가 트라우마를 유발하거나 악화시켜서는 안된다. 뉴스룸은 재난을 취재하는 기자에게 트라우마에 대한 지식과 대처를 숙지하도록 하여 취재원, 언론인, 국민을 트라우마로부터 보호해야 한다"며 "이 시기 재난보도준칙과 트라우마예방을 위한 재난보도가이드라인이 꼭 지켜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대중은 사고관련 언론보도는 시간을 정해 정보를 얻는 목적으로 제한적으로 시청하시길 권유하며, 자극적이거나 잘못된 정보를 생산, 공유하는 행동을 지양해야한다"고 밝혔다.

학회는 또 정부를 향해 생존자, 유가족의 트라우마 회복을 위해 최선의 노력을 기울여야 한다고 촉구했다.

이들은 "정부는 신체적인 회복과 더불어 생존자와 유가족이 안전한 환경에서 슬픔과 고통의 시간을 견디고 치유할 수 있도록 지원해야 한다. 재난 트라우마는 사고 직후 뿐 아니라 장기적으로 신체적·정신적 영향을 미칠 수 있으므로 생존자와 유가족이 적절한 치료와 심리지원을 충분한 기간동안 받을 수 있는 방안을 마련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나아가 "정신건강 전문가를 포함한 각계의 전문가들과 협력해 생존자와 유가족, 국민의 정신건강 문제를 돌보며 2차 피해를 예방하기 위해 노력해야 한다. 사회적 취약계층, 어린이와 청소년, 외국인 등 소외되는 사람 없이 치료와 지원을 받도록 해야 한다"고 말했다.

학회는 무엇보다 재난으로부터의 회복은 모두의 힘이 필요하다며 사회적 지지는 재난 트라우마 회복의 핵심이라고 강조했다. 

학회는 "생존자와 유가족에 대한 평가나 판단, 섣부른 조언은 삼가고 그들의 이야기를 들으며 함께 하는 것이 가장 효과적인 지지와 위로가 된다. 지역사회, 관계기관, 전문가, 언론, 정부와 사회구성원들은 각자의 자리에서 재난의 수습과 복구, 재난 경험자의 회복을 위한 역할에 충실하며 생존자와 유가족을 혐오와 비난, 2차 스트레스로부터 보호하고 지속적인 관심과 도움을 제공해야 한다"고 전했다.

마지막으로 학회는 "참사는 여러분의 잘못이 아니다. 마음의 고통을 숨기고 혼자 참으려 하지 말라"며 "여러분의 곁에는 여러분을 사랑하고 지지하는 사람들, 그리고 정신건강 전문가들이 있다. 정신건강전문가들은 트라우마와 재난을 겪은 모든 사람과 함께 하며, 치유와 회복을 위해 앞장서겠다"고 약속했다.

조운 기자 (wjo@medigatenews.com)
댓글보기(0)

전체 뉴스 순위

칼럼/MG툰

English News

전체보기

유튜브

전체보기

사람들

이 게시글의 관련 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