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입력시간 18.08.30 06:12최종 업데이트 18.08.30 06: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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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복지부, 낙태수술하면 자격정지 1개월 행정처분 유예 아닌 삭제하라"

[칼럼] 김재연 대한산부인과의사회 법제이사

"복지부, 낙태수술 논란 수수방관하고 산부인과 의사들과 행정처분 협의 없었다"

사진=게티이미지뱅크 

[메디게이트뉴스 김재연 칼럼니스트] 보건복지부가 지난 17일 낙태 수술을 비도덕적 진료행위로 보고 수술한 의사의 자격을 1개월 정지하는 의료관계 행정처분 규칙 일부 개정안을 공표했다. 이에 따라 사회적인 혼란을 부추기고 있다는 비판 여론이 심각한 상태에 이르렀다. 급기야 산부인과 의사들이 임신중절 수술을 전면 거부하겠다고 선언하자 보건복지부가 29일 한 발 뒤로 물러섰다. 

보건복지부 이기일 보건의료정책관은 29일 전문기자협의회와 간담회에서 “헌법재판소가 낙태와 관련한 위헌 여부 심리를 진행하고 있다. 복지부는 심리 결과가 나올 때까지 행정처분을 유보할 계획이며, 당장 의사를 처벌하지는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낙태수술을 비도덕적 진료행위로 보는 복지부가 지난 17일 낙태 의사 자격을 1개월 정지하는 행정규칙을 발표했다. 그리고 2년 전 이 문제가 제기된 이후 별다른 조치나 논의가 없었는 데도 갑자기 의견 수렴조차 하지 않고 기습적으로 발표했다. 복지부는 이를 두고 "법제처가 지난 7월 심사 결과를 통지해왔고, 단지 이를 공포한 것"이라고 밝히고 있다.

복지부가 낙태수술을 한 의사에게 자격정지 1개월을 내릴 수 있게 행정규칙을 바꾸는 과정에서 의료계와 사전 통지나 의견조회 한 번 없이 행정처분규칙 개정안을  일방적으로 공표한 것이다.이는 행정절차법상 행정처분규칙 등 개정에 대해 직접 그 상대가 되는 당사자에게 사전에 행정청이 어떠한 행정작용을 하기 전에 당사자등이 의견을 제시하는 절차로서 의견을 제출할 기회 조차 없었던 것은 절차상 심각한 하자가 있었다고 본다.

복지부는 행정처분을 유보할 계획을 발표하면서조차 산부인과 의사들과 사전에 협의 조차 없이 일방적으로 발표했다. 복지부는 "이번 규칙 개정으로 바뀐 것이 있다면 비도덕적 진료행위에 대한 자격정지 기간을 세분화한 것 뿐”이라며 애써 그 의미를  축소하려는 의도를 숨기지 않았다. 특히 “낙태라는 단어가 명문화됐을 뿐, 처분내용이나 절차는 예전과 동일하다”고 해명하기에 급급한 인상을 줬다.

헌법재판소는 낙태 위헌 여부에 대한 헌법소원 절차가 6년 만에 재진행되고 있다. 변화된 사회상에 따른 여성계, 의료계 의견이 반영돼야 한다. 그러나 주무부처인 복지부는 수수방관해왔다. 지난 5월24일 공개 변론을 앞두고 헌법재판소가 관련 부처에 의견을 제출하라고 요구했지만 보건복지부는 무응답으로 일관하고 있다.

복지부는 헌법재판소에 부처 의견조차 제출하지 못하면서  당사자들과 소통하려는 노력조차 없었다. 단지 의사들을 처벌대상으로만 여기기만 했다. 복지부는 낙태수술의 주무부처로 책임 있는 기관으로 거듭나길 기대한다.

또한 산부인과 의사들은 이번 낙태중단 사태를 초래한 복지부의 의료관계행정처분규칙 일부 개정안에서 행정처분 '유보'가 아니라 낙태수술을 아예 비도덕적 진료행위에서 '삭제'하라고 요구한다.

복지부 발표대로 헌재에서 이에 대해 위헌 법률심사를 하고 있기 때문에, 결과에 대해서도 많이 달라질 수 있으므로, 이것을 강행하지 말아 달라는 것이다.

복지부가 헌법재판소 결정이 나올 때까지 행정처분을 유보할 계획이라고 하지만 헌재가 28일 공개한 8월 30일자 선고목록에 빠져 있다. 

헌재 재판관 9인 중 5인의 임기가 9월 19일까지여서 ▲임공임심중절 ▲1인1개소법 등 의료계의 관심을 모으고 있는 사건에 대한 선고는 신임 헌재 재판관 취임 이후 처음부터 사건 기록에 대한 검토를 거쳐 사건의 쟁점을 파악할 때까지 늦춰질 수밖에 없는 상황으로  헌법재판소에서 낙태와 관련한 위헌 여부 심리를 진행하고 있기 때문에 심리 결과가 나올때까지 행정처분을 유보할 계획”이라고 밝히고 있지만 실제 헌제의 결정이 언제날지는 기약이 없다.

현재 시점에서 낙태와 관련한 내용을 의사 행정 처분에 포함하기보다는 즉시 삭제하고 헌제의 판단 이후 사회적 합의가 이뤄질 때까지 기다리는 게 바람직하다고 본다. 


※칼럼은 칼럼니스트의 개인적인 의견이며 본지의 편집방향과 일치하지 않을 수 있습니다. 

메디게이트뉴스 (news@medigate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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