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건복지의료연대-비대위 이중체제로 업무 비효율 증대…파업 의료연대가 이끌면서 강경 투쟁 역할도 불분명
[메디게이트뉴스 하경대 기자] 간호법안은 막았지만 의사면허취소법(의료법 개정안)에 대해선 대통령 재의요구권(거부권) 행사가 제외되면서 호기롭게 출범했던 대한의사협회 비상대책위원회의 목표는 절반의 성공으로 끝났다.
특히 결과론적으로 간호법을 막긴했지만 투쟁 과정에서 비대위의 역할이 애매했다는 지적이 안팎으로 제기되고 있다. 이에 의협 대의원회 일각에선 오는 20일 운영위원회에서 곧바로 비대위를 해산시키는 방향으로 의견을 모아야 한다고 지적한다.
보의연-비대위, 한지붕 두가족 체제 만들어진 이유
지난 2월 23일 68.3%의 압도적인 득표율을 얻어 당선된 박명하 비대위원장은 당선 초반인 3월 초부터 무기한 국회 철야농성과 단식을 시작하면서 일찌감치 강경 투쟁 노선을 걸었다.
그러나 주목을 받던 초반 모습과 달리 투쟁이 4월 이후로 넘어가면서 점차 박 위원장은 종적을 감춘 듯한 행보를 보였다. 대신 그 자리는 13개보건복지의료연대(보의연) 공동대표인 의협 이필수 회장과 대한간호조무사협회 곽지연 회장이 채웠다.
원래대로라면 기존 의협 집행부에 대한 책임론의 성격으로 비대위가 구성됐기 때문에 이필수 회장 대신 박명하 위원장이 보의연 공동대표를 겸임해야 한다는 의견이 많았다.
그러나 당시 의협을 제외한 보의연 타 단체들은 박명하 위원장보단 이필수 회장이 그대로 공동대표를 맡길 원한 것으로 알려졌다.
보의연 의견을 종합하면, 타 단체에게 호의적이고 협력을 중시하는 이필수 회장의 개인적인 성향과 그동안 13개 단체와 함께 연대해온 이 회장의 결집력이 주요 요인이었다. 실제로 13개 단체 관계자들은 이필수 회장이 아니었다면 약소직역들이 애초에 모일 수 없었을 것이라고 입을 모을 정도였다.
반대로 복수의 보의연 관계자들에 따르면 당시 보의연 내부적으로 박명하 위원장에 대한 이미지는 그리 좋지 않았다. 보의연 관계자는 "박 위원장은 국회와 정부 등 대외협력 라인이 빈약하고 정치적 정무 감각이 부족하다는 인식이 많았다"고 말했다.
‘파업 신중론’ 비대위가 파업 참여 가장 저조, 당연한 수순?
이필수 회장이 공동대표를 계속 맡게 되면서 보의연과 비대위가 '한지붕 두가족'격의 불편한 동거가 시작됐다. 이때부터 내부 회의 때마다 크고 작은 마찰이 불거졌다. 보의연 내부적으론 13개 단체 의견을 조율하기도 힘든데, 비대위까지 의견을 맞춰야 하다 보니 항상 회의는 자정이 되도록 끝나지 않을 때가 많았다.
결국 서로 의견조율이 끝나기도 전에 일방적으로 논의 내용이 결정돼 기자회견이 열리는 경우도 발생한 것으로 알려졌다. 실제로 비대위는 '5월 4일로 예정됐던 파업 결의대회를 3일로 하루 앞당긴다'는 기자회견을 2일 진행했는데, 이 사실을 보의연 측은 언론 보도를 통해 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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