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입력시간 24.03.05 17:46최종 업데이트 24.03.05 17: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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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헌법 원칙을 위반한 의료농단" 전국 33개 의대교수협, 복지부·교육부 장관 상대 '행정소송'

"권한 없는 복지부 장관의 의대증원 결정 및 후속 조치 무효…윤석열 정부의 독재 막을 건 사법부"

사진=게티이미지뱅크

[메디게이트뉴스 박민식 기자] 전국 33개 의과대학 교수협의회 대표들이 의대정원 증원과 관련해 보건복지부 장관과 교육부 장관을 상대로 5일 행정소송을 제기했다. 이번 소송에는 전국 40개 의대 가운데 교수협의회가 있는 의대 33개 의대 전체가 참여했다. 
 
이날 전국의과대학교수협의회와 법률 대리인 이병철 변호사에 따르면 33개 의대 교수협의회 대표들은 이날 서울행정법원에 복지부 장관, 교육부 장관을 피고로 2025학년도 의대 2000명 증원 처분과 그 후속처분에 대해 취소소송을 제기했다. 아울러 집행정치 가처분 신청서도 제출했다.
 
33개 의대 교수협은 “복지부 장관 등의 의대증원 처분은 헌법 원칙을 위반한 의료 농단”이라며 “복지부 장관은 의료법을 집행할 권한은 있지만, 고등교육법상 대학입학 정원 증원 결정을 할 권한이 없는 무권한자이므로 이번 증원 결정은 무효”라고 주장했다.
 
이어 “고등교육법상 교육부 장관이 의대 입학정원 증원 결정을 해야 한다. 2020년 7월 문재인 정부 때도 당시 교육부 장관이 400명 증원 발표를 한 바 있다”며 “복지부 장관의 '당연 무효'인 증원 결정을 통보 받아 교육부 장관이 행한 후속 조치들 역시 당연 무효”라고 했다.
 
이들은 또 “복지부 장관 등의 이번 증원 결정은 이해 당사자인 의대 교수, 전공의, 의대생의 의견 수렴을 전혀 하지 않아 헌법상 적법절차 원칙에 반해 위헌”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과학적 근거가 전혀 없는 데다 의대 증원 근거로 사용된 3개의 보고서(서울대, 한국보건사회연구원, KDI)도 공개하지 않고 있는 밀실행정의 전형이다. 3개 보고서의 핵심 내용은 ‘필수, 지역의료의 시스템부터 개혁해야 한다’는 것인데 복지부 등은 이를 왜곡해 국민들을 거짓 선동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이들은 “이번 증원 결정은 오직 총선용으로 급작스럽게 추진되고 있는 정치 행위이고, 교육의 정치적 중립성을 위반한 헌법 파괴 행위”라며 “2020년 9.4 대한의사협회와 정부 간의 의정합의문을 깨뜨린 것이어서 헌법상 신뢰보호원칙에도 반한다”고 했다.
 
이어 “의대, 의료시장의 불가역적 붕괴를 가져올 뿐 아니라 이공계 인재들의 의대 집중으로 과학분야 R&D 약 5조원의 삭감 조치와 함께 대한민국 과학 분야에도 돌이킬 수 없는 피해를 가져올 것이므로, 헌법상 과잉 금지원칙에도 위반된다”고 했다.
 
이들은 “19세기 말 프랑스의 드레퓌스 사건에서 에밀 졸라 작가가 했던 ‘대통령님, 정직하게 살아온 시민으로서 솟구치는 분노와 함께 온몸으로 당신을 향해 진실을 외칩니다. 그는 무죄입니다’라는 말을 상기한다”고 했다. 

드레퓌스 사건(Dreyfus Affair)이란 1870년 보불전쟁 후 19세기 후반 프랑스를 휩쓸었던 군국주의, 반유대주의, 강박적인 애국주의 때문에 억울하게 옥살이를 한 프랑스 포병대위 드레퓌스의 간첩 혐의를 놓고 프랑스 사회가 무죄를 주장하는 드레퓌스파와 유죄를 주장하는 반드레퓌스파로 양분돼 격렬하게 투쟁했던 정치적인 스캔들이다. 국가권력에 의해 자행된 대표적인 인권유린, 간첩 조작사건을 말한다. 

교수들은 “윤석열 정부는 나치 히틀러를 찬양했던 독일 헌법학자 칼 슈미트의 결단주의를 옹호하는 듯하다. 윤석열 정부는 대통령의 결단이 민주주의에 우선한다고 우기고 있다”며 “독재자가 헌법을 파괴하고 국민들은 선동에 빠져 진실을 모를 때 헌법과 정의의 수호자는 사법부”라고 했다.
 
그러면서 “전국 33개 의대 교수협의회 대표들은 캄캄한 밤의 침묵에 국민의 생명권을 규정한 헌법의 가치를 지키기 위해 자유민주주의와 법치주의의 종을 난타하는 타수의 심정으로 이 사건의 소송을 제기한다”며 “드레퓌스가 마녀사냥을 당하고 있을 때 에밀 졸라가 ‘나는 고발한다’며 전 세계 자유 시민에게 호소했던 그 심정으로, 존경하는 법원이 정의의 수호자가 돼 주길 간구한다”고 강조했다.

박민식 기자 (mspark@medigate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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