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입력시간 23.05.23 10:44최종 업데이트 23.05.23 10: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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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대면 진료’ 시행 전 철저한 검증 필요…내과의사회, 비대면 진료지침 발표

내과의사회 원격의료TF ‘비대면 진료 시범사업 가이드라인’ 공개...비대면은 진료 보조적 수단

사진=게티이미지뱅크

[메디게이트뉴스 조운 기자] 정부가 코로나19 위기 단계 조정과 함께 비대면 진료 시범사업을 서둘러 추진하면서 의료계의 우려가 커지고 있다. 의료계는 아직 비대면 진료의 안전성과 유효성이 입증되지 않은 만큼 제도 시행 전 의사단체가 중심이 돼 제도를 점검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대한내과의사회 원격의료TF위원회는 22일 비대면진료 시범사업 가이드라인을 통해 제도 시행의 전제 조건과 비대면 진료 시 진료지침을 밝혔다.

먼저 내과의사회는 비대면 진료가 ‘대면 진찰’이 생략돼 오진의 위험성이 높으므로 진료의 ‘보조적 수단’이 돼야 하며, 제도 시행에 앞서 한시적 비대면 진료에 대한 철저한 검증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의사회는 특히 비대면 진료의 정책 수립 및 조정과정에 ‘의사단체’가 중심이 돼야 함을 강조하며, 국민의 건강과 안전을 우선으로 놓고 비대면 진료의 법적, 제도적 정비가 완결된 후 시행돼야 한다고 선행 조건을 내걸었다.

의사회는 이러한 전제 조건이 모두 갖춰질 시 다음의 진료 지침에 따라 섬, 산간벽지, 군부대, 교정시설 등의 의료취약지와 중증 장애인 등 거동이 불가능한 의료취약계층을 대상으로 우선 시행하고 평가위원회에서 평가, 검증 이후 전국으로 확대 시행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진료지침은 ▲진료 개시의 조건 ▲진료 형태 ▲허용 질환 ▲제공 의료 서비스 ▲환자 위치, 제공 주체 ▲진료 주기 및 횟수 ▲비대면 진료 전담 금지 ▲수가 ▲플랫폼 ▲법적 책임소재 ▲개인정보 ▲사후평가 등으로 나눠져 있다.

의사회는 비대면 진료를 개시하려면 “의사와 환자가 사전에 서로 아는 관계”여야 하며, 진료 전 의사는 “환자에게 대면 진료의 장단점 및 보안 위험 등에 대해 설명하고 동의”를 얻어야 한다고 설명했다.

진료의 형태에 대해서는 “초진 환자는 절대 불가하고 재진 환자만 가능”하도록 해야하며, 허용 질환은 “만성질환”으로 한정하며 “진료 가능한 만성질환의 범위는 전문가 단체가 논의를 통해 추가”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비대면 진료를 통한 제공 의료 서비스는 “만성질환 관리에 대한 교육·상담, 진단 및 처방”에 한정되며, “약 처방의 범위는 재진 진료와 관련된 처방 약으로 하고 마약류나 오남용 우려가 있는 향정신성 의약품, 비급여 약물은 처방할 수 없다”고 밝혔다.

의사회는 환자 위치와 제공 주체를 “섬, 산간벽지, 군부대, 교정시설 등의 의료취약지와 중증 장애인 등 거동이 불가능한 의료취약계층을 대상”으로 하고, “환자가 거주하는 지역의 권역별 1차 의료기관에 한해 진료”해야 한다고 한정했다.

진료 주기 및 횟수는 “3회 이상 같은 질병으로 대면 진료를 한 경우 비대면 진료가 가능하게 하고 2회 연속 비대면 진료는 불가능”하며 “비대면 진료 전담을 금지해야 한다”고 명시했다.

수가는 대한의사협회 대의원회에서 제시한 수가를 인용하고, 플랫폼은  민간 비대면 진료 플랫폼 중 의협에서 인증한 경우 가능하도록 해야 한다고 밝혔다.

의사회는 “ 진료행위와 관련 없이 정보통신기술의 오류 등으로 인한 불가항력적 의료사고에 대한 면책 사유를 구체화하고 이에 대한 특례법을 제정해야 한다”며 법적 책임소재를 명확하게 하고, “비대면 진료와 관련된 개인정보는 기존 의료법, 정보통신망법, 개인정보 보호법 등을 통해 보호돼야 하고 의협 주도로 개인정보보호 지침을 별도로 개발해야 한다”고 개인정보 논란에 대해서도 안전망을 마련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마지막으로 의사회는 “비대면 진료 제도를 시행하는 과정에서도 의학적, 사회·경제적 관점에서 안전성, 유효성을 정기적으로 평가, 검증해야 한다”고 사후평가가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다음은 대한내과의사회 비대면진료 시범사업 가이드라인 전문이다.
 
진료지침

   1) 진료 개시의 조건
  ∙ 대면 진료와 마찬가지로 의사-환자 간의 신뢰가 중요하다.
  ∙ 비대면 진료가 성립되기 위해서는 의사와 환자가 사전에 서로 아는 관계여야 한다.
  ∙ 의사는 환자에게 비대면 진료의 장단점 및 보안위험 등에 대해 설명하고 동의를 얻은 후진료가 시작되어야 한다.
  ∙ 비대면 진료는 의사-환자 간의 신분 확인이 완료된 후 이루어져야 한다. 신분 확인의 방법은 별도의 규정으로
    명시되어야 한다.

   2) 진료 형태
  ∙ 의사와 환자 간의 신뢰가 없는 상태에서 진찰이 생략된 진료는 오진의 위험성이 높다.
 ∙ 비대면 진료는 초진 환자는 절대 불가하고 재진 환자만 가능하도록 한다.
 ∙ 산업계 일부에서 주장하는 해외에서의 초진 허용은 단골 의사나 주치의의 의뢰를 통한 진료이기 때문에 엄밀한
   의미의 초진 진료는 아니다.
 ∙ 진료 제공 방법은 화상 또는 전화 통화를 통해 제공되어야 한다. 고령층의 경우 디지털 기기 사용 미숙으로 인한
   역차별 문제가 있어 전화를 통한 진료를 허용할 수 있다.

  3) 허용 질환
 ∙ 진료가 가능한 질환은 만성질환으로 한다. 진료 가능한 만성질환의 범위는 전문가 단체가 논의하여 추가할 수 있다.
 ∙ 경증의 급성기 질환이라 하더라도 불충분한 진찰을 통한 진료는 환자가 중증, 응급상황으로 악화될 수 있다.
 
 
  4) 제공 의료 서비스
 ∙ 진료를 통해 제공하는 의료 서비스는 만성질환 관리에 대한 교육·상담, 진단 및 처방이다.
 ∙ 약 처방의 범위는 재진 진료와 관련된 처방 약으로 하고 마약류나 오남용 우려가 있는 향정신성 의약품, 비급여
   약물은 처방할 수 없다.
 ∙ 전문가 단체가 추가 논의하여 처방 약의 범위를 결정할 수 있다.
 ∙ 비대면 진료가 가능한 환자라 하더라도 대면 진료가 원칙임을 고려하여 약 처방 일수는 제한해야 한다.
 

  5) 환자 위치, 제공 주체
 ∙ 섬, 산간벽지, 군부대, 교정시설 등의 의료취약지와 중증 장애인 등 거동이 불가능한 의료취약계층을 대상으로
   환자가 거주하는 지역의 권역별 진료권 내에서 진료가 이루어져야 한다.
 ∙ 의료전달체계의 왜곡을 막기 위해 환자가 거주하는 지역의 권역별 1차 의료기관에 한해 진료가 가능하도록 한다.

  6) 진료 주기 및 횟수
 ∙ 3회 이상 같은 질병으로 대면 진료를 한 경우 비대면 진료가 가능하게 하고 2회 연속 비대면 진료는 불가능하다.
 ∙ 환자가 비대면 진료를 받을 수 있는 보험적용 횟수를 제한한다.

  7) 비대면 진료 전담금지
 ∙ 의료영리화의 우려와 건강보험 재정 건전성을 고려하여 비대면 진료 전담을 금지한다.
 ∙ 비대면 진료는 의료기관당 월 진료 인원수의 10% 미만 또는 연 20% 미만으로 제한한다.

  8) 수가
 ∙ 우리나라는 다른 나라에 비해 대면 진료 진찰료가 낮게 책정되어 있고 비대면 진료에 필요한 기기, 장비의 구입,
   설치, 운영 및 위험 부담을 고려하여 대한의사협회 대의원회에서 제시한 비대면진료 수가를 인용한다.
 
  9) 플랫폼
 ∙ 한시적 비대면 진료 기간에 플랫폼의 중개 서비스 제공에 따른 이용자의 의약품 오·남용, 환자의 의료기관 및 약국의
   선택권 제한 등 위법행위가 속출하였다.
 ∙ 비대면 진료의 중개 서비스는 민간 비대면 진료 플랫폼을 의협에서 인증한 경우 가능하도록 한다.
 ∙ 플랫폼이 건전하게 운영되기 위한 관리 방안을 별도로 마련하고 플랫폼 업체와 이해관계가 없는 의료인, 법조인으로
   구성된 윤리위원회를 설치한다.

  10) 법적 책임소재
 ∙ 비대면 진료에 대한 환자의 요청이 있더라도 담당 의사의 재량으로 진료를 거부할 수 있는 권리를 법적으로
   명시해야 한다.
 ∙ 진료행위와 관련 없이 정보통신기술의 오류 등으로 인한 불가항력적 의료사고에 대한 면책 사유를 구체화하고
   이에 대한 특례법을 제정하여야 한다.
 ∙ 국가와 지방자치단체는 불가항력적 의료사고에 대한 피해 보상 비용을 지원해야 한다.
 ∙ 의료인, 법조인으로 구성된 윤리위원회를 설치하고 비윤리적 회원에 대한 면책은 인정하지 않는다.

  11) 개인정보
  ∙ 비대면 진료와 관련된 개인정보는 기존 의료법, 정보통신망법, 개인정보 보호법 등을 통해 보호되어야 하고 의협
  주도로 개인정보보호 지침을 별도로 개발한다.
  ∙ 의사, 환자 개인의 신상정보, 진료기록정보와 관련된 의료데이터의 소유권 및 소유권 보장을 명시한 관련 법률을
  개정해야 한다.
  
  12) 사후평가
  비대면 진료 제도를 시행하는 과정에서도 의학적, 사회·경제적 관점에서 안전성, 유효성을 정기적으로 평가, 검증해야
  한다.

  비대면진료 시범사업은 섬, 산간벽지, 군부대, 교정시설 등의 의료취약지와 중증 장애인 등 거동이 불가능한 의료취약계층을 대상으로 우선 시행하고 평가위원회에서 평가, 검증 이후 전국으로 확대 시행이 되어야 한다. 

조운 기자 (wjo@medigate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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