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입력시간 22.12.07 07:15최종 업데이트 22.12.07 07: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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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종 감염병 초기, 민감도 높은 RT-PCR 진단검사 '중요'…"역량 강화 필요"

질병청 '2022 감염병관리 콘퍼런스'…이혁민 교수 "신종 감염병 대응 '진단 전략' 준비해야"

사진='2022년도 감염병관리 콘퍼런스' 생중계

[메디게이트뉴스 조운 기자] 우리나라가 해외 국가에 비해 코로나19사망자 수를 줄일 수 있었던 주요 요인으로 감염병 초기 발 빠른 진단검사가 꼽히고 있다. 백신도 치료제도 없던 감염병 초, 민감도와 특이도가 높은 항체 검사 방법인 RT-PCR을 통해 지역사회 감염을 막을 수 있었기 때문이다.

이에 코로나19 이후 신종감염병 '디지즈엑스(Disease X)'를 대응에서도 초기 지역사회 감염자 발견을 위한 감시체계 및 진단검사 역량을 구축해야 한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6일 질병관리청이 개최한 '2022년도 감염병관리 콘퍼런스'에서 연세의대 세브란스병원 진단검사의학과 이혁민 교수가 'Disease X 조기발견을 위한 감시체계 및 진단검사 역량'에 대해 발표했다.

코로나19 초기 한국 3T 전략…지역사회 숨은 감염자 찾는 진단검사법 "기여도 커"

우리나라는 코로나19 감염 초기 '3T'라고 불리는 엄격한 진단검사와 역학검사를 통해 2020년 2월부터 2021년 11월까지 코로나19 사망자가 3000명밖에 발생하지 않았다. 다만, 방역 완화 전략으로 선회한 2021년 11월부터 2022년 9월까지 약 2만5000명의 코로나19 사망자가 발생했다.

이혁민 교수는 "감염병에 대응할 때, 치료 수단과 방어 수단을 갖추기 전까지는 엄격하게 감염병을 통제해 피해를 줄이는 것이 중요하다. 엄격한 통제는 많은 경제적 피해를 일으키기 때문에 적정한 수준에서 면역력이 확보된다면, 초기 강력한 방역을 풀고 정상화를 향해 나아갈 수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감염 초기 한국은 매우 적은 피해를 봤다. 한국은 고위험군을 보호할 수 있는 수준의 면역력 혹은 백신을 확보하거나 치료제를 개발한 뒤 사회적 거리두기 완화함으로써 대규모 확진자 발생해 비해 사망자 규모가 매우 적은 양상을 보여줬다"고 평가했다.

실제로 한국과 미국을 비교할 때 우리나라 인구 100만명 당 사망자 수는 583명인데 비해 미국은 우리나라의 5.6배인 3291명이었다.

이혁민 교수는 "미지의 감염병은 초기대응이 무엇보다 중요한데, 한국은 신천지 대규모 유행을 진단하고 관리하는 경험을 통해 잘 대응할 수 있었다"고 전했다.

이 교수에 따르면 2021년 코로나19 초기, 국내에서 대구 신천지 신도의 대규모 감염을 발견할 수 있었던 것은 지역사회 숨은 감염자를 찾기 위한 진단검사를 통해 가능했다.

코로나19 해외 환자가 국내에 처음으로 유입된 이후 정부는 코로나19 진단검사 체계를 마련했지만 확진자를 찾지 못했다. 당시 지역사회 숨은 감염자를 찾자는 취지로 원인불명 폐렴 환자에게 코로나19 검사를 실시했는데, 교통사고로 병원에 입원환자 중 발열 증상을 보인 환자가 이 검사를 통해 확진되는 결과를 얻었던 것으로 나타났다.

그리고 이 환자에 대한 역학조사를 통해 신천지 교회 신도의 대규모 감염을 발견할 수 있었다.

이혁민 교수는 "공항에서의 검염과정에도 불구하고 지역사회 감염이 발생하는 것은 어떻게 보면 너무나 당연한 사실이다. 유럽도 코로나 확진자 100명 중 검역 과정에서 확인되지 않은 사람이 56명이라는 보고를 한 적 있다. 감염병은 감염 즉시 증상이 나오는 게 아니라 일정 잠복기를 거친 후에 관련 증상이 나오다 보니 검역에서 모든 감염병을 막을 수 없다"고 말했다.

그는 "코로나19는 전 세계적으로 빠르게, 넓게 확산됐다. 검역을 통해서도 확인되지 않는 감염자들이 지역사회로 유입되면서 지역사회 유행을 불러일으켰다. 지역사회 유행이 어느 수준을 지나면 컨트롤이 어려워 락다운을 하는 수밖에 없다"며 "신종감염병 초기 유행 때는 지역사회에 숨은 원인불명 감염자를 지역사회와 의료기관에서 찾아내는 초기대응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신종 감염병 초기에는 RT-PCR로 정확한 진단 필요…"진단검사 역량 강화 준비해야"
 
'2022년도 감염병관리 콘퍼런스' 자료집

문제는 모든 감염병에 대응할 수 있는 진단 전략은 없다는 점이다.

이혁민 교수는 "각 감염병은 각자 고유의 특성이 있어서 전략이 다를 수밖에 없고, 진단검사도 여러 가지 방법을 사용해야 한다. 따라서 새로운 감염병이 발생하면 언제부터, 어떠한 방법으로, 어떤 검체를 사용해, 얼마나 많은 검사 역량이 필요하고, 누굴 검사할 지에 대해 그때 그때 전략을 세워 대응해야 한다"고 전했다.

다만, 이혁민 교수는 감염병 극초기에는 분자 진단법에 의존할 수밖에 없다고 설명했다. RT-PCR(항체검사)을 이용한 분자 진단법이 민감도와 특이도가 높고, 무증상환자를 찾아낼 수 있기 때문이다.

그는 "코로나19 대응 중반에 가장 첨예한 이슈 중 하나가 항원 검사법인 RT-PCR를 계속 써야할지, 말아야할지에 대한 논쟁이었다. RDT(항원, 항체진단검사)는 낮은 바이러스를 배출하는 환자는 발견하지 못해 40~60%의 환자를 놓칠 수 있었다. 즉 많은 위음성자로 인해 감염병 초기 대규모 감염 전파를 야기할 수 있다"며 "감염 초기 엄격한 관리 필요시기에는 RDT를 사용해서는 안된다"고 지적했다.

이 교수는 "하지만 감염병이 확산되기 시작하면 그때부터는 진단검사 역량이 급속도로 필요해지기 때문에 빠른 진단검사 역량의 확보가 중요하기 때문에 완화 정책을 일부 고려한 진단 검사를 실시해야 한다"며 "감염병 초기에는 RT-PCR기반으로 하되, 백신 등을 통해 면역력이 달성되고 치료제가 개발된 후에는 고위험군 위주로만 RT-PCR을 실시해 집중하고, 나머지 감염자는 RDT를 기반으로 한 방역 정책을 고려할 수 있다"고 바라봤다.

따라서 이혁민 교수는 "신종 감염병은 진단 전략 및 초기대응이 핵심이다. 따라서 검사실 진단 전문가와 RT-PCR에 대한 민간 검사실의 역량을 미리 갖추고, 진단키트 대량 생산에 대한 역량도 준비를 해야 한다"고 미지의 신종 감염병을 위한 대비 필요성을 재차 강조했다.

조운 기자 (wjo@medigate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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