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0명 대리 위임장, 의사 왜곡 소지"…경기도의사회 '회장 연임 가능' 회칙 개정 사법부에서 막혔다
서울서부지법, 위임장은 '회칙 개정' 개별 아닌 전체 의견 표시만 가능…의사 정확히 표시할 수 없어
경기도의사회 이동욱 회장.
[메디게이트뉴스 하경대 기자] '회장 1회 중임' 조항을 삭제하도록 한 경기도의사회 회칙 개정이 사법부 판결로 결국 폐기될 가능성이 높아졌다.
회칙 개정이 이뤄지지 않을 경우 이미 34대에 이어 35대 회장을 연임하고 있는 현직 이동욱 경기도의사회장은 회칙에 따라 다음 회장 선거에 나설 수 없다.
서울서부지방법원은 17일 '회칙 개정을 인준하지 않은 대한의사협회 판단이 위법하다'며 경기도의사회가 제기한 '회칙개정 인준 가처분' 신청을 기각했다.
앞서 경기도의사회는 지난해 3월 정기대의원총회에서 '회장이 1회에 한해 중임할 수 있다'는 회칙 조항을 삭제하도록 하는 안건을 통과시켰다. 그러나 의협은 회칙 개정 절차를 문제 삼으며, 지난해 8월 27일 상임이사회의에서 찬성 5명, 반대 23명으로 경기도의사회 회칙 개정 인준 안건을 부결시켰다.
회칙 개정이 의협에서 인정되지 않으면서 경기도의사회는 곧바로 법적 공방에 돌입했다. 회칙 개정 절차상 하자가 없고 정관에 반하지 않음에도 불구하고 의협이 회칙 개정 인준을 거부한 것은 재량권 남용에 해당해 위법하다는 취지다.
그러나 경기도의사회 주장과 달리 법원은 의사회 회칙 개정 절차에 문제가 있다고 봤다.
재판부가 주목한 부분은 대다수 대의원이 직접 현장에 참석하지 않고 대리인에 의해 의결권을 행사했다는 점이었다. 특히 위임장 양식에 회칙 별로 찬반 표시를 할 수 없게 돼 있어 경기도의사회가 대의원들의 의사표현의 자유를 침해했다는 게 재판부의 견해다.
실제로 경기도의사회 총회에는 재적대의원 195명 중 72명은 현장에 직접 참석했고 90명은 대의원총회와 의장에게 의결권의 행사를 위임하는 방법으로 참석했다.
법원은 "총회 현장에선 회칙 개정안에 대해 회칙별로 찬반을 묻는 방법으로 회칙 개정 결의를 했음에도 경기도의사회가 대의원들에게 제공한 위임장 양식은 ‘회칙 개정의 건’ 전체에 대해 찬성 또는 반대의 의견 중 하나만을 표시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대의원들이 회칙 중 일부에 대해서만 찬성 또는 반대하는 의사를 정확하게 표시할 수 없어 의결에 참여한 대의원들의 진정한 의사가 왜곡될 소지가 있다"며 "이는 회칙 개정에 가중정족수의 의결을 요하는 의사회 회칙 취지에도 반한다"고 지적했다.
또한 법원은 "의협이 회칙 개정 의결 정족수가 충족됐는지 불분명하다는 등의 하자를 이유로 회칙 개정안 인준을 거부한 것은 재량권 일탈과 남용이라고 단정할 수 없다"며 "결국 의협의 인준 거부가 위법함을 전제로 하는 피보전권리가 소명됐다고 보기 어렵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