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디게이트뉴스 하경대 기자] 의료계가 27일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간호법 상정을 앞두고 제정 반대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대한의사협회를 필두로 각 직역 산하단체들과 젊은의사까지 한 목소리로 간호법 반대 입장을 명확히 하고 있는 것이다.
우선 대한의사협회는 그동안 진행했던 국회 앞 릴레이 1인 시위를 이어갔다. 21일 시위에 참여한 최상림 의협 감사는 "간호법은 현행 보건의료체계의 근간을 무너뜨려 보건의료계를 일대 혼란에 빠뜨리고, 궁극적으로 국민의 건강과 생명을 위협하게 될 것"이라며 "특히 의사를 포함한 타 보건의료직역의 업무영역을 침해하고, 간호사의 업무영역을 확장할 수 있는 법적 근거를 제공할 수 있으므로, 즉각 철회돼야한다”고 말했다.
22일 바통을 이어받은 이정근 간호단독법 저지 공동비상대책특별위원회 위원장은 "간호법이 제정되면 현행 면허체계가 왜곡될 것이 분명하다. 또 간호법은 간호사의 불법 무면허 의료행위를 합법화하는 것과 다름없다. 의료법의 하위법령에 지나지 않는 간호법의 내용을 특별법으로 제정하는 것은 어불성설이다”라고 주장했다.
25일에 주자로 나선 함수연 한국여자의사회 사업이사는 “아직까지 많은 의료인들이 헌신적인 봉사정신을 발휘하며 하루하루 코로나19와 사투를 벌이고 있는 엄중한 상황임에도, 오히려 의료인 사이에 갈등과 분열을 조장하는 간호법은 철회돼야한다. 국회는 어려운 상황에도 국민 건강을 지키기 위해 헌신한 모든 직역의 의료인들을 위한 지원책 마련에 관심을 가져야한다”고 외쳤다.
26일엔 최근 의협 상근임원으로 임명된 김이연 의협 홍보이사가 힘을 보탰다. 김 이사는 “보건의료직역은 환자를 위한 공동체로 ‘열 손가락 깨물어 안 아픈 손가락이 없다’는 말에서 ‘열 손가락’에 해당된다. 그런데 간호법은 이 열 손가락 중 하나에만 차별적으로 특혜를 주겠다는 발상"이라고 비판했다.
간호단독법 저지 10개 단체 공동비상대책위원회도 26일 성명을 통해 "우리나라 의료수준이 선진국들과 어깨를 나란히 하는 세계적 수준임에도 간호사만 단독법이 없어 제대로 발전하지 못한 것처럼 호도하고 있다"며 "세계적으로 유래를 찾아보기 힘든 간호사만의 처우개선과 더 나아가 간호진료를 통해 의료영역을 파괴하는 입법을 추진하는 것은 그 어떤 명분으로도 용납할 수 없다"고 지적해다.
비대위는 "간호단독법 폐기 요구가 받아들여지지 않고 특정직역을 위한 간호단독법 제정을 강행한다면, 전국 보건의료인들은 최후의 투쟁 수단을 동원하는 것을 결의할 수밖에 없다는 점을 분명히 밝힌다"고 전했다.
대한개원의협의회도 이날 성명서를 내고 간호법 심사 재개를 강력히 규탄했다.
대개협은 "간호법은 상위법의 기본 개념을 무시하고 대한민국 의료의 근간을 무너뜨리며 직역 간의 불균형의 초래하는 악법"이라며 "이는 10개 보건의료단체가 공동으로 비상대책위원회를 구성하고 한 목소리로 간호단독법의 폐기를 주장하는 명백한 이유이기도 하다"고 설명했다.
이어 대개협은 "27일 보건복지위에서 간호단독법이 통과된다면 대한개원의협의회 뿐 아니라 대한민국 보건의료 단체가 모든 수단과 방법으로 강력히 저항할 것"이라고 밝혔다.
전국광역시도의사회장협의회도 성명서를 통해 "간호단독법안은 의료법을 벗어나 독립적인 지위를 요구하는 것으로, 이는 의료체계를 붕괴시키는 시초가 될 것이며, 그로 인한 국민들의 피해는 자명하다"고 지적했다.
협의회는 "간호단독법안 상정은 한 직역단체인 대한간호협회의 삐뚤어진 정치적 활동으로 이 나라의 보건의료체계를 송두리째 무너뜨리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대한전공의협의회도 간호법이 의료계를 갈라치기하는 악법이라고 비판했다.
대전협은 26일 성명을 통해 "여러 보건 의료단체가 모두 연대하여 간호 단독 법 제정에 대한 강력한 반대를 표명하는 것은, 대한민국 의료생태계를 왜곡시키는 간호협회의 독단적 행동에서 비롯된 것"이라고 밝혔다.
대전협은 "의료계의 화합과 질서를 위해 힘을 모아도 모자랄 판에 결국, 현재 간호법 제정을 둘러싼 불필요한 논란은 의료계 직역 간의 갈등을 부추기고 곧 의료인 간의 반목을 불러일으키는 일이 되고 말았다"며 "전국의 전공의들은 뜻을 함께 모아 더 이상 국민에게 명분과 실익이 없는 간호 단독법 폐기에 앞장서겠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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