봉사와 사랑으로 국민과 함께 한 77년, 천년을 향해 세계 속으로 나아가는 경상북도의사회②
[경북의대 100주년 칼럼] ㉕ 장유석 경상북도의사회 대의원회 의장
경북의대 100주년, 새로운 100년을 위해
2023년은 경북의대 전신인 대구의학강습소로부터 개교 100주년이 되는 해다. 경북의대는 한 세기 동안 훌륭한 의료인과 의학자를 배출한 한국의 대표적인 명문 의학 교육 기관으로 자리매김했으며, 지금까지 배출된 9000여명의 졸업 동문은 환자 진료 및 의학 연구에 매진해 국내외 의료 발전에 중추적인 역할을 다하고 있다. 이에 따라 경북의대는 2023년 8월 27일부터 9월 3일까지 100주년 기념주간으로 정하고 다양한 프로그램을 진행한다. 메디게이트뉴스는 경북의대 100주년 기념사업 준비위원회와 함께 지나온 100년을 기념하고 새로운 100년을 준비하는 릴레이 칼럼을 게재한다.
2000년 7월 1일, 의약 분업의 시행으로 새로운 패러다임이 시작됐다. 의약 분업을 준비하는 과정과 이후 시행하는 과정에서 의료계는 정부, 약계 등과 갈등을 빚고 의권은 심하게 실추됐다. 의권 쟁취를 위한 파업과 휴진, 궐기 대회가 2000년대 후반까지 내내 이뤄졌다. 이 시기 경상북도 의사회는 의약 분업 사태 및 의권 회복과 관련된 의협의 투쟁 및 궐기 대회에 적극적으로 참여했으며, 선도적으로 많은 정책 제안을 했다.
제38∼39대 변영우 회장(2000. 4. 1.∼2006. 3. 31, 경북의대 42회 졸업) 제12대∼13대 이원기 대의원회 의장(2000. 3. 29∼2006. 3. 28, 경북의대 38회 졸업)
2000년 7월 1일, 의약 분업의 시행으로 새로운 패러다임이 시작됐다. 완전 의약 분업을 요구하는 의료계의 바람과는 반대로 대체 조제 허용, 의약품 분류의 문제, 의약 협력 위원회를 통한 처방 의약품 선정 등의 불합리한 조항이 많은 분업이었다.
2000년은 내내 집회와 휴·폐업 투쟁이 계속 됐다. 혼란한 의료 정국의 시작과 함께 제38대 변영우 집행부가 출범했다. 2000년 7월 1일부터 국민건강보험법이 시행됐고, 그에 따라 국민건강보험공단과 건강보험심사평가원이 동시에 출범하고 의료보험이 통합됐다.
의약 분업이 시작된 후 시간이 흐름에 따라 약국 조제료 등의 신설된 수가로 인한 지출 증가와 보험 통합에 따른 수입 감소로 인해 보험 재정이 날로 악화됐다. 건강보험 재정난이 심각한 지경에 이르렀으나 재정 파탄의 책임을 의사에게 떠넘기자 의권 투쟁의 불꽃은 다시 끓어오르기 시작했다. 의권 투쟁으로 힘든 상황이었지만 2002년에는 회원 간의 친선을 도모하기 위해 회원 및 가족 등반대회도 처음으로 개최했다.
한편, 2003년에는 중국에서 신종 전염병인 중증 급성 호흡기 증후군(SARS)이 유행을 시작해 전 세계로 확산됐으나, 정부의 신속한 대처로 국내에는 3명의 감염자만 발생해 WHO로부터 사스 예방 모범국으로 인정받았다. 또한 오래 전부터 준비해 왔던 본회 의사회 홈페이지도 문을 열었다. 2004년부터는 경북 의학제의 전야제 행사로 회원 간의 친목 도모를 위해 ‘회원 및 가족 친선의 밤’ 행사를 처음으로 개최했다.
6년간 의권 투쟁을 이끌어온 변영우 집행부를 이어 이원기 집행부가 출범했다. 의약 분업 사태와 관련된 소용돌이와 같았던 일련의 사건들이 지나가고, 점차 의약 분업 제도는 정착돼 갔다.
매년 5월 중 이틀에 걸쳐 개최되는 춘계 종합 학술대회와 회원 및 가족 친선의 밤 행사, 경북의학제를 하나의 이름으로 통합해 2007년부터 ‘경상북도 의사의 날’로 부르기로 했다. 대구시 의사회와 함께 2001년부터 대국민 봉사 사업의 일환으로 저소득층을 대상으로 한 무료 개안 수술 사업을 지속적으로 실시해 지역 사회를 위한 이웃 사랑을 실천했다. 이러한 활동은 TBC 대구방송에서 생방송으로도 방영돼 손길이 가지 않는 저소득 계층의 건강 지킴이로서의 경상북도 의사회의 이미지를 제고시켰다.
사회 공헌 활동으로 의료계 이미지 제고(2009∼2018)
신종 플루와 메르스라는 재난적 감염병으로 인한 혼란 중에서도 경상북도의사회는 국민들의 건강권을 지켜내기 위해 의료인으로서의 본분을 다해 질병의 확산을 막는데 일조했다. 경제적 논리만으로 추진된 원격 의료 허용, 영리 병원 설립, 한의사의 의과 의료기기 허용 등의 정책에 대해서도 경상북도의사회는 적극적으로 대처해 환자의 건강권과 면허 제도의 원칙을 수호하는 모습을 보였다. 경상북도 의사회 의료 봉사단을 창설해 불우 시설 방문, 사랑의 급식 행사, 취약 계층 무료 진료 봉사 등을 활성화했으며, 사회봉사 기금 마련 등으로 역량을 확충한 끝에 2013년에는 처음으로 캄보디아 해외 의료 봉사를 실시했다.
이석균 회장 집행부 출범 후 전 세계적으로 유행한 신종 플루가 국내에도 유입돼 전국적으로 확산으나 경상북도의사회는 지자체, 시·군 의사회와 유기적 협조를 해 슬기롭게 이겨냄으로써 도민의 건강을 지켜냈다. 실용주의를 내세운 이명박 정부에서는 경제 활성화을 위해 의료 산업 선진화를 내세우며 영리 병원 및 원격 의료 허용, 만성 질환자를 위한 건강 관리 서비스 기관의 비의료인 설립 허용 등의 정책을 지속적으로 추진하며 의료계를 압박했으나 경상북도의사회는 전국 시·도의사회 중 가장 단합된 모습을 보이며 국민들의 의학적 안정성을 담보하고 의권을 지켜내기위한 노력을 경주했다.
이 시기의 집행부는 회원과의 소통을 바탕으로 지역 의사회와 연계한 불우 시설 방문, 사랑의 급식 행사 등을 진행했으며 국내 취약 지역 무료 진료 봉사와 해외 의료 봉사를 위한 ‘경상북도 의사회 의료 봉사단’을 창립해 건강하고 따뜻한 사회를 만들고자 노력함으로써 이후 시작된 캄보디아 해외 의료 봉사의 초석을 놓았다.
또한 회원들의 의학에 대한 연구 의욕을 고취시키기 위해 학술상을 제정했고 헌신적인 봉사 활동으로 사회의 귀감이 되는 회원에게 봉사상을 처음으로 수여하는 등으로 내실을 다졌다.
정능수 회장 집행부는 참여와 소통을 통한 화합, 기부 문화와 봉사 활동을 통한 존경받는 의사상 구현, 선도적 의료 정책의 입안 등을 위해 애썼으며 국민 건강 증진과 의권 회복을 위해 회원들과 함께 많은 노력을 했다.
이전 집행부에서 봉사의 손길로 더불어 살아가는 인류 사회 공동체를 만들기 위한 ‘경상북도 의사회 의료 봉사단’이 조직된 후 구체적인 의료 봉사의 방향을 모색하던 경상북도의사회는 2013년 경상북도의 다문화 가족 관련 국가 중 가장 의료 시설이 부족하고 경제적으로도 열악해 의료 봉사의 도움의 손길이 절실한 나라인 캄보디아에서 해외 의료 봉사를 시작함으로써 경상북도의사회 봉사 역사의 새 장을 열었다. 캄보디아 해외 의료 봉사는 제42대 정능수 회장의 결단과 상임이사들의 헌신적인 노력을 바탕으로 항공비와 체재비를 스스로 부담하면서 참여한 경상북도 의사회 회원들의 열정이 어우러져 이뤄졌으며 이후에도 매년 성공적으로 이어져 캄보디아 국민들에게 진정 어린 사랑의 인술을 베풀고 있다.
또한 사회 공헌 및 의료 봉사 기금을 마련하고 기부 문화를 통해 존경받는 의사상을 구현하자는 취지 아래 경상북도 의사회장배 회원 친선 골프대회를 열어 봉사 기금 마련의 장으로 삼았다.
제43대 집행부는 출범 직후부터 신종 감염병인 중동 호흡기 증후군(메르스)이 유행하기 시작했고, 정부의 초기 대응 실패로 전국으로 확산돼 많은 혼란과 사회적 문제가 야기됐다. 경상북도의사회는 지자체와 각 보건 단체, 회원들 간의 유기적 협력을 통해 질병의 확산을 막는데 큰 역할을 해 국민의 건강권을 지켜냈다.
2017년 3월에는 이른바 ‘최순실 사태’가 불씨가 돼 촛불 정국으로 이어지며 박근혜 정부가 탄핵되는 초유의 사태가 발생했다. 탄핵돼 물러난 박근혜 정부를 이어 새로 출범한 문재인 정부는 2017년 8월 건강보험 보장성 강화를 골자로 하는 ‘문재인 케어’를 발표해 또 한 번 의료계와 갈등을 빚었다.
이러한 어려운 환경 속에서도 캄보디아 해외의료봉사는 더욱 발전해 5개 보건 단체가 경상북도의사회를 중심으로 ‘경상북도 보건 단체 의료 봉사단’을 구성했으며, 2015년 제3회 봉사 활동부터는 경상북도의 지원도 이루어졌다. 학술 분야에서도 처음으로 경상북도의 지원을 받아 심포지엄을 개최함으로써 경상북도의사회와 경상북도가 함께 도민의 건강권을 지켜내기 위해 노력했다.
새 의사회관 건립으로 화합의 시대 도약(2018∼현재)
전세계적으로 유행한 코로나19로 많은 의료기관 운영에 피해를 입었으며, 포스트 코로나19라는 새로운 시대가 시작될만큼 사람들의 일상에 많은 변화를 가져온 시기임에도 경상북도의사회는 ‘사단법인 경상북도의사회 사회공헌사업단’을 설립하고 새 의사회관을 마련해 새로운 출발을 시작했다.
제45대 이우석 회장 집행부는 코로나19의 대유행 중에 출범을 시작해 회무 활동에 많은 제약이 따랐다. 경상북도 의사의 날 행사는 축소해 온라인으로 개최했으며, 등반대회 및 골프대회 등 많은 회원과 가족이 모이는 행사 역시 취소되거나 축소됐다. 이에 따라 제45대 집행부는 회원 민원 해결에 집중해 회원권익위원회를 출범하고 회원들이 가장 어려움을 호소하는 현지 실사, 노무 및 법률 문제 등을 해결하는데 주력했다. 또한 코로나19 관련 지원은 물론 울진 산불 피해, 포항·경주 태풍 피해 등으로 어려움에 처한 주민 및 의료기관 지원에 앞장섰다.
경상북도의사회의 77년의 역사를 요약하기란 여간 어려운 일이 아니다. 의사회는 의사회원으로 이루어진 단체다보니 수많은 회원들의 에피소드가 모여 역사를 만들었고 의료백년대계가 이어진 것이기에 어찌 오늘날에 이른 그 과정을 생략할 이야기를 고를 수 있을까.
그럼에도 이렇게 역사를 돌이켜보고 소회해 다시금 우리가 나아가는 방향이 올바른지 되새겨보는 시간이 됐다. 경상북도의사회의 지난 발전의 역사가 100년을 넘어 천년이 되는 그날까지, 이제는 후대의 의료인들이 잘 만들어 나가길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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