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디게이트뉴스 조운 기자] 교육부가 3월 새학기가 시작됐음에도 어떠한 의대교육 대책도 내놓지 못하고 있는 가운데 의대생들의 휴학이 지속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정부는 의대교육정상화 방안마저 각 대학에 떠넘기며 무대책으로 일관하고 있는 가운데 의학계가 요청한 26학년도 3058명 동결도 받아들이기 힘들다는 입장을 보이고 있어 25학번 신입생들도 휴학에 동참할 가능성도 커지고 있다.
5일 의료계에 따르면 교육부가 2월 중으로 발표하기로 한 의대교육정상화 방안이 3월을 넘기도록 감감무소식이다.
이날 교육부 관계자는 정례브리핑을 통해 "실질적인 교육계획은 각 대학이 하는 게 맞고 교육부가 준비하는 건 교육 지원 방안"이라며 "각 대학의 교육 계획이 나와야 지원 방안이 나올 수 있다"고 설명했다.
문제는 사실상 의대생들의 휴학이 올해에도 이어지면서 각 대학들의 교육 계획 자체가 무의미해지고 있다는 점이다.
국회 교육위원회 소속 진선미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최근 교육부로부터 제출받은 '2025학년도 1학기 전국 의대 수강신청 현황'에 따르면 지난달 25일 기준 전국 의대 40곳의 수강신청 인원은 4219명에 그쳤다.
2025학번 신입생 4567명을 합친 의대생 전체 인원(2만4000여명, 지난 1월 9일 기준 추정치)의 17% 수준이다.
이중 의예과 1학년부터 의학과 4학년까지 아무도 수강신청을 하지 않은 곳도 10곳이나 됐다.
이에 대해 교육부는 조사 대상 수간 신청 인원 중 약 2500명이 의대 신입생으로 25학번 신입생은 약 57%가 수강신청을 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수강신청 기간은 28일 또는 입학식까지인 경우가 있어 추가 수강 신청이 가능하다고 지적하며 향후 수강신청이 늘어났을 가능성이 있다고 강조했다.
하지만 이미 충북의대 휴학생 71명은 실명을 내걸고 40개 의과대학과 휴학을 통해 공동 투쟁하겠다는 결의문을 밝혔고, 일부 대학들은 개강을 연기하는 등 사실상 의학교육을 올해도 파행으로 치달을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
실제로 가톨릭대 의대는 예과 1학년과 본과 모두 개강을 4월 28일로 연기했고, 고신대와 제주대, 강원대, 울산대는 본과만 개강을 미룬 것으로 나타났다.
더 큰 문제는 올해 신입생인 25학번까지 휴학에 동참할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는 점이다.
의대 선배들의 휴학에 25학번들도 동조하면서 개강을 했음에도 수업에 참여하지 않고 있는 신입생이 발생하고 있는 것이다.
모 의과대학 휴학생 A씨는 "의대는 워낙 좁고 선후배 사이에 관계가 중요하기 때문에 선배들이 제적까지도 불사해 의대 증원에 반대하고 휴학하고 있는 상황을 외면하기 어려울 것"이라며 "이런 점을 고려해 일부 대학에서는 25학번에게 선배와의 접촉을 차단했다는 이야기도 나온다"고 전했다.
A씨는 "25학번도 일단 의대에 합격했지만 선배들과 대화를 통해 의대 증원의 문제점을 깨닫고 자발적으로 수업 거부에 동참하는 경우가 많다. 실제로 이대로 가면 우리나라 의학교육이 정상적으로 이뤄질 수 없다는 데 공감하고 있다"며 "일각에서 선배들이 지나치게 강제한 것이 아니냐는 이야기도 있지만 본인의 선택"이라고 강조했다.
이에 교육부도 부랴부랴 예과 1학년생은 학칙상 1학기 휴학이 불가능하다는 학칙을 그대로 적용할 것이라고 엄포를 놓으며 25학번의 휴학을 불허하겠다고 밝혔다.
그러면서도 정부는 정작 의대생들의 복귀 조건에 대해서는 꿈쩍하지 않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실제로 한국의과대학∙의학전문대학원협회(KAMC)와 한국의학교육협회, 대한의학회, 대한민국의학한림원, 한국의과대학∙의학전문대학원협회(KAMC), 한국의학교육학회 등의 회장, 이사장을 지냈거나 의대 출신 대학 총장을 역임한 의료계 원로들이 나서서 2026학년도 의대정원 3058명 동결을 촉구하고 있다.
하지만 정부는 2026학년도 의대정원 3058명 동결 조차 어렵다는 입장을 보이고 있는 상황이다.
의료계 관계자는 "정부의 현실 인식이 참으로 한심하다. 당장 신규 의사 배출이 막혀있는 상황에서도 끝까지 무대책으로 일관하면 어떻게든 해결될 것이라는 인식을 보이고 있다"며 "윤석열 대통령 탄핵이 문제가 아니라 현 정부 의대 증원 추진자들을 처단하는 게 더 중요해 보인다"고 지적했다.
해당 관계자는 "이런 식이면 기존의 의대생들의 복귀는 물론이고 25학번 의대생들 조차 휴학 투쟁을 이어갈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며 "그로 인한 피해는 역시 환자들과 국민들이 볼 것이다. 1년째 이를 방치해 온 정부가 그 공백을 2년째 이어가려는 것 같아 답답하다"고 비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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