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디게이트뉴스 박민식 기자] 미래 의료 시장에서 한국의 경쟁력을 높이기 위해 의료계와 산업계가 협력해 올바른 원격의료 시스템 구축이 필요하다는 제언이 나왔다.
원격의료산업협의회(원산협)가 주최하는 ‘원격의료산업협의회 출범 2주년 기념 심포지엄’이 지난 8일 서울 여의도 전경련회관 3층 다이아몬드홀에서 개최됐다.
이번 행사에서는 세계 각국의 원격의료 현황과 트렌드를 살펴보고, 국내 원격의료 도입 방향과 미래 의료에 대해 전망하는 시간을 가졌다.
심포지엄 1부에서는 해외 원격의료 현황과 한국의 현 주소를 확인하는 시간이 마련됐다.
일본 메디컬노트의 리사 킴 제품 총괄 매니저는 “전국민 대상 건강보험, 고령화 사회 등 한국과 일본은 비슷한 의료 환경을 가지고 있지만, 일본에 원격의료가 도입되면서 환자에게 의료기관이 선택할 수 있다는 큰 차이가 발생했다”고 했다.
이어 “특히 아파도 말하지 않고 견디는 것을 미덕으로 여기는 문화적 배경으로 인해 여성의 건강관리를 소홀히 여겼던 일본도 원격의료가 도입되며 언제 어디서나 건강관리를 할 수 있는 환경이 만들어지고 있다”고 덧붙였다.
이어 쉐바 아크 혁신센터 안젤라 라비노비치 CBO(최고사업자)가 이스라엘의 원격의료 현황에 대해 발표했다.
그는 “이스라엘에서도 디지털 헬스케어와 원격의료에 대한 연구, 개발이 진행되고 있으며, 이와 관련된 가이드라인을 설계하고 있다”며 “특히 센서, 웨어러블 등 첨단 기술을 가진 다양한 스타트업들이 협업을 진행해 보다 고품질의 의료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는 원격의료 허브를 만들기 위해 준비하고 있다”고 했다.
영국의 로열 버크셔 NHS 재단 신탁 조 키친 박사는 “원격의료를 통해 의료진들은 시간을 절감해 진료의 효율을 높임과 동시에 시간과 공간의 제약 없이 더 많은 환자를 만날 수 있는 효과를 얻을 수 있다”며 “환자들의 입장에서도 언제 어디서나 진료가 가능하기에 병원까지 이동하거나, 진료를 위해 따로 시간을 들이지 않을 수 있어 의료 이용에 들어가는 비용을 절약할 수 있다”고 했다.
한국보건산업진흥원 송태균 국제의료본부장은 “우리나라의 발전된 의료 기술과 첨단 IT 기술이 융합하면 국제 의료 시장에서 충분히 경쟁력을 가질 것”이라며, “원격의료가 세계적으로 확산하고 있으나 IT 기술이 받쳐주지 못하는 나라가 많은 만큼, 우리나라가 외국인 환자를 대상으로 원격의료를 활성화하면 큰 부가가치를 창출할 수 있다”고 했다.
2부에서는 국내 의료 전문가들의 국내 원격의료 발전 방향에 대한 발표가 이어졌다.
서울대병원 권용진 공공진료센터 교수는 “현재 우리나라에서 통용되는 원격의료의 개념은 원격의료의 전반을 설명하지 못하고 있다”며 “단순 비대면진료를 넘어 예방적 헬스케어, 정신 건강 관리, 응급 상황 조치, 상담 서비스, 원격협진 등 다양한 가치를 포용하는 개념으로 접근해야 할 것”이라고 원격의료 개념의 확장을 제언했다.
서울대병원 핵의학과 강건욱 교수는 “미래의료를 관통하는 개념인 4P 중 소비자 참여와 예방이 가장 중요하지만 기존 의료체계에서는 실현이 어려운 부분이 있다”며 “4P를 실현하기 위해서는 소비자 개개인이 자신의 의료 마이데이터를 통해 몸 상태를 파악하고 있어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AI가 의료데이터를 해석해 조기 치료를 진행하거나, 원격의료를 통해 예방약을 처방하는 방식 등 원격의료를 활용해 예방중심의 의료 체계를 구축해 ‘맞춤의료’를 실현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대한외과의사회 이세라 회장은 “대부분의 의사들이 원격의료에 적극적으로 나서지 못하는 이유는 의료계를 둘러싼 다양한 규제들 때문”이라며 “현재 관련 시범사업은 국민들과 의사들의 의견을 전혀 반영하지 않고 있으며, 정부 역시 체계적인 정보를 가지고 있지 않는 것으로 판단된다”고 지적했다.
이어 “보다 섬세하게 논의점을 파악하고 우리 문화에 적합한 원격의료 환경을 만들어 나가야 한다”고 정부의 ‘비대면진료 시범사업’의 개선을 촉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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