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디게이트뉴스 박도영 기자] 같은 미국인이라도 해외에서 태어나 미국에서 살고 있는 사람은 미국에서 태어나 자란 사람보다 관상동맥질환이나 뇌졸중 유병률이 낮다는 연구결과가 나왔다.
국가와 지역에 따라 관상동맥질환과 뇌졸중 위험이 다양하다는 점은 심혈관 건강에 사회적 문화적 요인도 영향을 미칠 것임을 시사한다는 지적이다.
미국 질병통제예방센터(CDC) 징 팡(Jing Fang) 박사팀이 2006~2014년 국민건강조사(National Health Interview Survey)에 참여한 성인 25만 8862명의 데이터를 분석한 결과가 28일(현지시간) 미국심장협회(AHA)와 미국뇌졸중협회(ASA)가 발간하는 Journal of the American Heart Association에 게재됐다.
연구팀은 미국 성인을 대상으로 출생지에 따라 관상동맥질환과 뇌졸중 질환 유병률 차이를 비교했다. 해외에서 태어나 미국에서 살고 있는 성인 수는 1970년 약 960만 명에서 2010년 4000만 명으로 거의 3배 가까이 늘었다. 이번 연구대상자 가운데 해외에서 태어난 성인 비율은 16.4%였다.
조사에 참여한 이민자 중 거의 57%가 멕시코, 중미, 남미, 카리브해 출신이었고, 17%는 아시아에서, 16%는 유럽에서 태어났고, 아프리카와 인도 아대륙 출신도 포함됐다.
분석 결과 미국에서 태어난 성인과 이민자 간의 관상동맥질환 유병률은 출생지에 따라 다양하게 나타났다. 미국 태생 성인의 6.4%가 관상동맥질환 진단을 받았고, 유럽 5.4%, 인도 아대륙 5.1%, 멕시코 및 중미, 카리브해 5.0%, 남아메리카 4.1%, 아시아 3.4%, 아프리카 3.1% 순으로 나타났다.
뇌졸중의 경우 미국 태생 성인에서는 유병률이 2.7%였고, 멕시코 및 중미, 카리브해 2.3%, 아프리카와 아시아 각각 1.9%, 유럽 1.8%, 인도 아대륙 1.7%, 남아메리카 1.1% 순이었다.
미국 태생과 이민자 전체를 비교하면, 미국 태생 남성의 관상동맥 유병률은 8.2%, 남성 이민자 5.5%, 미국 태생 여성 4.8%, 여성 이민자 4.1%였다. 뇌졸중 유병률은 미국 태생 남성 2.7%, 남성 이민자 2.1%, 미국 태생 여성 2.7%, 여성 이민자 1.9%였다.
인구통계학적 요인과 건강 특성을 보정했을 때 미국 거주년수는 관상동맥질환이나 뇌졸중 위험과 연관성이 없는 것으로 확인됐다.
연구에 참여하지 않은 미국 웨이크 포레스트의대 알랭 버토니(Alain G. Bertoni) 교수는 "이번 연구는 미국에 거주하는 이민자 성인이 미국에서 태어난 성인보다 관상동맥질환이나 뇌졸중 발생이 적을 것이라는 다른 연구 결과들을 확인시켜줬다"고 설명했다.
버토니 교수가 참여했던 2016년 연구에서 미국에 가장 오랫동안 거주한 이민자의 심혈관 건강이 가장 나쁜 것으로 나타났다. 미국에서 10년 미만 거주한 이민자의 심혈관 건강 위험은 10년 이상 살았던 사람들보다 더 급격히 감소하는 것으로 확인됐다.
또한 아시아에서 태어난 남성의 관상동맥질환 위험이 훨씬 낮고, 멕시코와 중미, 카리브에서 태어난 성인은 미국 및 다른 국가 및 지역에서 태어난 성인보다 당뇨병에 걸릴 가능성이 더 높았다.
팡 박사는 "이번 연구 결과는 공중보건당국이 이민자 커뮤니티의 관상동맥질환과 뇌졸중 예방을 위한 노력을 강화해야함을 시사한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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