VC 투자 선택과 집중 추세 더 강화…수익화 또는 대형 제약사 인수 경로 명확한 자산 우선시
[메디게이트뉴스 박도영 기자] 2025년에는 2상 임상시험 단계 자산을 보유한 기업과 인공지능(AI) 신약 개발 플랫폼 기업에 대한 벤처캐피탈(VC) 투자가 집중될 것이라는 전망이 나왔다.
30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글로벌 금융 데이터 서비스 기업인 피치북(PitchBook)은 최근 2025년 헬스케어 시장에 대한 애널리스트들의 전망을 담은 보고서를 발표하고 이같이 밝혔다.
VC 투자, 수익화 또는 대형 제약사 인수 명확한 자산에 대한 선호도↑
보고서는 2025년에는 임상 데이터에 대한 수요 증가로 VC 투자가 중기 및 후기 임상시험에 진입하는 바이오제약 회사로 계속 몰릴 것이며, 그 선두에는 비만과 GLP-1 약물이 있을 것이라 내다봤다. 그 중에서도 2상 이상으로 발전하는 기업을 우선 고려할 것으로 예상했다.
보고서에 따르면 2020년부터 2024년까지 2상 기업은 혁신과 임상 검증을 모두 충족했기 때문에 가장 큰 규모의 투자를 유치했다. 단 2023년은 비만 치료제 거래로 1상 기업의 총 거래 규모가 늘었다.
보고서는 "2022~2023년 경기 침체기에 바이오텍 시장은 경제 위축에 직면했지만, 2상 투자는 회복력을 보여 2024년에는 52억 달러로 반등했다. 이러한 추세는 투자 리스크를 줄이고 가치를 높이기 위해 개념 증명 데이터에 대한 의존도가 증가하고 있음을 보여준다"고 설명했다.
이어 "3상 자산은 투자 수준이 감소해 2021년 42억 달러에서 2024년 17억 달러로 떨어졌다. 이는 대형 제약회사와의 파트너십 또는 라이선스 계약을 유치하기 위해 강력한 2상 데이터가 중요함을 강조한다"고 덧붙였다.
보고서는 "금리 상승과 자본 시장 긴축으로 자금 조달이 더욱 어려워지면서 VC들은 수익화 또는 대형 제약회사 인수 경로가 명확한 자산을 우선시하게 됐다"면서 "이러한 역학 관계는 임상 검증이 2025년까지 바이오 제약 VC 전략의 초석이 될 것임을 시사한다"고 했다.
다만 이러한 추세가 약화될 수 있는 몇 가지 요인이 있다. 예를 들어 생성형 AI를 활용하는 플랫폼 기술로 강력한 전임상 결과를 만들어낼 수 있고, 규제 환경 변화로 플랫폼 기반 모델에 도움되는 더 빠른 승인 경로 또는 적응형 임상시험 설계가 제공될 수 있다. 대형 제약사와 플랫폼 회사 간의 전략적 파트너십 급증으로 투자자 심리가 초기 혁신으로 다시 돌아갈 수 있다.
2024년 초기 단계 AI 기반 생명공학 회사, 특히 생물학에 생성형 AI 접근법을 적용한 회사들은 높은 가치를 유지했다. 2025년에도 자이라(Xaira)나 멧세라(Metsera)와 같이 규모가 크고 자금력이 뛰어난 초기 단계의 플랫폼 스타트업들이 거액의 거래를 유치할 수 있다.
보고서는 "이 거래는 규모는 작지만 총 시장 가치에 상당한 영향을 미칠 수 있다"면서 "이로 인해 투자자들은 유연하고 확장 가능한 플랫폼 기술에 내재된 미개발 장기 성장 잠재력은 인식하게 되고, 궁극적으로 수익을 얻는 유일한 확실한 경로로 강력한 임상 자산에 대한 수요가 약화될 것이다"고 분석했다.
AI 기반 신약 개발, 정밀의료, 디지털 헬스 등 분야에 투자 주를 이룰 전망
또한 2025년에는 헬스케어와 생명과학 VC 시장이 수는 더 적지만 규모는 더 큰 거래와 펀드에 집중될 것으로 내다봤다. 투자자들은 임상 검증이 확실하고 상업화 경로가 명확한 후기 단계의 자본 집약적 기회에 점점 더 관심을 두고 잠재력이 높은 벤처에 자원을 집중한다는 것이다.
보고서는 "거시경제적 압박으로 거래 건수는 줄고 규모는 커지는 추세가 더욱 가속화됐다. 금리 상승과 신용 시장의 긴축으로 VC의 가용성이 제한되면서 투자자들은 위험도가 낮은 기회를 우선시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생명과학 분야 VC 펀드 수는 2021년 135개에서 2024년 22개로 감소했으며, 모금 금액은 308억 달러에서 117억 달러로 줄었다. 사모펀드(PE) 역시 2021년 49개에서 2024년 13개로 펀드 수가 줄었고, 금액 역시 170억 달러에서 107억 달러로 감소했다.
보고서는 "이러한 감소는 투자자의 선택성이 높아졌음을 나타낸다. 자본이 후기 단계의 기회를 목표로 하는 대규모 자본화 펀드에 집중되면서 제약 서비스에 대한 관심이 크게 증가했기 때문이다"면서 "생명공학 혁신 비용 증가는 이러한 추세를 더욱 강화한다"고 했다.
이어 "헬스케어 및 생명과학은 인구통계학적 변화, 기술 발전, 혁신적인 치료법에 대한 필요성이 늘면서 VC와 PE 투자자들에게 여전히 탄력적이고 매력적인 분야로 남아 있다"면서 "AI 기반 신약 개발, 정밀의료, 디지털 헬스 등 분야에 대한 투자가 주를 이루며 이 분야의 활동이 더욱 집중될 것으로 보인다"고 덧붙였다.
다만 거시경제 상황이 반등하면 초기 단계 벤처에 대한 관심이 다시 높아질 수 있으며, 임상 개발을 단순화하는 규제 변화가 소규모 투자를 더욱 장려할 수 있다고 했다. 후기 단계 투자가 수익을 내지 못하면 업계는 전임상 및 1상 프로젝트 육성으로 돌아갈 수 있다.
M&A와 IPO로 디지털 헬스 분야 신규 유니콘 증가보다 엑시트 수가 더 많을 것
보고서는 주목할만한 또 다른 변화로 디지털 헬스 유니콘 기업 수 변화를 꼽았다. 디지털 헬스 유니콘 수는 2023년 초부터 48개로 안정적으로 유지되고 있지만 2025년에는 M&A와 IPO를 통해 후기 단계 스타트업이 빠질 것이라는 예측이다.
보고서는 "디지털 헬스 분야의 통합 추세는 의미 있는 M&A 활동을 촉진할 것이다"면서 "만성 질환 관리, 디지털 치료, 개인 생활 관리 부문이 향후 1년 동안 M&A 거래에 특히 적합할 것으로 보고 있다"고 설명했다.
반면 여전히 높은 금리, 인플레이션에 대한 일부 불확실성, 스타트업이 더 오랫동안 비상장 상태를 유지하는 추세는 2025년 엑시트 활동을 제한할 수 있는 요인이다. 미국 트럼프 행정부의 의료 정책에 대한 불확실성 역시 2025년 초 상장을 시도하는 스타트업에 냉각 효과를 줄 수 있다.
현금 흐름이 끝나가 후속 투자를 받지 못하는 디지털 헬스 스타트업이 몇몇 폐쇄될 것이라는 전망도 있다. 2023년 11월 5억 달러 이상의 시리즈 E 펀딩을 유치했던 1차 진료 스타트업 포워드(Forward)의 폐쇄가 대표적인 예다.
보고서는 "거시경제 상황이 안정되고 디지털 헬스 분야에 대한 투자자들의 신뢰가 높아지면서 IPO 파이프라인이 성장하고 있다"면서 "자금 조달 수준이 높아지면 디지털 헬스 유니콘 수가 약간 증가할 수 있다. 그러나 IPO 준비가 거의 끝난 스타트업의 파이프라인이 탄탄하고, 디지털 헬스 분야의 자금 조달 시장이 상대적으로 어려운 점으로 고려했을 때 2025년 새로운 유니콘이 증가하는 것보다 엑시트하는 수가 더 많을 것이라 확신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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